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10일 에너지장관에 물리학자 스티븐 추(60)를 임명할 예정이라고 AP통신 등이 민주당과 정권인수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계 이민 2세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추는 로체스터대와 UC버클리대를 졸업하고 벨 연구소에서 일했다. 레이저로 원자를 냉각시켜 붙잡아두는 연구를 통해 199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으며, 90년대 후반부터는 바이오연료와 태양에너지 연구에 집중해왔다. 스탠포드대 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에너지부 산하 국립 로런스버클리 실험물리학연구소 소장으로 일해왔다. 그를 발탁한 것은 화석연료 의존을 낮추고 21세기형 ‘녹색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오바마의 에너지정책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는 백악관에 환경정책보좌관직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연방환경청(EPA) 청장을 지낸 캐럴 브라우너(53)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에너지분야 정권인수 작업을 맡아온 브라우너는 오바마와의 정책적 교감이 매우 뛰어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차기 행정부에서 이른바 ‘에너지 차르(황제)’로서 막강한 권한을 갖고 관련분야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EPA 청장에는 브라우너 밑에서 일했던 환경관료 리사 잭슨이 지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를 입었던 뉴올리언스 저지대 빈민가 출신인 잭슨은 EPA의 첫 흑인 여성 청장이 될 전망이다. 오바마는 또 백악관에 ‘환경의 질 개선 위원회’를 만들고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던 로스앤젤레스 부시장 낸시 서틀리를 임명하기로 했다. 미국 언론들은 서틀리가 동성애자인 점을 들어 “백악관이 당파와 인종·성별은 물론 성적 취향에서도 다양성을 보여주게 됐다”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11일 시카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톰 대슐 전 상원의원을 보건장관에 지명했다. 외교안보팀, 경제팀, 환경·에너지팀, 보건의료팀의 틀이 모두 짜인 셈이다. 아직 미정인 것은 내무장관과 국가정보국장(NID)과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내무·정보분야, 주택·노동·교육·수송·농업장관과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백악관·내각 인선은 경력으로 보나 출신으로 보나 어느 정부 때보다도 화려하고 다양하다. 퍼스트레이디 출신 국무장관(힐러리 클린턴)에 하버드대 총장을 지낸 경제자문역(로런스 서머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사령관을 지낸 국가안보보좌관(제임스 존스)에 노벨상을 받은 에너지장관까지 탄생하게 됐다.
인종적으로는 ‘무지개 내각’이라 할 정도로 다양하다. 추가 에너지장관에 등용되면 오바마 내각에는 일본계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 지명자와 함께 2명의 ‘아시아계 각료’가 활동하게 된다. 법무장관 지명자 에릭 홀더는 흑인, 국토안보부 장관 지명자 재닛 나폴리타노는 이탈리아계, 상무장관 지명자 빌 리처드슨은 니카라과·스페인 혼혈 히스패닉이다. 재무장관 지명자 티머시 가이트너는 짐바브웨·인도·태국에서 자라고 중국과 인도에서 일한 다국적 배경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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