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아마존 지킨 브라질 원주민

딸기21 2008. 12. 12. 23:24
728x90
'지구의 허파’ 아마존 삼림 개발에 맞서 ‘숲 지키기’에 나선 브라질 원주민들이 주정부와 농장주들을 상대로 마침내 승리했다.

BBC방송 등은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대법원이 북부 호하이마에 있는 ‘하포사 세라 두 솔 보호구역’의 면적을 줄여달라며 농장주들과 주 정부가 낸 소송을 기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11명의 판사들 중 8명이 기각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공식 판결은 내년 초 이뤄질 예정이다.
카를로스 아이레스 브리투 수석재판관은 “이 결정에 당혹스러워할 사람도 있겠지만 브라질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는 판결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원주민 측 변호사인 호에니아 바티스타 데 카르발류는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 “우리 땅을 침범하려는 사람들을 영구히 막을 방법을 찾기 위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포사 세라 두 솔은 베네수엘라, 가이아나와 접경한 산악 밀림 지역이다. 브라질 연방정부는 2005년 이 일대 1만5000㎢ 삼림을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러자 보호구역 주변 200여개 쌀 농장 주인들과 호하이마 주정부는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보호구역을 여러 토막으로 잘라 면적을 줄일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곳에 살아온 1만9000여명의 원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환경단체들도 원주민들 편에 섰다. 배운 것, 가진 것 없는 원주민들이 돈많은 농장주들과 주정부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대법원은 원주민들 편에 섰다. 이번 소송은 자연상태에서 전통적인 생활양식대로 살고자 하는 아마존 원주민들의 권리를 인정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브라질에는 488개의 인디언 보호구역이 있다. 총 면적은 전체 국토(약 850만㎢)의 12%에 이르는 102만㎢다.

국립인디언보호기금에 따르면 이 보호구역들 안에는 123개 부족이 원시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확인된 부족 외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종족들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에는 페루 접경지대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원시 부족을 포착한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번 소송은 개발론자들과 원주민들 간에 벌어진 100건이 넘는 다른 소송들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