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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을 공격할까요?

딸기21 2007. 2. 2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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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을 공격한다고요?

오랜만에 이란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란 여행을 꿈꾸며 오매불망 이스파한과 쉬라즈를 그리는 동안에도 한쪽에선 ‘핵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거센 압력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핵 활동을 동결하는 대신 오히려 계속 확대해왔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런 보고서가 어디 한두번입니까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곧 이란에 대한 제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견됐던 보고서

모하마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22일 IAEA 35개 이사국과 유엔 안보리에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 사찰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안보리가 지난해 12월23일 이란에 핵 활동을 모두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60일의 시한을 제시했었거든요. 이번 보고서는 이란이 시한 내에 핵 활동을 중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우라늄 농축설비를 시험 가동하는 등 핵 활동을 강화해왔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란 핵활동 관련 IAEA 보고서 핵심 내용

 ▶ 나탄즈 핵시설에 원심분리기 1018개 설치
 ▶ 원심분리기 가동 위해 연료가스 9t 분량 비축
 ▶ 몇달 내 원심분리기 3000개 수준으로 늘릴 계획
 ▶ 2006.11∼2007.2 우라늄 65㎏ 시험농축, 저농축 우라늄 6㎏ 생산
 ▶ 고농축우라늄·플루토늄 생산 가능한 중수로 건설 진행

줄기차게 `핵 주권'을 외쳐온 이란의 태도로 봤을 때 보고서 내용은 충분히 짐작됐던 것입니다. 오히려 이란의 핵개발 활동은 공언에 비해 기술적으로 뒤쳐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봐야죠. 이란은 남부 사막지대 나탄즈의 핵시설에 원심분리기 1000여개를 설치하고 시험가동을 했으나 실제 농축우라늄 생산에는 진척을 보지 못했고, 저농축 우라늄을 소량 생산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핵탄두 1개를 만들려면 최소한 3000개 정도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농축우라늄을 축적해야 한다"면서 이란의 실질적인 소득에 대해선 평가절하했습니다. 이란이 지난해초 나탄즈 핵시설을 가동하면서 "연내에 원심분리기 3000개를 설치하겠다"고 큰소리쳤는데 1년간의 성과는 미미했던 셈입니다.

제재 수순' 뭘까

톰 케이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이 안보리 결의를 무시한데 대해 "중요한 기회를 잃은 것"이라며 안보리 제재안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지난해 말 안보리 결의안은 이란이 해외자금을 국내로 들여갈 수 없도록 금융제재를 가하는 길을 터놨지만, 실질적인 강력한 제재는 논의되지도 못한 상태입니다.
현재 미국은 다마토법 등 독자적인 이란 금수조치법에 따라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들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번 보고서를 발판 삼아 유엔 차원의 제재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시에 유럽국들에게도 이란에 각기 제재를 가하라는 압력을 넣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재조치 때문에 미국 기업들이 이란에 못 들어가는 동안 유럽 기업들은 이란 에너지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해놓은 것이 사실입니다(이런 것이 바로 ‘국제관계’인 것이겠지요). 당장 러시아만 해도 이란의 부셰르 원전 건설에 참여하고 있고 중국 프랑스 독일의 국영·민간기업들이 이란 측과 사업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이란과 유럽국들에게도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제재 비껴가기'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프랑스 러시아 등은 보고서 공개 뒤 이란 비난 수위를 크게 높였습니다. ‘짜식들, 조금만 숙여주지... 우리도 돈 좀 벌게’ 하면서 테헤란 쪽을 흘겨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미국은 북한의 자금줄을 죄었던 것처럼 이란 기업들과 개인들의 해외자산을 동결하고 금융거래를 막아 돈줄을 끊으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 보수파의 권력기반인 혁명수비대 관련 자산을 동결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는군요. 이란은 2005년 이래 외환보유고를 상당부분 달러에서 유로로 변경하고 해외 자산을 현금화하려 애써왔지만 벌써 돈 가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뭐 그래도 돈 있는 사람들은 다 두바이로 쇼핑나오고 땅투기 한다지만.

공습'보다 `내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핵 기술은 이란의 발전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라면서 압력에 굴복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모하마드 사이디 이란원자력기구 사무차장도 "일방적인 핵활동 중단 압력은 국제조약들에도 어긋난다"며 서방을 비난했습니다.
이란의 속셈이 뭘까요? 북한의 경우 이미 핵실험까지 마친 상태지만 이란은 아직 우라늄 농축 시험단계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핵 활동을 좀더 진척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란이 겉으로는 에너지 문제를 운운하지만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겠다 하는 야심을 갖고 있을 가능성도 있고요. 따라서 당분간 긴장은 고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전쟁’이 될 터인데...
미국이 페르시아만 일대에 항모 2척을 배치하면서 이란 핵시설 공습론이 미국 쪽에서 연일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 군사 공격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은 이란 내에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강경일변도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테헤란에서 대학생들의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고 지방에서 시아파 근본주의 세력에 반대하는 테러공격까지 나타나는 등 심상찮은 동향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군사공격보다 이란의 내분을 유도, 핵 활동을 고집하는 강경파들이 실각하게 하는 편이 더 낫다는 계산이 가능하겠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이란에는 지금 자신들이 가고 있는 길이 옳지 않은 길임을 인식하고 있는 이들도 많이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겠고요.

부시 대가리에 뭐가 들어있을까.

미국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이란 온건파를 지원, 내부개혁을 유도하려 했었지만 의견 통일이 되지 않아 무산된 전례가 있습니다. 이란 개혁파를 확실히 지원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 것 같아요. 어정쩡하게 개혁개방 지지부진해지니깐 그 와중에 부작용(개혁 빙자한 친서방 기득권층 무능력과 부정부패 같은) 생겨 이란 개혁파 정권 쫓겨나고 강경파가 당선된 거거든요.
조지 W 부시 행정부 들어서는 이란에 대해 입장을 통 정리하질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것 같았는데, 이라크전이라는 엄청난 일을 벌여놨으니... 이라크전도 사실 이란 겨냥하고 저지른 측면이 있는데 요즘들어 외교 전문지들은 ‘이라크전 최대 수혜자는 이란’ 이러고 있는 형국이니깐 백악관이 몹시 배 아플는지도 모르겠군요. 암튼 부시행정부 또한 이란에 대해 확실히 뭔가 입장을 정리하질 못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직접 대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고요. 그래서 ‘정통보수파’들도 부시한테 이란이랑 양자 대화 하라고 하는데 저 쉐이가 듣질 않고 저러는군요. 아무튼 전쟁만은 일어나선 안되겠지요.


  이라크전 최대 수혜자는 이란 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예요? 2007/02/24    
  이란이 1979년 이슬람혁명 하고 나서 이슬람권에서도 좀 왕따였었거든요. 이란 서쪽,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중동' 나라들은 대개 아랍어 쓰는 아랍족들 사는 '아랍국'들이예요. 하지만 이란은 아랍이 아니랍니다. 그러니까 민족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2007/02/24    
  게다가 이슬람혁명 해서 근본주의 하니깐 주변 수니파 아랍국들이 왕따 만들고... 자기네 나라까지 민중혁명 수출할까봐 무서웠던 거죠. 미국은 이란이 민족주의(특히 자원민족주의) 전파할까 걱정했고... 그리하여 1980년대 이란-이라크전 때 모두모두 힘 모아 이라크를 밀어줬던 거예요 2007/02/24    
  근데 이란을 막아줬던 후세인 사라지니깐 이라크 시아파들이 모두 이란 편에 붙고... 그래서 이슬람권에서 이란의 힘이 요즘 엄청 커졌대요. 사우디나 이집트같은 나라들 미국 눈치 보느라 절절 매는데 이란 강경파 대통령은 할말 다 하니깐 아랍 '민중'들 사이에서 완존 스타래요 2007/02/24    
  아하~ 딸기님이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니 이해가 좀 가네요~ 근데도 머릿속엔 계속 터번 두르고 램프를 문질르는 아랍인 전형적인 모습이 지워지지않아서(호메이니던가 그 할아버지 모습은 정말 전형적인 아랍인의모습 아닌가요?) 아들냉이 보는 책 세계국기백과를 들여다보니 종교는 이슬람교를 믿고 언어는 페르시아어와 터키어를 사용하고 민족은 이란인 아랍인 투르크인 이렇게 되어있네요? 세민족이 엉켜서 살고있나본데 이중엔 아랍인이 들어가잖아요 근데 딸기님의 설명~ 아랍이 아니랍니다의 근거는? 좀더 자세히 좀 설명해주시렵니까아?^^ 2007/02/24    
  그 책이 좀 잘못돼있는 것 같습니다. 종교는 이슬람, 언어는 페르시아어, 민족은 이란인이 대부분입니다. 아랍계 주민은 3% 미만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7/02/24    
  정확히 말하면 언어는 페르시아어가 아니라 '파르시'인 것이죠. 파르시를 쓰는 사람을 고대 그리스인들이 '페르샤'라고 부른 것이 뒤에 이 나라가 '페르샤'로 알려진 이유가 된 것이고요. 2007/02/24    
  언어가 페르시아어와 터키어라고 하면 좀 어폐가 있고요, 왜냐면 그렇게 되면 파르시와 '터키어(터키의 국어)'를 말하는 것이 되는데, 범투르크어와 그 계열 방언들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듯합니다. 2007/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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