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의 남은 자들 조르조 아감벤. 정문영 옮김. 새물결. 12/31 2023년 여름, 오애리 선배와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를 보고 왔다. 심리적 충격이 너무 커서 스치듯 털어놓기가 쉽지 않다. 보스니아의 스레브레니차를 다녀오고 나서 며칠 뒤 아우슈비츠에서 또 엄청난 충격을 받고 나니 숨이 막혀왔다. 둘이서 “앞으로 10년 동안 제노사이드는 생각지 말자”고 했는데, 아무래도 마음의 정리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이 책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이 책이 그 해의 마지막 책으로 기록됐다. 오래도록 잡고 있었으니까. 적을 것들도 많고 되새겨 사유해야 할 것들도 많은데 사실 잘 되지 않는다. 이해하지 못한 것들 투성이이고, 어떤 것은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나뿐 아니라 어쩌면 모든 인류가 이해하지 못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