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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밝혀라” “누구 맘대로” 소송전 들어간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트럼프  

“대선에 나서려면 세금기록부터 공개하라.” 2016년 대선 캠페인 때부터 줄기차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괴롭혀왔던 요구다. 지금까지 트럼프는 ‘꿋꿋이’ 세금기록 공개를 거부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져, 내년 대선 캠페인의 복병으로 등장할 판이다. 민주당이 집권한 캘리포니아주가 민주·공화당 대선후보 예비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세금기록을 반드시 공개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이에 반발해 캘리포니아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서, ‘트럼프 대 캘리포니아’의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와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7일(현지시간)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반환받은 소득세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캘리포니아주 법이 “위헌적”이라며 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

[201904]카오슝, 보얼예술특구

또다시 게으른 대만여행기. 타이베이에는 3번 가봤는데 카오슝과 타이난은 처음이었다. 여기 숙소가 정말 좋았는데 다음에 소개하기로 하고. 숙소에서 꽤 먼 줄 알고 오전 일찍 나섰으나 생각보다 너무 가까웠던 보얼예술특구. 옛 부두를 아기자기한 카페와 상점들로 개조한 곳. '옛 부두=아기자기한 카페와 상점들로 개조'는 만국공통인 듯. 쪼마난 전철이 있는데, 그렇다고 트램은 아니고. 그냥 세 칸짜리 짧은 전철. 그게 오가는 길에 잔디와 꽃이 이쁘게 깔려 있다. 보얼예술특구 자체가 그리 크지 않지만 그나마 카오슝에서 볼만한 곳은 거기뿐. 하지만 예상보다 재미있었다. 대만 여행은 언제나 '소소하게' 재미있다. 예술특구에서 볼만한 것은 잼난 그림들. 예술특구와 이어진 곳에 철도박물관이 있다. 철도기지가 있었던 곳인지..

에드워드 글레이저 '도시의 승리'

도시의 승리 에드워드 글레이저. 이진원 옮김. 해냄 읽은 지 몇 달이 됐는데 이제야 정리. 새로운 스타디움이나 경전철 시스템, 컨벤션 센터, 주택사업 같은 대규모 건설 사업을 추진하면 도시가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그릇된 상상을 하는 관리들이 너무나 많다. 러스트벨트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욕구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공공정책은 가난한 '장소'가 아닌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 쇠퇴하는 도시의 대표적 특징은 경제 규모에 비해서 주택과 인프라가 과도하게 많다는 점이다. 주택과 인프라 공급은 많은데 수요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 더 많은 건물을 짓기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건물 중심으로 도시를 개편하려는 어리석은 행동은 도시는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교훈을 우리에게 상..

딸기네 책방 2019.08.07

[뉴스 깊이보기]베이다이허에 던진 트럼프의 폭탄...환율전쟁 옮겨간 미-중

팃포탯.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경제전쟁의 무대가 무역에서 환율로 번졌다. 5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하자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버렸다. 1994년 이후 25년 만이다. 지난 6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만나 타협책을 모색했던 ‘오사카 휴전’은 37일만에 깨졌다. 물 건너간 타협 5일에서 6일 사이, 홍콩과 베이징과 워싱턴은 숨가쁘게 돌아갔다. 중국 당국이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7위안에 거의 가깝게 올려서 고시하자 홍콩 역외시장에선 순식간에 심리적 저지선이라던 7위안 선이 무너졌다. 중국은 이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중부 농업지대에 타격을 입히는 조치였다. 그러자 미국 재무부는 중..

[구정은의 '수상한 GPS']'총기 성소' 되겠다는 마을, 총기협회와 싸우는 블룸버그

니들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콜로라도 강변, 모하비 사막 변두리에 있는 이곳은 오래 전부터 모하비 원주민들의 거주지였고 지금은 5000명가량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미국에서 잇달아 대형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지면서, 니들스에서 벌어지는 총기 옹호론자들의 ‘작은 전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탄환을 사려는 이들의 신원조회를 의무화하고 고성능 탄창을 소지할 수 없게 한 강력한 총기규제법이 2016년 발효된 뒤, 총기 소유를 지지하는 니들스 주민들은 주 정부의 규제를 피할 방법을 찾느라 분주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캘리포니아 내에서 ‘총기의 성소’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니들스 의회는 주 규제법이 자기네 지역에선 적용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 의회와 주 정부에 요청했다. “총기의..

위안화 달러당 7위안 대...‘환율 전쟁’ 옮겨붙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5일 오전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한때 7.1010위안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역내 시장에서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7위안대에서 형성됐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5월 이후 11년만이며 2010년 홍콩 역외시장이 개설된 이후로는 처음이다. 미국과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평가절하해 환율로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나왔으나, 7위안대로 떨어지는 시점은 다음달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5일 오전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당 위안 기준환율을 6.9225위안으로 예상보다 높게 고시하면서 ..

텍사스, 버지니아, 플로리다...미국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들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튼에서 연달아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엘패소 총기난사범은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고, 데이튼 사건 범인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두 사건뿐 아니라 올해 미국에서는 총기난사가 하루 평균 한 건 넘게 발생하고 있다. 워싱턴의 비영리기구 ‘총격아카이브’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4일까지 벌어진 ‘대량 총격’(mass shooting), 즉 공격자를 제외하고 4명 이상이 총에 맞은 사건이 모두 251건 일어났다. 무차별 총기난사가 벌어질 때마다 총기 규제론이 고개를 들지만 여전히 뚜렷한 성과는 없다. 미국에서 그동안 벌어진 대형 총격사건들을 정리해본다. 라스베이거스 콘서트장 총기난사 2017년 10월 1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의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는 ‘루트 91 하..

보스턴고사리

보스턴고사리. 12년 전 이사할 적에 여동생이 선물해준 초록둥이. 그 후로 집을 여러 번 옮겼지만 이 녀석들은 끈질기게 우리 집에서 살고 있다. 여러 화분이 모두 고르게 살아남은 것은 아니고, 처음에 들어온 화분 3개 중 하나만 살았다. 그런데 거기서 계속 번식을 시켜 늘 고사리 화분이 서너개는 초록 뿜뿜을 하고 있다. 학명은 Nephrolepis exaltata라고 한다. 딱 보면 고사리같이 생겼다. 원산지는 아메리카 대륙인데 따뜻하고 습한 곳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그런데 왜 하필 '보스턴' 고사리일까. 위키피디아의 설명으로는, 보스턴 가는 길에 생긴 변종 때문이라고 한다. 이 종은 원래 이파리더미(한 줄기에서 작은 잎사귀들이 갈라져나가는 '엽상체')가 곧게 서 있는데, 1894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201904] 타이난, 안핑의 오래된 골목들과 나무 집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해진 대만 여행. 여동생과 둘이 간 첫 여행. 아주아주 편하고 좋았음. 돈도 매우 적게 들었다!!! 목적지는 카오슝과 타이난. 지금 올리는 사진들은, 타이난의 안핑라오제(安平老街 안핑 옛거리)에서 찍은 것들. 타이난 시내에서 택시를 타고 가면 된다. (이것도 tip이라고 쯔쯔;;) 대단한 볼거리는 없다. 날은 더웠다. 뭐 그래도 참을만 했다. 나는 더위에 강하니까. 소소하게 돌아다니면서 골목골목 구경하는 게 재미있었음. 안핑라오제의 명소(?)인 안핑수옥. 원래는 덕기양행이라는 회사 건물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나무에 잡아먹힘. 캄보디아의 따프롬 사원이 생각난다. 원래는 자세하게 쓰려고 했는데 여행 다녀온 지 석달이 넘으니 다 까먹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단순해진다는 것이야말..

[구정은의 ‘수상한 GPS’] 블랙호크다운과 트럼프 시대의 인종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의 흑인 여성 의원을 비난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대규모 집회에서 ‘유색인종’ ‘여성’ 정치인들을 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외친다. 그 와중에 난데없이 26년 전의 ‘블랙호크 다운’이 도마에 올랐다. 1993년, 모가디슈의 미군들 발단은 미네소타주 연방 하원의원 일한 오마(36)가 과거 소셜미디어에 쓴 글이었다. 소말리아 이민자 출신인 오마 의원은 트위터에서 한 저널리스트의 글을 공유하면서 1993년 소말리아에서 벌어진 미군 작전으로 숨진 사람들 ‘수천명’을 언급했다. 오마가 글을 올린 건 2017년 10월이었는데, 최근 우익 언론들이 이를 집중 부각시키면서 2년이 지나 역풍을 맞았다. 미국인들은 당시 미군이 소말리아에서 숨진 사실만 기억할 뿐, 군사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