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산악 가이드로 변신한 전사들

딸기21 2005. 8. 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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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올리는 것은 순전히 이 사진들을 올리기 위해서임)






 

"이 산맥을 우리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맡겨만 주시면 충실히 안내해드립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에 걸쳐 있는
힌두쿠시 산맥은 험난하기로 세계에서도 이름 높은 산악지대다. 19세기 말 아프간을 점령하려 했던 영국군이 아프간 부족들의 거센 항전에 결국 무릎을 꿇은 것도 이 산지에서의 게릴라전을 이겨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고 1980년대 옛소련군이 아프간을 점령한 뒤 무자헤딘(이슬람전사)들의 저항에 골머리를 앓았던 것도 이 험난한 지형을 정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오사마 빈라덴을 잡지 못하는 것도 이 산맥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산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게릴라들, 무자헤딘들이다. 역전의 무자헤딘들이 아프간 새 정부의 권고와 국제구호기구들의 지원을 받아 새 삶을 찾고 있다. 오랜 게릴라전을 통해 힌두쿠시를 속속들이 잘 아는 무자헤딘들이 산악가이드로 변신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이탈리아 구호기구인 `산맥과 광야(Mountain Wilderness)'의 도움을 얻어 관광가이드 교육을 받고 산악안내인으로 변신한 라힘 칸은 대표적인 사례다. 올초 아프간 정부의 포고령에 따라 무기를 반납하고 사면받은 칸은 "내 지식을 평화로운 목적으로 쓸 수 있게 됐다"며 인생을 새출발하는 기쁨을 표시했다. 


`산맥과 광야'가 아프간 수도 카불에 개설한 산악가이드 강좌에는 여성 2명을 포함해, 모두 9명의 전직 무자헤딘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험난하기로 유명한 카불 북쪽 판지시르 계곡지대에서 등산 안내 실무교육을 받은 뒤 곧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60년대 힌두쿠시를 등반했던 이탈리아인 등정가로 전직 무자헤딘들의 교육을 맡은 카를로 피넬리는 "험난한 힌두쿠시 등정은 모든 산악인들의 꿈"이라며 "이들이 투입된다면 전쟁과 내전으로 끊어진 힌두쿠시 등정의 길을 다시 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