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전쟁과부들이 구출해낸 구호요원

딸기21 2005. 6. 1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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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도와준 구호활동가를 돌려주세요!" 


아프가니스탄 전쟁과부들의 호소에 무장단체도 무릎을 꿇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괴한들에게 인질로 잡혀간 이탈리아 여성 구호활동가가 자신의 도움을 받은 과부들과 여학생들의 끈질긴 석방운동 덕에 근 한달만에 무사히 풀려난 것이다.



알리 아흐마드 잘랄리 내무장관은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 클레멘티나 칸토니(32)가 9일(현지시간) 무사히 풀려났으며, 현재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납치범들이 이슬람 무장단체가 아닌 범죄조직일 수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구호기구인 `케어 인터내셔널'에서 일하던 클레멘티나 칸토니(32)가 총을 든 괴한들에게 끌려간 것은 지난달 16일이었다. 밀라노 출신인 칸토니는 10년전부터 제3세계 빈민구호활동에 참여해왔으며, 2002년 3월부터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카불에서 전쟁과부와 어린이들을 돕는 일을 해왔다. 칸토니가 맡았던 것은 국제구호단체들이 공동으로 벌이는 `아프간 여성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HAWA)' 프로그램. 카불시내 1만여명에 이르는 과부들과 5만명이 넘는 전쟁고아들에게 HAWA의 도움은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칸토니를 석방해달라고 호소하는 전쟁과부들. (©2005 CARE/Staff)



전쟁과부들은 납치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18일부터 카불 시내에서 매일 무장단체에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칸토니를 알고 있는 여성들은 집회에 나와 눈물로 호소했고, 구호기관들의 도움으로 교육기회를 얻게 된 여학생들은 칸토니의 안전을 기원하고 석방을 요구하는 스티커를 만들어 시내 곳곳에 붙였다. HAWA에 참여하고 있는 23개 구호기관들도 칸토니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를 배포하며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애쓴 칸토니를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칸토니가 무사히 풀려나오자 애타게 기다리던 전쟁과부들은 "신께 감사드린다"며 기뻐했다. 다슈티 바르치 구역에 살고 있는 로키야라는 여성은 "클레멘티나가 무사히 풀려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쟁과부 지아 굴은 "그녀는 자주 우리집을 찾아와 불편한 것이 없는지 물었고 우리가 아플때면 약을 가져다주었다"며 "무사히 풀려나서 신께 감사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밀라노에 있는 칸토니의 가족들도 석방 소식에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고 ANSA통신이 보도했다. 칸토니 문제로 아프간 정부와 외교 마찰까지 벌였던 이탈리아의 지안프랑코 피니 외무장관은 "칸토니가 무사히 석방되어 기쁘다"고 환영했다. 칸토니는 10일 카불을 떠나 밀라노의 가족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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