딸기가 보는 세상 4017

미래의 대국들

"미래의 경제대국은 우리!" 20세기가 미국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새롭게 태어난 부국들의 시대다. 치고 올라오는 개발도상국들의 기세에 눌려 선진국들도 눈치를 봐야 하는 세상이 됐다. 땅덩어리 크고 자원이 풍부하고 인구가 많은 나라들은 새로운 대국 대열에 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브릭스(BRIC·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친디아(중국 인도), 이브사(IBSA·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모두 이런 `거대한 개도국'들을 가리키는 말들이다. 그러나 중국, 인도의 경제발전은 더이상 새로운 얘깃거리가 아니다. 글로벌 자본들의 눈길은 그들의 뒤에서, 아직은 용트림을 하지 못한 채 앞날을 꿈꾸고 있는 잠재적 `대국 후보들'에게 벌써 옮겨가 있다. 세계은행은 최근 발표한 글로벌경제전망(GEP) 보고서..

부시 행정부, 북극곰 못살게 굴 땐 언제고

알래스카에서 유전을 개발하겠다며 규제를 푸는데 앞장섰던 미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갑자기 `북극곰 살리기'에 나섰다. 미 내무부는 27일 북극곰을 멸종 위기 동물로 등록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정부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북극곰이 물고기를 사냥하는데 필요한 얼음들이 녹아내리고 있다면서 "북극곰이 먹이를 잡기가 어려워져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몇년 동안 먹이를 찾기 힘들어진 북극곰이 주택가 가까이까지 접근하는 일이 잦아졌고, 심지어 곰들끼리 서로 잡아먹는 일까지 일어나 과학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부시대통령은 취임 뒤 전임 빌 클린턴 대통령 때 약속했던 교토의정서 서명을 거부, 전세계적인 비난을 받았었다. 특히 부시행정부는 알래스카 보호구역의 개발 ..

러시아, "추운데 가스 끊어볼까"

올초 유럽을 떨게 만들었던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악몽이 한해가 가도록 가시기는커녕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러시아가 아르메니아,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등 옛소련권 국가들을 상대로 한 `길들이기'에 이어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던 벨로루시에게까지 가스 값을 올리라며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유럽은 동구권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압박이 결국 서유럽을 향한 것이라 경계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고, 한쪽에서는 러시아 대형 에너지회사 가즈프롬이 자국 내 가스값을 올리지 못하는 대신 주변국들에서 돈을 거둬내려는 속셈이라 비난하고 있다. 겨울철 맞아 "돈 더 내라" 러시아는 최근 옛소련에서 독립한 벨로루시에 천연가스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벨로루시는 지금까지..

2006 올해의 얼굴들

미국인들을 들뜨게 한 `정계의 타이거 우즈', 죄과를 치르지도 않고 사라져간 발칸의 독재자, 13억 인민을 감동시킨 `운동화 총리'... 2006년 한해 동안 국제뉴스를 장식했던 인물들이다. 올해 지구촌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얼굴들을 정리해본다. UP 혜성처럼 뜬 스타들 미국 언론들은 요즘 연일 이 사람 얼굴을 내보내느라 정신이 없다. 2008년 대선의 다크호스로 등장한 민주당의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 혹자는 오바마 의원을 `정계의 타이거 우즈'라 칭하고, 혹자는 `민주당의 록스타'라고 부른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가 될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러닝메이트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사상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으로 내정된 낸시 펠로시 의원과 함께 내년 미 정계에서 최고로 주목받을 인물인 것만은 ..

복제고기, 복제우유... 괜찮을까?

복제 동물, 먹어도 될까. 유전자조작(GM)식품에 이어 `복제 고기'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8일 소, 돼지, 염소 등 복제동물을 먹어도 위험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미국 언론들은 식품점 판매대에 복제 고기가 진열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보도했고, 유전자 조작(GM) 식품 등의 안전성 문제에 미국보다 훨씬 까다로운 입장을 취해온 유럽의 언론들도 일제히 FDA 발표를 전하면서 거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1996년 세계 최초의 복제동물인 양 `돌리'가 영국에서 탄생한 뒤 미국의 축산업체들은 복제동물 생산 연구에 거액을 투자해왔다. 이들은 복제를 통해 질좋은 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단체들은 아직 ..

2006 과학계 핫 이슈

땅으로 올라온 물고기, `별'에서 탈락한 명왕성, 사라져가는 북극의 빙하, 화성을 흐르는 물. 올해 화제가 됐던 과학·환경 분야 뉴스들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 전문가들의 견해를 모아 2006년 큰 관심을 불러모았던 과학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잃어버린 고리' 틱타알릭(Tiktaalik) 지난 4월 미국 시카고대 과학자들은 캐나다 북부 빙하지대에서 발견한 `발 달린 물고기'의 화석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진화생물학자들은 바다에서 생겨난 태초의 생명체가 뭍으로 올라와 오늘날의 동물들이 된 것으로 보고 있으나, 38억년의 진화기간 중 `물에서 뭍으로' 올라오는 단계의 동물 증거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틱타알릭은 바로 그 단계, 물고기 비슷한 형상에 파충류처럼 발이 달린 동물이다. 과학자들은 틱..

기독교도는 무슬림을 막 죽여도 되나요?

소말리아의 이슬람세력이 에티오피아군의 공격으로 수도를 빼앗기고 후퇴했다. 미국은 `이슬람과 싸우는 기독교 보호세력'을 자처한 에티오피아를 편들고 나섰지만 아프리카 주변국들은 에티오피아의 소말리아 침공에 반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7일 이슬람세력에 장악됐던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가 곧 에티오피아군 및 에티오피아의 지원을 받은 정부군의 통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 10월부터 소말리아 이슬람세력과 과도정부 세력간 분쟁에 개입하고 있으며 지난 24일과 25일에는 모가디슈 공항 등을 폭격하고 지상군을 투입시켜 교전을 벌였다. 에티오피아는 며칠간의 전투에서 소말리아 이슬람법정연대(UIC) 전투원 1000명 이상을 사살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UIC는 올들어 모가디..

소말리아에 다시 전쟁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다. 에티오피아는 `이슬람에 맞선 기독교국가'를 자처하며 크리스마스인 25일 소말리아를 공격했고, 이슬람 극단주의를 내세운 소말리아 군벌들은 거기 맞서 교전을 벌였다. 소말리아 내전이 에티오피아의 개입으로 국제전으로 비화한 가운데, 비무장 민간인들만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현지 구호기구들이 전했다. 올들어 최악의 홍수를 겪은데 이어 분쟁이 벌어진 탓에 소말리아에서 50만명이 기아 선상에 놓이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홍수, 기아, 피난민 유엔 세계식량기구(WFP)는 25일 소말리아에서 헬기로 식량을 공중 투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소말리아는 원래 반(半)사막성 건조기후인데 몇 년 간 혹독한 가뭄을 겪은 뒤 올여름 반세기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

기름 도둑, 가스 도둑

세계 10위 산유국 나이지리아에서 송유관이 폭발,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건은 지역주민들이 파이프에 구멍을 뚫고 기름을 빼내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는 기름을 서방에 팔아 돈을 버는데 유전지대 주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연료를 훔쳐내야 하는 현실은 에너지전쟁의 또다른 단면이다. 산유국들 뿐 아니라 석유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지나가는 모든 곳에서 이런 기름도둑, 가스도둑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각국 정부는 사형 위협까지 해가며 막으려 하지만 전지구적인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유국 빈민들의 연료 도둑질 나이지리아 최대도시 라고스에서 26일 송유관이 폭발해 최소 269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지 적십자사는..

혼자 떠들기 19분, 질의 1분

추상적이고 애매한 어법 때문에 눌변 소리를 들어온 아베 일본 총리가 이번엔 `독단적인 회견'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질의응답을 하기로 한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을 자기 발언으로 채우고 정작 질문은 피해 언론의 비난을 받게 된 것. 아사히 신문은 19일 저녁 6시 아베 총리가 내각 출입기자단과 만나 내년도 국정 운영에 관해 설명하는 회견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교육기본법 개정안과 임시국회 의결 내용, 지난해 우정민영화법안에 반대해 자민당에서 쫓겨난 전현직 의원 11명의 복당(復黨) 문제와 내년도 예산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당초 예정돼 있었던 질문과 응답 시간은 없었다. 정해진 회견 시간 20분 중 19분 동안 아베 총리 혼자서 준비해온 원고를 읽으며 말을 했던 것. 아베 총리는 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