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279

미국과 이란 사이, 인도의 줄타기

이란 핵문제 때문에 인도가 딜레마에 빠졌다. 초강대국 미국과 에너지대국 이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던 인도가 양쪽으로부터 `경고'를 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 BBC방송 등은 미국이 25일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것에 찬성해줄 것을 인도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데이빗 멀포드 인도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현지 언론과 회견을 갖고 "미국은 인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의에서 미국 입장을 지지할지 눈여겨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가 이란의 핵 보유에 반대한다면 투표용지에 이를 표시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미-인도 핵분야 협력계획이 "하원에서 사장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핵무기 보유국이면서 국제기구 사찰을 받지 않고 있는 인도에 대해 지난해 7월..

아시아 조류독감 비상... 21세기의 흑사병 되나

조류독감이 `21세기 흑사병'이 될 것인가. 아시아 지역 조류독감 사망자가 계속 늘면서 전염병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20세기 초반 유럽과 미국을 휩쓸었던 스페인 독감과 조류독감이 매우 유사하다는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수퍼 독감'으로 불리는 초대형 독감이 세계를 덮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각국은 독감 공동대응 방안을 찾느라 부심 중이다. 조류독감 피해 확산 인도네시아에서 또다시 조류독감 사망자가 나왔다. BBC방송 등은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에서 슬라멧 위보워라는 23세 청년이 조류독감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1997년 홍콩에서 H5N1 바이러스로 인한 조류독감이 처음 보고된 이래 11개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으며, 74명이 희생됐다. 특히 2..

아시아 인구의 절반은 빈민

아시아 인구의 절반은 여전히 빈민 생활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이 30일 발표했다. ADB는 이날 `2005 기초경제지표(Key Indicator 2005)'라는 연례 보고서를 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빈곤 통계를 발표했다. 2003년을 기준으로 한 이 통계에 따르면 아시아 인구의 절반이 넘는 18억5000만명(57.4%)은 2달러 이하의 생계비로 하루를 연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3%인 6억2100만명은 하루 생계비가 1달러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5명 중 1명은 절대빈곤 상태에서 지내고 있다는 얘기다. 2002년의 6억8800만명보다 조금 줄긴 했지만, 여전히 아시아가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별로는 세계 2위와 1위의 인..

립싱크 금지령

지구촌 최악의 ‘엽기 대통령’으로 불리는 투르크메니스탄의 독재자 사파무라트 니야조프(65·사진) 대통령이 이번엔 전국에 ‘립싱크 금지령’을 내렸다. 장발 금지, 금니 금지, 오페라·발레 공연 금지에 이은 ‘황당 금지령’의 연속선에 있는 조치인 셈이다. AP통신은 니야조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전국에 방송되는 TV 대중음악 공연에 립싱크를 금지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니야조프 대통령은 “가수들은 립싱크 따위로 재능을 죽이지 말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2년부터 13년째 투르크메니스탄을 통치하고 있는 니야조프 대통령의 기이한 독재정치는 지금까지 숱하게 지구촌의 화제가 됐었다. 2002년 그는 자신과 어머니의 이름을 따서, 로마제국 황제처럼 각 달의 이름을..

산악 가이드로 변신한 전사들

(이 글을 올리는 것은 순전히 이 사진들을 올리기 위해서임) "이 산맥을 우리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맡겨만 주시면 충실히 안내해드립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에 걸쳐 있는 힌두쿠시 산맥은 험난하기로 세계에서도 이름 높은 산악지대다. 19세기 말 아프간을 점령하려 했던 영국군이 아프간 부족들의 거센 항전에 결국 무릎을 꿇은 것도 이 산지에서의 게릴라전을 이겨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고 1980년대 옛소련군이 아프간을 점령한 뒤 무자헤딘(이슬람전사)들의 저항에 골머리를 앓았던 것도 이 험난한 지형을 정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오사마 빈라덴을 잡지 못하는 것도 이 산맥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산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게릴라..

'레이저 부처'로 되살아나는 바미얀 석불

오래전에 잡지에서 백남준의 'TV부처'라는 작품을 본 적 있다. 이번엔 '레이저 부처'인가. 4년 전 아프가니스탄 극단주의 탈레반 정권에 무참히 폭파된 바미얀의 석불이 레이저 이미지로 다시 태어난다. 1600년전 거대한 돌부처의 모습을 빛으로 재현해낼 예술가는 세계적인 레이저 아티스트인 야마가타 히로(山形博道.57)다. 일본 태생으로 미국에서 활동 중인 야마가타는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과 일본 요코하마 해변공원 등지에 설치된 현란한 레이저 작품들을 통해 세계 미술계에서 `빛의 마술사'로 잘 알려진 인물. 그는 레이저 발생기 14개를 동원, 오색 레이저 광선을 쏘아 한때 석불 2구가 서있던 암벽에 원래 석불들과 같은 크기인 높이 52m, 38m의 불상을 그려낼 계획이다. 아프간 정부는 지난 2003..

망할 놈의 파키스탄

파키스탄 남부 발루치스탄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 보안군과 주민들간 유혈 충돌로 치닫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29일 보도했다. 성폭행 범죄가 유혈충돌로 발루치스탄 수이 지역의 파키스탄 국영 석유회사(PPL) 산하 병원에 근무하고 있던 샤지아 할리드(32) 박사는 1년 전 보안군 장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수이 지역은 천연가스가 다량 매장돼 있는 곳으로, 이곳에 거주하는 발루치족은 정부에 가스 채굴권과 자치권을 요구해왔다. 정부는 몇 년 전부터 보안군을 배치, 주민들을 감시해 팽팽한 긴장이 감돌고 있었다. 할리드 사건이 일어나자 정부는 장교를 처벌하는 대신 무혐의 처분하고 할리드를 정신병원에 감금했다. 주민들은 장교 무혐의 처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고, 사건은 파키스탄 중앙정부와 발루치족의 ..

전쟁과부들이 구출해낸 구호요원

"우리를 도와준 구호활동가를 돌려주세요!" 아프가니스탄 전쟁과부들의 호소에 무장단체도 무릎을 꿇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괴한들에게 인질로 잡혀간 이탈리아 여성 구호활동가가 자신의 도움을 받은 과부들과 여학생들의 끈질긴 석방운동 덕에 근 한달만에 무사히 풀려난 것이다. 알리 아흐마드 잘랄리 내무장관은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 클레멘티나 칸토니(32)가 9일(현지시간) 무사히 풀려났으며, 현재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납치범들이 이슬람 무장단체가 아닌 범죄조직일 수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구호기구인 `케어 인터내셔널'에서 일하던 클레멘티나 칸토니(32)가 총을 든 괴한들에게 끌려간 것은 지난달 16일이었다. 밀라노 출신인 칸토니는 10년전부터 제3세계 빈민구호활동에 ..

버마인 마웅저씨.

버마(미얀마)의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가 오는 19일 60회 생일을 맞는다. 영국인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독재정권 하에서 힘겨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수지 여사의 환갑을 머나먼 서울에서 축하하며 버마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강산이 변하는 세월 동안 한국에서 고국의 민주화 운동을 벌이고 있는 버마인 마웅저(36)씨. 국제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운영하는 서울 홍대앞 카페 아게하에서 그를 만났다. 1,2년만 있으면 군사독재 정권은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고 양곤(버마 수도)을 떠나온지 벌써 11년. 그는 지금도 "1,2년만 있으면 군사독재 정권은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런 신념으로, 희망을 안고 한국의 인권단체들과 함께 낯선 땅에서 버마 알리기 등 국제연대 활동을 ..

어떤 사안을 볼 때에

범위를 한정시켜, '국제문제를 볼 때'라고 해두자. (국제문제가 딱히 중요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것이 내 '일'이니깐) "이런 배경과 사태 자체 의혹에 비춰 볼 때, 카리모프를 ‘개새끼’로 규정하고 미국의 ‘개새끼주의’를 비난하는 시각은 사태를 제대로 보는 데 오히려 방해된다. 후진사회의 모순과 외세 다툼이 뒤얽힌 혼돈을 통치자 개인의 독재성을 부각시키는 상투적 시각을 좇아 헤아리는 것은 무모하다." 우즈벡사태를 다룬 어떤 분의 컬럼을, 어떤 분의 서재에서 읽었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개별 독재자의 성격 탓을 하지 말고 큰 틀에서 보라는 것. 미-중-러 얘네들의 '이면에 있는' 움직임을 보라는 것. 그건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국제문제를 볼 때에 가장 우선시해서 봐야할 것, 그러나 우리가 놓치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