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829

사우디와 이란... 앙숙들의 접촉 뒤엔 '배경'이 있기 마련

이 동네 이야기, 오랫동안 참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은 담당;;이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글 쓸 일은 적다. 오늘은 담당자가 휴가 간 기념으로 -- 특히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라든가 하는 것들은 남들에겐 전혀 관심없는 이야기이겠지만 나는 아주 재미있어하는 이야기여서 오랜만에 글 올림. 중동의 오랜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이라크와 레바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례적인 접촉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두 지역강국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사우디가 미국을 대신해 이란과 접촉하는 역할을 맡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AP통신은 사우디의 반다르 빈 술탄 왕자가 지난달 테헤란을 방문, 레바논 시아파 정치조직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총파업과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란이 나서줄 것을 요청한 것으..

탈레반

탈리반 또는 탈레반(طالبان, طالبان)은 아프간 남부를 중심으로 거주하는 파슈툰족에 바탕을 둔 부족단체에서 출발한 조직이다. 탈레브 혹은 탈리브(talib)은 전통식 이슬람학교(마드라사) 등의 학생들을 가리키는 말이며, 탈레반은 '학생조직'이라는 정도의 뜻이다. 탈레반은 1990년대 중반 활동을 시작,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를 중심으로 결속해 1997년 정권을 장악했으며 이후 2001년 미국의 공격으로 축출되기까지 아프간을 통치했다. '얼굴없는 지도자' '애꾸눈 지도자'로 알려진 무하마드 오마르는 추종자들 사이에 '물라'(mulla;mullah)라는 호칭으로 불렸는데 이는 '탈리브'에 상대되는 말로 '스승'이라는 뜻이다. 탈레반 정권의 탄생 탈레반이 전국으로 세력을 확대할 당시의 아프간 상황을 ..

시험대에 오른 터키의 민주주의

이스탄불 골든혼(Golden Horn)의 운카파니 다리가 추모객들로 가득차 있다. / 로이터 극우민족주의에 경도된 10대 소년에 살해된 터키 언론인 장례식에 10만명이 운집했다. 20세기 초반 벌어진 `아르메니아 학살'문제로 유럽과 과거사를 둘러싼 싸움을 벌이고 있는 터키가 이번 언론인 피살사건을 계기로 해서 다시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로이터, AFP통신 등은 23일 이스탄불에서 치러진 언론인 흐란트 딩크의 장례식에 아르메니아계를 비롯한 추모인파 10만명이 몰려 거대한 행렬을 이루었다고 보도했다. CNN 투르크 방송 등은 이스탄불 시가를 가득 메운 추모행렬의 검은 물결을 집중적으로 방송했다. 곳곳에서 평화와 화해와 추모의 메시지를 담은 흰 비둘기들이 날아올랐고, 시가지에는 장중한 음악이 흘러 이스탄불 전..

교황 터키 방문 시작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8일 터키 수도 앙카라 공항에 도착해 3박4일간의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교황의 이번 방문은 터키 내 정교(동방기독교) 지도자들과 만나 화해를 굳건히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지난 9월 `독일 강연'으로 인한 가톨릭-이슬람 갈등을 교황이 어떤 식으로 추스릴지에 더 관심이 쏠렸다. 교황은 예상대로 `종교간 대화와 화해'를 역설했으나 일정은 처음부터 어색하게 시작됐다. 교황은 이날 오전 알리탈리아 항공편으로 로마 레오나르도다빈치 공항을 출발, 앙카라 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에서 교황은 동승한 기자들에게 이번 방문이 정치적 목적을 둔 것은 아니라면서 "대화와 평화를 향한 노력으로 이뤄지는 일종의 순례"라고 강조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교황은 "문명 간, 기독교와 이슬람 간 대화가 필요하다..

교황 터키 방문 앞두고 대규모 반대시위

교황 베네딕토16세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슬람국가인 터키를 방문한다. 이미 한차례 `반(反) 무슬림' 발언으로 설화(說禍)'를 빚은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터키에서는 대대적인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유럽연합(EU) 문턱을 넘기 위해 이슬람세력을 억제하려 애쓰는 터키 정부는 폭력사태를 막기 위해 초비상 경계에 들어갔지만 교황의 이번 방문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교황 방문 반대" 대규모 시위 터키 최대 도시로 교황이 2박3일간 머물 예정인 이스탄불에서는 이미 며칠 전부터 교황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가 시작됐다. 지난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세계적인 유적인 아야소피아를 점거하는 소동을 빚은데 이어 26일에는 도심에서 2만∼3만 명이 참가한 항의집회가 열렸다. 이슬람 정당 주최로 열린 이..

이라크는 '미국의 적들'에게 넘어갔나

미국 정부는 아직도 이라크가 `내전' 상황에 빠져들었음을 부인하고 있지만, 이미 수도 바그다드를 포함한 이라크 대부분 지역은 미 점령군이나 이라크 새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한 달 간 사망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는 집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다시 바그다드에서는 연쇄자폭테러로 16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라크 중심부 수니삼각지대와 남부 석유수출항 바스라에 이어 수도 바그다드까지, 사실상 이라크는 무장 세력의 손에 넘어가버린 것으로 보인다. 바그다드 무기한 통금 AP통신 등 외신들은 23일 바그다드 시내 시아파 무슬림들이 주로 거주하는 슬럼가에서 차량 자폭테러가 5번 연달아 발생하고 무장세력 간 박격포 공격이 벌어져 161명이 숨지고 25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날 유혈사태는 수니..

3년 전 이라크, 지나간 이야기

이것은 그냥 지나가는 뉴스. -------- 내전 수렁에 빠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교착상태에 접어든 이란 핵문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레바논의 삼각 분쟁과 시리아 문제, 아직도 요원한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의 민주화. `악(惡)에는 힘으로!'를 외치며 일방적 압박만을 계속해온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한 것을 계기로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에도 일대 변화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제는 변화할 때'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지명자를 배출해 미국의 새로운 `이라크 전략 싱크탱크'로 부상한 이라크연구그룹(ISG)은 13일 부시대통령을 면담한 이어 14일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화상 토론'을 할 예정이다. ISG는 이 만남들을 토대로..

아랍의 영혼, 나기브 마흐푸즈

나기브 마흐푸즈 Naguib Mahfouz (1911.12.11 - 2006.8.30) 이집트 소설가, 198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나깁 마흐푸즈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 가말리야에서 태어났다. 나깁이라는 이름(아랍어에서는 ‘나지브’라고 해야 하지만 이집트식으로 j를 g로 써 ‘나깁’ 혹은 ‘나기브’라고 읽는다)은 출산을 도왔던 의사 나깁 바퍄 마흐푸즈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마흐푸즈는 부동산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한 뒤 예술 관련부처 검열관으로 자리를 옮겼다(훗날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종교적 ‘검열’ 때문에 오랜 세월 고통받았던 마흐푸즈가 원래 검열관 출신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아이러니다). 뒤에 영화제작 지원 업무도 맡아 했었고(이집트는 중동 전체에 영화를 만들어파는 영화수출국이다) 공직생활..

지나간 뉴스지만 너무 미워서

레바논 공격 이래 석달, `무법자'를 방불케하는 이스라엘의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 휴전 약속을 무시한채 레바논 영공을 마구 침범하는 것은 물론, 평화유지 활동을 벌이던 독일 함정에 사격을 가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독일 일간 데어 타게슈피겔은 이스라엘 F16 전투기 2대가 지중해의 레바논 해역에서 독일 함정에 2차례 사격을 가하고 섬광탄을 떨어뜨린 사건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독일 국방부도 이를 확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으나 자세한 정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독일은 병력 1000여명과 선박 8척을 파견해 지난 15일부터 지중해에서 이스라엘-레바논 양측의 무기 수송 여부와 휴전조치 준수 등을 감시하고 있다. 독일 언론 보도에 대해 이스라엘 국방부는 즉시 사실이 아니라는 부인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군은..

터키가 나빠, 프랑스가 나빠?

프랑스 의회가 최근 터키를 겨냥, 과거사를 부정하는 행위를 범죄로 간주한다는 법안을 만들어 터키에서 반프랑스 시위가 벌어지는 등 양국간 갈등이 확산됐다. 이번엔 미국 뉴욕타임스가 사설에서 프랑스측 법안을 `터무니없는 짓'이라며 맹비난했다. 이 법안 파문으로 `과거사 반성'과 `표현의 자유' 사이 오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7일 `부인하는 프랑스(France in Denial)'이라는 사설을 싣고 프랑스의 `과거사 부정 처벌법'을 비판했다. 워터게이트사건을 파헤친 저명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최근 저서 `부인하는 국가'에서 따온 제목의 이 사설은 프랑스 하원이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얼토당토 않은 어리석은 짓이라면서, "아직 상원에서 법안을 던져 내버릴 기회가 있으니 당장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