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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크라이슬러 연내 파산 현실화되나

딸기21 2008. 12. 12.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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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구제금융 법안이 11일(현지시간) 상원 표결에 부쳐지지 못한 채 무산됐다. 구제안이 최종 무산될 경우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 자동차 ‘빅3’가 파산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밤 미국 상원에서 민주당이 내놓은 140억 달러 규모의 자동차산업 구제법안 논의는 결렬됐다. 상원은 전날부터 이 법안을 놓고 자동차 빅3 경영진, 전미자동차노조(UAW) 등과 함께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를 보지 못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내년 빅3 노동자 임금을 대폭 줄이고 복지후생도 축소할 것을 요구했으나 UAW는 거부했다.
합의안 도출에 실패한 상원은 법안을 계속 논의할지를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찬성 52표, 반대 35표로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국가에 커다란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라며 표결 결과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GM은 무산 소식이 전해지자 성명을 내고 “매우 실망스럽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구조조정을 지속할 수 있도록 모든 옵션(선택지)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극심한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GM과 크라이슬러가 올해를 넘기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백악관은 “의회가 (자동차 산업을 살릴) 행동을 보여주는 데 실패한 것은 실망스럽다”며 금융산업 구제예산으로 책정된 7000억 달러 중 일부를 자동차 빅3 지원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현재 경제상황은 몹시 취약해서 자동차업체 파산 같은 충격을 흡수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극심한 레임덕으로 인해 백악관의 계획이 실행에 옮겨질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AP는 전했다.


법안이 무산됨으로써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빅3의 생사는 경각에 달렸다. 특히 GM과 크라이슬러는 연내 파산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안을 밀어붙였지만 결국 통과시키는 데 실패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도 하기 전에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민주·공화당과 빅3 경영진,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이날 상원 표결 전 140억달러 규모의 구제법안을 놓고 11시간에 걸친 협상을 벌였다. 공화당은 노조에 내년도 빅3 임금을 ‘일본 자동차회사 수준’으로 줄이고, 퇴직자 의료보험·연금 등 복리후생도 축소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미 2011년까지의 임금 협상이 끝났기 때문에 재협상은 할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퇴직자 복리후생 비용까지 합친 GM의 시간당 노동자 임금은 69달러이고, 도요타는 48달러다. UAW는 “전체 미국 자동차산업 노동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9.78달러로 일본 업체들보다 높지 않다”며 위기의 원인을 노조에 돌리는 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회사들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다. 10일 퓨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빅3 지원에 찬성하는 사람은 39%에 그쳤다. 상당수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진 데는 이같은 여론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치 매커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빅3의 위기는 그들 스스로 만든 것”이라면서 “그들이 쓰러지는 걸 보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지만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이 딜레마를 풀기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의 ‘마지막 카드’로 여겨져온 자동차 구제법안이 부결되자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내일 아침 월가를 보는 것이 두렵다”는 말로 충격을 드러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도한 법안을 공화당이 부결시킨 것은 무책임하다”고 질타했다. 펠로시 의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에 빅3에 대한 단기 금융지원 방안이라도 찾아볼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FRB는 아직까지 자동차산업에 끼어들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칼 레빈 민주당 의원은 “법안을 살릴 ‘플랜B(비상계획)’는 대통령 뿐”이라며 백악관의 드라이브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극심한 레임덕에 빠진 부시 대통령이 공화당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공화당 협상 대표이던 밥 코커 의원은 이번에 부결된 법안보다 강도높게 자동차 3사의 구조조정을 강제하는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협상에 들어간다 해도, 문제는 ‘시간’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GM과 크라이슬러는 올해를 넘기기 힘들다”고 보도했다. GM은 매달 20억달러씩 현금이 줄고 있다. 포드는 당장 정부 지원을 받아야할 처지는 아니지만 곧 자금 압박에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빅3 파산이 현실화되면 대규모 실업 사태가 불가피하다. 빅3의 미국 내 고용인원은 23만9000명이며, 3000여개 납품업체 고용인원도 73만명에 이른다. 뉴욕타임스는 “이미 디트로이트의 하청업체들에한파가 몰아치고 있다”며 “이들에게는 올 연말이 ‘악몽의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시 대통령과 함께 구제법안을 밀어붙인 오바마에게도 법안 부결은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오바마는 표결 직전인 11일 오전 “더이상의 실업사태를 막기 위해 애써달라”며 법안 통과를 의회에 당부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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