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망할 놈의 파키스탄

딸기21 2005. 6. 3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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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남부 발루치스탄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 보안군과 주민들간 유혈 충돌로 치닫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29일 보도했다. 


성폭행 범죄가 유혈충돌로


발루치스탄 수이 지역의 파키스탄 국영 석유회사(PPL) 산하 병원에 근무하고 있던 샤지아 할리드(32) 박사는 1년 전 보안군 장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수이 지역은 천연가스가 다량 매장돼 있는 곳으로, 이곳에 거주하는 발루치족은 정부에 가스 채굴권과 자치권을 요구해왔다. 정부는 몇 년 전부터 보안군을 배치, 주민들을 감시해 팽팽한 긴장이 감돌고 있었다.



할리드 사건이 일어나자 정부는 장교를 처벌하는 대신 무혐의 처분하고 할리드를 정신병원에 감금했다. 주민들은 장교 무혐의 처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고, 사건은 파키스탄 중앙정부와 발루치족의 갈등으로 비화됐다. 


지난 1월 보안군이 발루치족 시위대에 발포해 8명이 숨지면서 사건은 유혈충돌로 변해버렸다. 이후 계속되는 시위대와 보안군의 충돌로 주민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보안군은 여전히 부족 민병대와 대치중이며 이 지역을 거쳐 갈 예정인 이란-인도 천연가스관 공사마저 보류될 위기를 맞고 있다. 


무슬림 극단주의자들과 보안군의 위협 때문에 영국으로 피신한 할리드는 "나와 우리 가족의 인생은 모두 박살났다"며 "정부는 정의를 살리는 대신 나를 쫓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2일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아메리카 여성학대반대 네트워크(AANA) 토론회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이 토론회에서는 집단성폭행을 당한 뒤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는 또다른 파키스탄 여성 무크타란 마이도 전화로 증언할 계획이다.


'집단성폭행 징벌' 당한 무크타르 마이의 작지만 큰 승리 


남동생의 죄를 대신해 집단성폭행 `징벌'을 당한 파키스탄 여성 무크타르 마이(33) 사건이 국제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파키스탄 대법원은 29일(현지시간) 성폭행범들에게 대거 무죄를 선고한 고등법원 판결을 번복하고 피의자 13명을 다시 구속하라고 지시했다. 


마이는 3년 전 남동생의 죄값을 대신하라는 부족회의의 결정에 따라 집단성폭행을 당한 뒤 법정투쟁을 시작, 1심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고등법원이 판결을 뒤집고 폭행범들을 대거 석방하자 대법원에 항고했다. 대법원은 고등법원의 결정을 다시 뒤집어 "석방 결정을 보류하라"며 다시 피의자들을 구속하게 된 것이다. 

엽기적인 `성폭행 징벌' 사건이 알려지고 국제적인 비난여론이 들끓자 파키스탄 정부는 마이가 외국에 나가 사건을 알리지 못하게 하려 여권을 압수했다가 비난여론에 부딪쳐 다시 돌려줬다. 여론에 밀린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마이는 자유롭게 어느 나라든 갈 수 있다"며 뒤로 물러섰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아직 최종판결은 나오지 않았지만 마이는 "불의에 맞선 투쟁에서 또하나의 승리를 얻어냈다"며 기뻐했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파키스탄에서는 집단성폭행만 350건 이상이 저질러졌지만 체포된 사람은 39명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