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279

파키스탄 대선, 무샤라프의 운명은

흔들리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정치생명이 달린 파키스탄 대선이 6일 치러진다. 논란 많은 대선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협상을 벌여온 베나지르 부토 전총리가 권력 분점을 둘러싼 합의가 거의 성사됐다고 밝혀 정국 향방이 주목된다. 무샤라프-부토 연대가 이뤄질 경우 파키스탄 현 정권은 생명을 이어가겠지만, 밀실협상에 대한 반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으로 돌아간다" 1998년 무샤라프 대통령이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뒤 부패 혐의가 줄줄이 드러나 영국으로 피신한 부토 전총리는 대선을 이틀 앞둔 4일 런던 중부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밤새 (정부측 대표들과) 시끌벅적한 협상을 벌여 합의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만면에 웃음을 띤 부토 전총리의 표정은, 바로 전날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장외투..

미얀마산 루비

아프리카 내전국가들에서 생산된 `블러드(Blood) 다이아몬드' 논란에 이어, 미얀마 사태를 계기로 `블러드 루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전세계 물량의 90%를 차지하는 미얀마산 루비가 군사독재정권의 돈줄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국 등 유럽국에서 미얀마산 루비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1일 미얀마 군부와 결탁한 업체들이 광부들의 고혈로 보석을 생산하고 있으며 루비가 군부의 자금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몇몇 광산에서는 광부들을 착취하기 위해 마약까지 먹이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미얀마산 루비는 광부들의 피에 물든 생산물이라는 시각이 퍼지면서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미 미얀마산 보석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지만 유럽국들은 아..

미얀마 속보

●…미얀마 국영 TV는 시위 진압 과정에서 9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지만, 양곤 주재 호주 대사는 28일 "10의 몇 곱절되는 수가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밥 데이비스 호주 대사는 호주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양곤에서 군정 당국이 밝힌 희생자 수 10명보다 훨씬 많은 시위대가 숨졌다는 미확인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마크 케닝 영국 대사도 CNN 인터뷰에서 "28일 20분 가량 연속으로 총격음을 들었다"고 말해 대규모 유혈사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른 서방 외교관들도 술레 파고다 부근에 35구 가량 시신이 있는 것을 보았다고 전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술레 파고다 부근은 일본인 기자 나가이 겐지가 전날 총격에 숨졌던 곳이다. ●…A..

미얀마 사태 10문 10답

미얀마에도 민주화의 봄은 올 것인가. 수십년의 군사독재정권에 시달려온 미얀마(버마) 국민들이 1988년에 이어 다시 민주화 항쟁을 시작했다. 아시아의 빈국 미얀마에서 벌어진 격렬한 시위와 유혈진압 사태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얀마의 실상과 이번 사태의 원인을 알아본다. 1.대대적인 민주화 시위를 촉발시킨 미얀마의 정치상황은 극도로 억압적인 군사독재정권이 수십년째 계속되고 있으며 북한과 유사한 주민 감시ㆍ억압체제가 형성돼 있다. 10집 중 1집은 이웃 동향을 군정에 보고해야하는 감시제도가 있고, 밤이든 새벽이든 보안대가 들이닥쳐 주민들을 수색한다. 거주이전은 물론 자국 내에서조차 여행의 자유가 없다. 민간 언론은 거의 봉쇄돼 방송과 통신을 정부가 모두 통제하고 있다. 이메일도 정부가 지정한 서버로..

버마 민주화 운동가 인터뷰

미얀마 군사독재정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와 유혈진압 사태가 연일 외신들을 달구고 있다. 양곤에서 들려오는 민주화 바람과 유혈사태 소식을 누구보다 가슴졸이며 긴장감과 기대감 속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한국에도 있다. 1988년 군정 지도자 탄슈웨가 이끄는 쿠데타 정권이 집권한 뒤 미얀마를 탈출해 한국까지 오게 된 미얀마 민주화운동가들이 그들이다. 한국 정부에 망명 신청을 내놓고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본국과 힘겹게 연락해가며 양곤의 민주화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마웅저(38)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마웅저씨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 학생조직에서 활동했던 학생운동가 출신으로 1994년 보안당국의 추적을 피해 한국으로 왔다. 현재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 반상근 간사로 일하면서 ..

미얀마 제재 성공할까 /숨진 일본인 기자

미국과 유럽이 평화 시위를 유혈진압한 미얀마 군사정권을 상대로 고강도 압박을 시작했다. 국제사회의 발빠른 제재 움직임 속에 미얀마 정부도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재를 통해 독재국가의 민주화를 유도하는 이른바 `남아공 모델'이 효력을 발휘,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이끌어낼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군정 압박, 발빠른 움직임 미국은 27일 군정 지도자인 탄슈웨를 비롯한 미얀마 관리 14명의 자산을 동결했다. 미국 재무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억압과 위협으로 자국민들을 침묵시키려 하는 정권 곁에는 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버마 고위 인사들에 대해 제재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현 미얀마 군정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공식적으로 버마라는 옛 국..

아이를 버리다니

역 앞에 버려진 아이, 딸을 버린 냉혹한 아버지, 소녀의 집에 버려진 시신…. 호주 멜버른에서 발생한 영아 유기(遺棄) 사건 때문에 호주와 뉴질랜드가 온통 떠들썩하다. 포르투갈에서 실종된 영국 소녀 `매들린 사건'에 이어, 이번엔 중국계 소녀 치앤 사건이 외신들을 달구고 있다. 두 사건 모두 주인공들이 귀여운 외모로 눈길을 끄는 여자아이들인데다 수사 범위가 여러나라에 걸쳐 있다는 점, 수사 과정에서 가정 내 폭력 문제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는 점 등 공통점을 갖고 있다. 버려진 소녀, 도망친 아버지 중국계 뉴질랜드 소녀 치앤(3ㆍ사진)이 멜버른의 기차역 앞에서 발견된 것은 지난 15일. TV방송을 통해 어린 소녀가 역 앞에 버려져 있는 모습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사건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소녀는..

유목민이 된 어부들

우즈베키스탄 북서쪽에 위치한 무이낙. 한때는 활기찬 어촌이었으나 아랄해가 말라 줄어들면서 사막 가운데 남겨진 마을이 된 무이낙 근처에는 작은 댐과 호수들이 있다. 아랄해로 흐르던 아무다리야 강의 물줄기를 막아 만든 저수지들이다. 말라들어가는 아랄해를 사실상 포기해버린 우즈베크 정부가 무이낙 어촌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 남겨둔 `마지막 배려'가 바로 이 저수지들이다. 호수를 건너는 소떼들 지난달말 무이낙을 방문, 덤불만 듬성듬성한 소금땅을 지나 댐으로 올라갔다. 원래 이 곳은 아랄해 물이 넘실거렸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아랄해가 멀리 북쪽 카자흐스탄 국경 쪽으로 후퇴해간 탓에 바닥이 드러나버렸다. 그곳에 주민들이 사르바스 호수라고 부르는 저수지가 있었다. 오전 8시를 넘겨 해가 하늘로 솟아오르자 어디선가 소떼가..

인도-파키스탄, 이번엔 '빙하 싸움'

카슈미르 영유권을 놓고 분쟁을 벌여온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때아닌 `빙하 싸움'이 불붙었다. 인도가 양측간 분쟁 지역에 있는 히말라야 빙하지역을 관광객들에 개방하자 파키스탄이 발끈하고 나선 것. 문제가 된 빙하는 인도령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시아첸 빙하. 인도는 최근 자국령 카슈미르에 접한 시아첸 일대를 트레킹 관광객들에게 개방했다. J J 싱 인도 군 합참의장은 "시아첸은 인도의 영토이며,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려는 이들이 그곳의 풍광을 세계에 전할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측은 즉시 인도측 고위 관리를 소환해 항의했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정부의 타스님 아슬람 대변인은 17일 "분쟁 지역에 관광객을 들여보내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인도가 관광 개..

아랄해- 사막에 떠있는 배

한때 중앙아시아 일대를 호령한 `티무르의 제국'으로 서방에까지 위용을 떨쳤던 실크로드의 나라 우즈베키스탄. 수십년에 걸친 옛소련의 지배에서 벗어나 개발과 성장의 새로운 시대를 꿈꾸고 있는 우즈베크를 찾았다. 동부지방 끝쪽에 있는 수도 타슈켄트의 공항에 내려 유서깊은 오아시스 도시 사마르칸드와 부하라를 지나 서쪽 끝 아랄해(海)까지 가는 길은 멀고 멀었다. 멀리 파미르고원의 빙하에서 발원한 강아무다리야가 수천 ㎞를 흘러 드넓은 사막과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하면서 황무지의 생명줄이 되어주고 있었다. 아무다리야가 끝나는 지점은 한때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호수였던 거대한 내륙의 염호(鹽湖) 아랄해.그러나 지금은 강줄기가 거의 끊겨 말라붙은 소금땅이 되어버린 곳이다. 사막의 배들 지난달말 아랄해에 면한 항구도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