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19

미 연방법원 “NSA 정보수집, 미국 헌법 위반 가능성” 첫 판결  

“국가안보국(NSA)이 미국민들의 통화내역을 수집·보관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든 것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런 조치를 통해 테러를 막았다는 증거도 없다.” 미국 연방법원이 NSA의 개인정보 수집·보관 행위가 위법이며 헌법에도 위반될 소지가 크다는 판결을 내렸다. 워싱턴 연방 지방법원의 리처드 리언 판사는 16일 래리 클레이먼 등 2명이 NSA의 통화기록 보관을 중단시켜달라며 낸 소송에서 “무차별적인 통화기록 수집은 위헌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런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리언 판사는 68쪽에 이르는 긴 판결문에서 “조직적으로 하이테크를 이용해 개인 기록을 수집·보관하는 것만큼 개인의 자유를 무차별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는 상상할 수 없다”며 “미국 헌법을..

[2013 세계를 흔든 인물](2) '사바르 참사'에서 구조된 방글라데시 여공 메리나

21세인 메리나는 방글라데시의 여공이다.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는 남서부 작은 마을 빌탈라 출신인 메리나는 열다섯 살 때 수도 다카로 와 6년 동안 의류공장에서 일했다. 하루에 14시간씩 일주일에 엿새씩 일하며 한 달에 40달러 남짓 벌었지만 그나마 이 공장이 메리나에게는 ‘신의 직장’이었다. 지난 4월24일, 공장이 입주해 있던 다카 외곽 사바르의 라나플라자 건물이 무너져내리기 전까지는. 메리나는 사고가 난 뒤 사흘 동안 무너진 건물 더미에 갇혀 시신 썩는 냄새를 견디며 암흑 속에서 버텼다. 세 자매가 한 건물 안의 공장에서 일했지만 하늘이 도왔는지 모두 무사했다. 아직 앳된 얼굴의 메리나는 구조된 뒤 병원에서 부모 품에 안겨 “몸이 나으면 공장은 절대로 다시 가지 않을 것”이라며 울었다고 AP통신은 ..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총격... 긴장 고조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지대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레바논 군의 공격에 이스라엘 병사가 사살되자 이스라엘군이 보복공격을 가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레바논 군인 한 명이 15일 양국간의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 군인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숨진 사람은 슐로미 코헨(31)이라는 군인으로, 이튿날인 16일 하이파에서 장례가 치러졌다. 레바논 국영통신(NNA)에 따르면 공격을 가한 레바논 군인은 홀로 매복을 해 있다가 총을 쏜 것으로 드러났는데, 정확한 공격 이유와 당시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일부 언론들은 레바논 군인이 길을 잃고 국경을 넘었다가 이스라엘군과 마주치자 공격을 했다고 보도했으나, 레바논군은 이스라엘 군인 몇명이 라스 나쿠라 지역의 국경을 넘어 자국 영내로 들어..

만델라, 차베스, 대처... 2013년, 올해의 진 별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한 해를 보내며 세상을 뜬 인물들을 정리해보게 됩니다. 아직 올해가 끝나려면 2주 정도 남았지만, 일찌감치 한 해를 돌아보지요. 무엇보다 올해는 만델라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해이니까요. 시간 순서로 기억나는 굵직한 부음들을 정리해보면, 먼저 3월 5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59)이 사망한 것을 들 수 있겠네요. [우고 차베스 타계] 가난, 불평등과 싸운 영웅이자 '독재자' 우고 차베스, 명복을 빕니다 차베스가 가고 나니 '반미 독설가'가 없네 3월 14일에는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전범 이엥 사리(88)가 죽었습니다. 폴포트 정권의 지도부 중 한 명이었죠. 3월 23일에는 푸틴에게 쫓겨난 러시아 올리가르히 보리스 베레조프스키(66)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베레조프스키, 러시..

교황 프란치스코처럼 연말을 보내는 10가지 방법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해마다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로 2013년에는 교황 프란치스코를 선정했다. 누가 뭐래도 교황은 올해 세계의 ‘스타’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라, 거리에 나가 ‘흙을 묻히라’고 한 교황의 메시지는 세계에 울림을 던졌다. 빈민들의 성자로 불린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에게서 즉위명을 따온 교황은 이름에 걸맞게 ‘빈자들의 교황’으로 가난한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난민들이 고기밥이 되어도 나몰라라 하는 세태,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몰인정한 자본주의, 민중을 핍박하는 정치권력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도 아이들 앞에서는 한없이 인자한 할아버지가 되어 푸근한 웃음을 던져줬다. 사치와 권위 대신 스스로를 낮춘 교황의 모습은 성탄과 연말을 앞두고 더욱 빛을 ..

만델라 이후의 남아공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차별에 맞선 투쟁과 화해의 상징으로 넬슨 만델라만큼 유명한 사람이 데스먼드 투투다. 하지만 은퇴한 성공회 대주교 투투는 만델라 추모기간에 두 번이나 모욕을 당했다. 지난 10일 요하네스버그의 축구장에서 만델라 추도식이 열리는 사이 자택에 강도가 든 것이 첫번째 사건이었다. 두번째 사건은, 생전의 동지였던 만델라의 장례식에 초청장을 받지 못한 것이다. 투투는 15일 아침 만델라의 고향 쿠누를 비춘 방송 화면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투투가 이끄는 자선재단 측은 제이컵 주마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투투를 의도적으로 초청하지 않은 것이라 보고 있다. 주마 측은 “그럴 리 없다, 뭔가 착오가 생긴 것이다”라고 해명했고, 투투도 "초대받지는 않았지만 만델라의 장례식..

미국이 내준 무기가 알카에다 손에... 미국의 ‘시리아 고민’

미국이 시리아 반정부진영에 대한 지원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시리아 반정부군에게 내준 군수물자들이 알카에다 계열의 이슬람 극단조직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미 정부가 11일 시리아 반정부진영의 주축인 자유시리아군(FSA)에 지원해주던 장갑차와 야간조명장치, 통신장비 등의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영국도 마찬가지로 지원을 끊기로 했다. 직접적인 이유는 지난 6일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정부진영 내 ‘알누스라 이슬람전선’이 시리아 북부 바브알하와의 자유시리아군 군수품창고를 접수해버린 일이었다. 시리아 북부는 미국이 밀어주는 온건파 살림 이드리스 장군 휘하의 반정부군에 장악돼 있었는데, 이드리스가 터키에 간 사이 알누스라가 점령해버렸다. 이드리스측 군사령부는 결국 카타르로 밀려난 것으로 ..

리아노보스티 전격 해체... 푸틴 언론통제 가속화

“크렘린은 유력 국영통신사였던 리아노보스티와 ‘러시아의 소리’ 라디오방송을 해체한다는 포고령을 내렸다. 크렘린은 유명 방송 진행자 한 명을 새 미디어그룹의 수장으로 임명하고, 앞으로 이 미디어그룹이 리아노보스티를 대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7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됐다. 이 뉴스를 가장 먼저, 가장 비통하게 보도한 것은 해체의 대상인 리아노보스티였다. 리아노보스티 웹사이트에는 9일 크렘린의 결정에 따라 회사가 해체되고 곧 신설될 ‘새 미디어그룹’이 기존의 모든 자산을 가져간다는 보도가 머릿기사로 올라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격적인 결정에 리아노보스티측은 언론통제 의도를 명확히 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인권활동가들과 언론인들도 충격을 ..

[공감] 역사에 대한 부채의식

넬슨 만델라의 타계 소식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들의 슬픔은 어떨까 생각해보다가, 만델라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나만 궁금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세계 여러 언론에 남아공 ‘포스트 아파르트헤이트 세대’의 감정을 전하는 기사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에는 시포 흘롱과네라는 1988년생 남아공 젊은이의 기고가 실렸다. “모두가 만델라를 이야기하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 만델라는 1999년 퇴임 뒤 남아공 정치를 떠났고, 뒤이은 정권들은 만델라의 화해정책이나 정신을 지워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에겐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과제들이 있다”고 말한다. 정치적 자유를 당연시해온 자신들 세대에는 실업, 범죄, 에이즈 같은 새로운 도전들이 있으니 “다른 종류의 영웅이 필요하다..

라울 카스트로, 룰라, 오바마... '만델라 조문' 누구누구 오나

지난 5일(현지시간)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추모식과 장례식에서는 사상 유례없는 ‘조문외교’가 펼쳐질 전망입니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 브라질의 전현직 대통령들, 영국 왕실과 유럽의 지도자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국가원수 등 국가지도자급으로만 70~100여명이 남아공을 찾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추모식과 장례식 절차 못잖게, ‘누가 오고 누가 오지 않을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메일앤드가디언과 SABC방송 등 남아공 언론들에 따르면 최소한 70명 이상의 전·현직 지도자가 남아공을 방문하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남아공 정부는 공식적으로 참석자 명단을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미국 언론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 W 부시·빌 클린턴·지미 카터 전대통령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