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파키스탄 대선, 무샤라프의 운명은

딸기21 2007. 10. 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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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정치생명이 달린 파키스탄 대선이 6일 치러진다. 논란 많은 대선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협상을 벌여온 베나지르 부토 전총리가 권력 분점을 둘러싼 합의가 거의 성사됐다고 밝혀 정국 향방이 주목된다. 무샤라프-부토 연대가 이뤄질 경우 파키스탄 현 정권은 생명을 이어가겠지만, 밀실협상에 대한 반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으로 돌아간다"

1998년 무샤라프 대통령이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뒤 부패 혐의가 줄줄이 드러나 영국으로 피신한 부토 전총리는 대선을 이틀 앞둔 4일 런던 중부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밤새 (정부측 대표들과) 시끌벅적한 협상을 벌여 합의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만면에 웃음을 띤 부토 전총리의 표정은, 바로 전날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장외투쟁에 나설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협상 결렬을 시사했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이번주 들어 부토 전총리 집에는 그를 추종하는 파키스탄인민당(PPP)의 `망명지도부' 격인 중앙집행위원회 멤버들이 모두 모여 연달아 회의를 열고 분주히 움직였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부토의 '환생'?


PPP는 정부 측과의 이른바 `국민화해협정'을 통해 ▲6일 대선에서 무샤라프 대통령을 지지, 재집권을 이끌어내고 ▲오는 18일 부토 전총리가 파키스탄 제2도시 카라치를 통해 귀국하며 ▲11월15일 총선을 실시해 ▲`무샤라프 대통령-부토 총리' 권력분점 구도를 완성짓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PPP 당원들과 부토 지지자들은 런던 시내에서부터 `부토 환영' 구호가 쓰인 깃발을 들고 다니며 귀국 분위기를 만들려 애썼다.

`무늬만 민간정권'

그러나 밀실협상을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현재 합참의장직을 겸하고 있는 무샤라프 대통령은 오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군복을 벗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는 과거에도 수차례 약속을 깬 바 있다. 설혹 그가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간다 해도, 국민들이 무샤라프 정권을 민정으로 보아줄지는 회의적이다.

정부 쪽에도 부토 측과의 타협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이미 10년 전 부패 혐의로 기소됐거나 추방당한 부토 전총리와 측근들의 혐의를 정부가 벗겨주고 국내로 불러들여야 하기 때문. 당초 무샤라프 정권이 쿠데타 뒤 내세웠던 사회정의와 개혁의 기치를 스스로 저버리는 꼴이 될수밖에 없다.

PPP를 제외한 파키스탄 내 야당들은 이미 대선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여서 대선이 치러진다 해도 정통성 논란은 가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샤라프 정권은 이슬람 시위 강경진압, 경제파탄, 치안 불안 등의 실정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무샤라프-부토 연대는 밀실협상으로 태어난 부정부패 정권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친이슬람 민족주의 성향의 부토 전총리보다 무샤라프 대통령의 세속주의를 지지해왔던 미국이 파키스탄 정권의 변화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