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668

미국 흑인 사회 '감격과 환희'

미국 앨라배마주 셀마에 사는 흑인 여성 목사 프랭키 허친스(56)는 아홉살이던 1962년의 어느날 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장을 보러 나간 줄만 알았던 어머니는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다. 흑인 참정권을 요구하는 시위를 주도했다가 감옥에 간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다. 당시 셀마 주민의 절반이 흑인이었지만, 투표권을 가진 사람은 1%에 불과했다. 목화농장 노예의 딸로 태어난 허친스의 어머니는 풀뿌리 흑인 민권운동에 투신한 선구자였다. 어머니의 투지를 물려받은 허친스는 ‘흑백 분리’를 거부하고 백인들이 다니던 고교에 들어가 차별에 맞섰다. 신학교를 졸업, 셀마 최초의 흑인 여성 목사로 일해온 그는 20일 두 딸과 손녀의 손을 잡고 워싱턴으로 향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을 보기 위해서다. 허친스..

오바마의 '초당적 만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 전날인 19일 무려 세 차례 만찬을 갖는다. 이른바 ‘초당적 만찬(Bipartisan Dinner)’으로 불리고 있는 이 만찬들에서 오바마와 함께 할 주인공들은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그리고 앞으로 4년간 백악관 생활을 함께 할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로 정해졌다. 오바마는 10일 발표한 성명에서 “지금처럼 커다란 도전과 변화를 앞둔 시기에는 구시대적인 당파주의를 뛰어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지난 대선 라이벌이었던 매케인과 저녁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일반인으로서 마지막으로 갖는 만찬 상대로 매케인을 택한 것은 경제위기를 초당적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

혁명 50년, 기로에 선 쿠바

내년 1월1일로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사회주의 혁명이 50주년을 맞는다. 옛소련의 사회주의 실험이 실패로 끝난 뒤에도 쿠바는 북한과 함께 외부세계에 문을 닫아걸고 사회주의 혁명노선을 지키는 몇 안 되는 국가로 남아 있다. 반세기 혁명의 성과에 대한 평가가 극도로 엇갈리는 가운데, 쿠바 정부는 경제난 속에서도 자축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1959년1월1일 쫓겨난 독재자 풀헨시오 바티스타가 살았던 대통령궁은 지금은 ‘혁명박물관’이 돼 있다. 이 곳에서는 이달 들어 혁명 기념 스카프를 두른 어린이들이 기념식 준비에 한창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들이 50여년 전 망명길에서 돌아와 독재자를 축출한 32세 혁명지도자의 옛 모습을 알리는 없지만, 피델은 혁명군의 손자손녀 뻘인 이 어린이들에게도 여전한 우상이다. 아..

바이든-체니 설전

다음달 20일 취임을 앞둔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 당선자와 퇴임을 한 달 앞둔 딕 체니 부통령이 각각 21일 TV에 출연해 상대방을 깎아내리며 설전을 벌였다.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왼쪽), 체니 부통령바이든은 이날 ABC방송 ‘이번주’ 프로그램에 나와 “체니는 역사상 가장 위험스러운 부통령이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막강한 부통령’이라는 평을 얻었던 체니가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쥐고 흔들었으며 매주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만나 백악관의 정책들을 밀어주도록 입김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시상황에서 행정부가 모든 것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그의 견해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었고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테러와의 전쟁 등 체니의 조언으로 이뤄진 것들 중 잘..

케네디가 '2세 상원의원' 나올까

존 F 케네디(JFK) 전 미국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 케네디(50·사진)가 국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겨가는 힐러리 클린턴의 의원직을 물려받아 연방 상원의원으로 곧 정계에 입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힐러리의 의원직 승계자 지명권을 가진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캐롤라인이 상원의원직에 큰 관심이 있다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찰스 슈머 상원의원도 “캐롤라인이 그 자리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거들었다. 힐러리의 후임은 최근 매관매직 논란이 불거진 일리노이주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자리와 함께 큰 관심사가 돼왔다. 패터슨 주지사의 발표는 캐롤라인의 상원 진출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캐롤..

오바마 환경정책 '기대 반, 우려 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5일 환경·에너지팀 인선안을 발표한다. 차기 정부는 ‘녹색 성장’으로 경제회복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글로벌 기후변화체제에서 리더십을 되찾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라는 사안의 심각성과 시급성에 비해 경제여건이 워낙 좋지 않아, 오바마의 차기 행정부도 환경정책에서는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는 이날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스티븐 추를 에너지장관에 지명한다. 이른바 ‘에너지 차르(황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백악관 환경정책보좌관에는 캐롤 브라우너 전 연방환경청(EPA) 청장이, EPA 청장에는 전직 환경관료 리사 잭슨이, 백악관 ‘환경의 질 개선 위원회’ 위원장에는 낸시 서틀리 로스앤젤레스 부시장이 지명될 예정이다. 오바마의 측근들..

GM·크라이슬러 연내 파산 현실화되나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구제금융 법안이 11일(현지시간) 상원 표결에 부쳐지지 못한 채 무산됐다. 구제안이 최종 무산될 경우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 자동차 ‘빅3’가 파산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밤 미국 상원에서 민주당이 내놓은 140억 달러 규모의 자동차산업 구제법안 논의는 결렬됐다. 상원은 전날부터 이 법안을 놓고 자동차 빅3 경영진, 전미자동차노조(UAW) 등과 함께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내년 빅3 노동자 임금을 대폭 줄이고 복지후생도 축소할 것을 요구했으나 UAW는 거부했다.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 상원은 법안을 계속 논의할지를 표결에 부쳤다. ..

아마존 지킨 브라질 원주민

'지구의 허파’ 아마존 삼림 개발에 맞서 ‘숲 지키기’에 나선 브라질 원주민들이 주정부와 농장주들을 상대로 마침내 승리했다. BBC방송 등은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대법원이 북부 호하이마에 있는 ‘하포사 세라 두 솔 보호구역’의 면적을 줄여달라며 농장주들과 주 정부가 낸 소송을 기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11명의 판사들 중 8명이 기각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공식 판결은 내년 초 이뤄질 예정이다. 카를로스 아이레스 브리투 수석재판관은 “이 결정에 당혹스러워할 사람도 있겠지만 브라질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판결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원주민 측 변호사인 호에니아 바티스타 데 카르발류는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우리 땅을 침범하려는 사람들을 영구히 막을 방법을 찾기 위해..

오바마의 '무지개 내각'

미국 버락 오바마 차기 정부가 10일 에너지·환경정책을 책임질 인사들을 확정지었다. 이번 인선안에는 노벨상을 받은 중국계 물리학자와 레즈비언 환경전문가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에는 보건의료개혁을 맡을 보건장관과 백악관 의료부문 개혁책임자들이 발표됐다. 취임을 6주 앞둔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오바마의 인선은 화려하고 다채롭기 그지없다. 오바마는 10일 에너지장관에 물리학자 스티븐 추(60)를 임명할 예정이라고 AP통신 등이 민주당과 정권인수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계 이민 2세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추는 로체스터대와 UC버클리대를 졸업하고 벨 연구소에서 일했다. 레이저로 원자를 냉각시켜 붙잡아두는 연구를 통해 199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으며, 90년대..

'자동차 차르' 무슨 일 하나

미국 자동차 산업의 운명은 ‘자동차 차르(czar·황제)’의 운명에 달렸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 자동차 빅3의 구제 방안을 놓고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향후 자동차 업체들의 기업경영을 감시·감독할 총책임을 누가 맡을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AP통신은 9일 “백악관과 의회는 빅3 구제방안을 시행에 옮기기 위해 상설 감독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신설 기구를 이끌 인물이 차르와 같은 권한을 쥐고 자동차 업계의 생사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의회는 150억 달러 규모의 자동차 구제법 초안을 백악관에 이송했다. 이에 따라 구제법안 처리는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의회는 빅3가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고 생존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