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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의 ‘수상한 GPS’]프랑스 기습한 네덜란드···에어프랑스 놓고 벌어진 ‘항공전’  

네덜란드 정부가 에어프랑스-KLM 주식을 매입해 프랑스 정부와 비슷한 14%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프랑스-네덜란드 기업이 합쳐져 탄생한 이 거대 항공회사의 미래를 놓고, 양국 간 ‘항공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면에는 프랑스 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네덜란드의 불신, 프랑스의 ‘오만함’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 기습당한 프랑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달 26일 공식 성명을 내고 “에어프랑스-KLM 지분을 14% 갖게 됐으며 이는 시가 7억4400만유로 어치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2004년 프랑스 항공회사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의 KLM이 합병한 이후 15년이 됐지만 프랑스의 지분은 14.3%인데 반해, 그동안 네덜란드 지분은 한참 못 미쳤다. 네덜란드 정부가 보유해온 것은 KML 지분 5..

[구정은의 ‘수상한 GPS’]시리아에 남을 미군 200명, 사막에서 무얼 할까  

“200명은 남겨 두겠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와의 싸움에 ‘승리’했다면서 시리아에 들어가 있던 미군을 모두 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모두 철군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일자 한걸음 후퇴했습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이 시리아에 미군 200명 정도를 잔류시키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를 했습니다. ‘200명 잔류’ 계획은 그 통화 직후에 발표됐습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평화유지를 위한 200명가량의 소규모 그룹이 당분간 시리아에 남을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당분간’이 얼마 동안일지, 어디에 남아 무슨 일을 하게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

[구정은의 '수상한 GPS']'영국판 광주학살' 런던데리, 브렉시트 이후의 미래는

런던데리.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 벨파스트 다음으로 큰 도시다. 이웃한 아일랜드까지 포함하면 아일랜드 섬에서 네번째로 주민이 많은 도시다. 예전 이름은 ‘도이레’이고, 흔히 사람들은 ‘데리’라 부른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숱한 지명들처럼 영국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앵글로화’한 이름이다. 아일랜드 말로 도이레는 ‘떡갈나무 숲’을 가리키는 것이었지만 데리로 바뀌었고 1613년 영국 왕 제임스1세 때 그 앞에 ‘런던’이 붙었다. 당시 데리를 점령하고 식민사업을 할 때 런던의 큰손들이 돈을 댔기 때문이라고 한다. 데리냐 런던데리냐 인구 8만5000명의 소도시 데리는 이름에서부터 곡절이 많았다. 시의 ‘헌장’에서 공식적으로 도시명을 런던데리라 적시했지만 400년이 지나도록 이곳 사람들은 해협 건너..

토니 주트, '포스트워 1945~2005'

연초에 김두식 교수님의 을 어마어마하게 재미있어 하면서 읽었는데 정작 정리를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하나도 아는 내용이 없던 것들이라 어느 부분을 어떻게 정리해놓아야 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두번째로 읽은 책은 어마무시한 책. 토니 주트의 (조행복 옮김. 플래닛)다. '전쟁의 잿더미에서 불확실한 미래로 뛰어든 유럽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한마디로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유럽사를 망라한 것이라 보면 된다. 두 권으로 돼 있는데 모두 합해 각주와 옮긴이의 말을 빼고도 1351쪽. 두께도 두께이지만 내용이 진짜 방대하다. '전후 시대'라 규정한 1945~1953년까지를 다룬 1부에서는 전쟁의 유산이 유럽의 전후질서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특히 냉전의 고착화 속에 미국이라는 압도적인 존재에 ..

딸기네 책방 2019.02.11

[구정은의 ‘수상한 GPS’] 미 정보기관 연례보고서, ‘중국’ 언급이 85차례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이 29일(현지 시간) ‘세계위협평가’ 연례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북한 핵 위협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기조보다 ‘위협적으로’ 평가한 반면, 이란의 ‘핵 야심’은 사실상 중단된 걸로 봤고 이슬람국가(IS) 같은 극단주의 테러조직의 위험성 또한 상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모저모로 트럼프의 기조와 엇갈리는 것들이 많다는 점을 미국 언론들은 집중해서 보도했습니다. ATA로 불리는 이 보고서는 2006년부터 매년 만들어 공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여러 정보기관들이 모아온 정보들을 분석·정리한 것으로, 국가정보국장이 상원 정보위원회에 보고하는 형식을 취합니다. 9·11 뒤 생겨난 ‘국가정보국장’ DNI는 보통 국가정보국장이라 합니다만, 이 영어약칭 자체가 그 인물의 직책을 말하..

[기협칼럼] 불과 글, 기자와 글

뉴미디어로 뉴스의 형태가 바뀌면서 신문기자들도 영상을 고민하고, ‘인터랙티브’한 ‘콘텐츠’를 고민해야 한다. 20여 년 동안 글을 쓰는 것으로 먹고살았지만 글이 아닌 무언가 다른 형태로 생각을 내놓는 것에 아직 나는 익숙하지 않다. 글이 아닌 무언가를 깊이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렇다 해서 딱히 ‘글쓰기’를 놓고 고민을 해본 적도 없는 것 같다. 내가 말하는 ‘고민’은 대학 시절 일본 적군파 다미야 다카마로가 책에 썼던 것처럼 ‘일주일 동안 잠도 자지 않고 밥도 먹지 않으면서 생각하는’ 행위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글쓰기를 치열하게 고민해본 적도 없고, ‘글쟁이’라든가 ‘글을 쓰는 걸 업으로 삼은 사람’이라는 인식도 없다. 신문기자이지 작가나 시인은 아니니까. 그렇게 나는 기자의 글과 시인의 글 사이에 분..

[구정은의 ‘수상한 GPS’] 에어비앤비와 이스라엘, 플로리다와 ‘쿠바 유대인’  

숙박 공유 회사인 에어비앤비와 이스라엘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발단은 지난해 11월 에어비앤비가 팔레스타인에 있는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촌’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었다. 에어비앤비는 집 가진 사람들이 ‘호스트’가 돼서 자기 집을 숙소로 등록해 숙박객을 받는 플랫폼 기업이다. ‘정착촌’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해 유대인들이 살게 만든 마을들을 가리킨다. 이스라엘 동쪽, 팔레스타인 영토인 요르단강 서안에 이런 정착촌들이 산재해 있다. 이스라엘은 그 마을들을 잇는 도로를 만들고 팔레스타인인들이 지나다니거나 우물을 파는 것까지 통제하며 사실상 점령을 계속하고 있다. 1967년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서안과 동예루살렘에 만든 정착촌에 현재 이스라엘 국적자 60만명이 산다. 이스라엘은 올들어서도 요르단..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국과 중국의 ‘콩 전쟁’  

지난해 12월 13일, 중국 상무부가 미국산 대두를 수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 해 7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격화된 뒤 처음으로 중국이 미국산 콩을 사들이기로 한 것이었다.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2019년 1월 1일부터 40%에서 15%로 한시적 인하한다는 것과 함께 발표된 중국 측의 화해제스처였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소동 와중에 나온 조치이기도 했다. 트럼프에게 준 ‘선물’ 미국 농무부의 스티브 센스키 부장관은 중국이 대두 113만톤을 구매하기로 했다면서 “큰 걸음(great step)”이라 묘사했다. 그러면서도 “예년엔 3000만~3500만톤을 사갔었다”면서 추가구매를 압박했다. 미국 대두수출협회도 중국 곡물회사 시노그레인과..

[사라진, 버려진, 남겨진] ‘쓰레기 책’이 보여주는 21세기 지구의 민낯

[프레시안 books] 구정은의 전홍기혜 기자 2018.12.25 12:13:13 ‘쓰레기 책’이 보여주는 21세기 지구의 민낯 (구정은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에 대해 저자는 ‘쓰레기 책’이라고 말한다. 문화일보와 경향신문에서 국제부 기자로 오랫동안 일해온 저자는 그간 써온 국제 뉴스들을 기반으로 ‘버려지고 잊혀지는 모든 것들’에 대한 책을 썼고, 출판사 편집자와 둘이 이 책을 ‘쓰레기 책’이라고 불렀다고 에필로그에서 밝혔다. 나는 이 책이 21세기 지구별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생각한다. 십수년 넘게 국제 뉴스를 취재해온 기자인 저자가 스스로 밝힌 ‘마이너한 감성’으로 찾은 사라지고, 버려지며, 남겨진 지구 곳곳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국제 뉴스와는 결이 다르다. 트럼프와 시진핑과 메르켈, 또는 ..

연말은 해마다 온다

뭐 했다고 벌써 12월이냐. 일기 따위 안 쓴지 오래. 그래도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 뭐라도 남겨볼까 싶어서.생활의 기록이라기보다는 올해를 마감하면서 스마트폰 달력에 넣어둔 일정들. 12월의 첫날인 토요일에는 반포 할리스에서 '쇼크독트린' 모임.올해를 따사롭게 해주신 두 분과 독서를 빙자한 수다.모처럼의 '노는 일요일'이었던 2일에는 요니 데리고 아이파크몰에서 쇼핑.쇼핑력 떨어지는 우리 모녀. 타미힐피거에서 롱패딩 하나 샀다.살까말까 몹시 고민했으나(쇼핑이나 여행에서 나는 극심한 결정장애가 온다) 옷 한벌로 엄동설한을 두려움 없이 지낼 수 있다는 생각에. 그나마 롱에 가까운 패딩 한 벌이 힐피거데님 것인데 어쩌다 보니 같은 브랜드 것을 또 샀네. 예전의 패딩은 일본 살 때 가와사키 라조나몰에서 매우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