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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차르' 무슨 일 하나

딸기21 2008. 12. 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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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산업의 운명은 ‘자동차 차르(czar·황제)’의 운명에 달렸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 자동차 빅3의 구제 방안을 놓고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향후 자동차 업체들의 기업경영을 감시·감독할 총책임을 누가 맡을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AP통신은 9일 “백악관과 의회는 빅3 구제방안을 시행에 옮기기 위해 상설 감독기구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신설 기구를 이끌 인물이 차르와 같은 권한을 쥐고 자동차 업계의 생사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의회는 150억 달러 규모의 자동차 구제법 초안을 백악관에 이송했다. 이에 따라 구제법안 처리는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의회는 빅3가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고 생존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긴급 자금지원을 구조조정 이행 여부와 연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은 여전히 자동차업체 구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법안을 무사히 통과시키기 위해서라도 구조조정을 강제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의회에서 법안이 예정대로 통과되면 자동차업체들은 오는 15일 첫 긴급 자금지원을 받게 된다. 백악관과 의회는 이른 시일 내 업체들의 구조조정을 관리감독할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어 내년 1월1일부터 가동시킬 계획이다.

이 기구를 이끌 '자동차 차르'는 자동차 회사들에 1억 달러 이상의 금융지원을 제공할 때 구조조정 실적을 보아가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당초 민주당 초안에는 2500만 달러를 기준으로 비토권을 주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업체들은 "자동차 회사에 2500만달러는 껌값"이라며 기준 금액을 올리자고 로비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감독관이 비토할 수 있는 규모를 1억달러로 올린 건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시작부터 로비에 좌우된 꼴이다.)
차르는 또 기업들의 대출 상환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 역시 막강한 권한이다. 정부와 의회는 자동차 회사들에 7년간 돈을 빌려주되 5년은 5%의 낮은 이자, 나머지 2년은 9%의 이자를 부과하려 하고 있다. 원칙은 이렇고, 구체적인 대출 상환일정은 차르가 맡아 조절하게 된다. 차르는 경영진-노조-채권단-주주-딜러-납품업체 등의 서로 다른 요구를 중재하는 일도 맡는다. 그리고 월 2회 의회에 구조조정-구제 과정을 보고한다. 아마도 내년 2월 15일이 '중간심사' 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르가 누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당초 미국 언론들은 9·11 테러 희생자 보상기금 지급 심사를 맡았던 케네스 파인버그 변호사를 거론했다. 파인버그는 베트남전 고엽제 피해자 소송과 석면 피해 노동자들의 피해보상 소송, 2차 대전 강제노역 피해자 소송 등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주요 소송들에 참여해 중재자로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오바마 측과 긴밀한 관계인 민주당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지낸 폴 볼커 같은 사람이 '자동차 차르'를 맡아야 한다고 말하며 언론보도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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