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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유럽의 홍해 작전

미국과 영국이 예멘 해안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후티는 1990년대 명망 높았던 종교 지도자 바드르 알딘 알후티의 이름을 딴 것. 독재정권 시절 차별받던 지방부족의 투쟁단체. 아랍의봄 뒤 독재정권 물러나고 새 정부 구성 권력 공유하기로 해놓고 새 대통령이 약속을 어김→ 후티는 다시 반군이 됨 후티 반군은 사나와 홍해 해안선을 포함한 예멘의 북서부 지역을 장악. 예멘 인구의 대부분이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후티 반군은 세금을 징수하고 화폐를 발행하는 사실상의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예멘 정부는 남부 항구 아덴에. - 후티의 군사력은 실제로 얼마나 될까. 옛날엔 군사력이라 할 것이 별로 없었는데 이란 지원으로 무장 확대+사우디가 침공하면서 오히려 강화..

케네스 월츠 ‘인간 국가 전쟁’

인간 국가 전쟁 케네스 월츠, 정성훈 옮김, 아카넷. 3/9 월츠의 국제정치이론을 작년에 다시 읽었지만 처음 읽었을 때는 마찬가지로 어려웠다. 하지만 월츠의 은 훨씬 재미있다는 박상준 교수님의 말씀에 넘어가 이 책을 사서 읽음. 실제로 훨씬 재미있었다. 이른바 '민주평화론‘이라고 잘못 이름 붙여진 주장 의 근거를 살펴보고, 그 타당성을 검증해볼 것이다. 나는 개입주의적 자유주의자들과 개입주의에 반대하는 자유주의자들을 명확히 구분한 뒤, 오늘날 미국의 대외정책 입안자들이 빈번히 무시하고 있는, 개입주의적 자유주의자들의 성향 속에 숨겨진 위험에 대해 경고하였다. 평화는 전쟁을 위한 가장 숭고한 대의로 탈바꿈될 수 있으며, 만약 민주주의를 평화지향적 국가 형태 중의 하나라고 본다면 여타의 국가들을 민주정으로 ..

딸기네 책방 2024.03.09

에릭 홉스봄 ‘역사론’

역사론 에릭 홉스봄. 강성호 옮김. 민음사. 2/24 홉스봄 책을 읽는 김에 ‘역사론’도 꺼내 들었다. 읽다만 흔적이. 책을 오래 오래 읽기는 해도 다 끝까지 읽는데, 이 책은 대체 언제적에 읽다 만 것인지. 나는 역사가가 실재를 탐구한다는 견해를 강하게 옹호한다. 역사가는 확정된 사실과 꾸민 이야기 사이를, 증거를 필요로 하고 증거에 근거한 역사적 진술과 그렇지 않은 진술 사이를 근본적으로, 아주 중점적으로 구분하면서 시작해야 한다. 비록 시작했을 때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상대주의는 법정에서 쓸모가 없는 것처럼 역사에서도 쓸모가 없다. 만약 독자들이 피고석에 앉게 된다면 실증적인 증거에 호소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포스트모던적 변호 방침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죄인을 변호하려는 변..

딸기네 책방 2024.02.24

[구정은의 '현실지구']나이지리아 떠나는 셸

나이저(니제르) 강. 아프리카 서부 국가인 나이지리아와 니제르의 어원이 된 강이다. 4200킬로미터를 흐르는 이 강이 대서양의 기니만과 만나는 곳에 비옥한 삼각주가 펼쳐진다. 니제르 델타, 농업의 풍요로움보다는 세계적인 유전지대로 이름 높은 곳이다. 영국 에너지회사 셸을 비롯해 다국적 에너지기업들이 장악해왔던, 토착민들에게는 마음 아픈 땅이기도 하다. 그런데 셸이 니제르 델타 지대의 땅 위에서 벌여온 사업을 접기로 했다. 아프리카뉴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달 육상 부문(onshore) 에너지 탐사와 채굴을 맡아온 ‘나이지리아 셸 석유개발회사(SPDC)’를 매각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사들이는 쪽은 르네상스라는 이름의 컨소시엄이다. 이들에게 먼저 13억 달러를 받고, 셸이 자회사에서 받아야 할 돈 1..

[라운드업] 2024 미국 대선 정리

올해 세계에 80여개국에서 선거가 실시된다. ‘수퍼 선거의 해’. [기자협회보] 2024년, 미국과 아시아의 선택은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세계의 이목이 가장 많이 쏠리는 것은 11월 미국 대선 미국 대선이 치러질 때마다 언론들은 ‘미국 대선 어떻게 치러지나’를 소개한다. 4년마다 이런 해설이 되풀이되는 이유, 미국 대선이 복잡하기 때문. 1.어떻게 치러지나 1) 유권자 우리나라는 모든 성인 시민에게 투표권이 있고, 누구든 자동으로 유권자가 된다. 미국에서는 유권자 등록을 한 사람만 투표를 할 수 있다. 그래서 투표하기 너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연방 차원에서 2002년 제정된 미국 투표지원법, 우편으로 유권자 등록하고 운전면허 번호나 사회보장번호 제시하지 못하면 신분증 요구. 2000년대 중반부터 애리..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브래드 스톤 지음. 야나 마키에이라 옮김. 21세기북스. 2/3 상반기 안에 추수밭에 넘길 책을 써야 해서 사읽었다. 2012년까지의 상황만 나오기 때문에 아쉽긴 하지만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사실상 베조스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베조스의 캐릭터와 결합된 아마존이라는 기업의 우여곡절 성장기를 그리고 있다. 역시나 베조스의 성격 및 가치관과 이어진 ‘검소함’ 문화와 착취적 성격을 계속 놓치지 않았고, 특히 뒷부분은 시장 지배자가 된 아마존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출발한 싹수 있는 스타트업들을 어떻게 위협하고 목 졸라 인수해버렸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아마존의 사내 관습은 매우 특이하다. 회의에서 파워포인트나 슬라이드 프레젠테이션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

딸기네 책방 2024.02.04

[구정은의 '현실지구'] 파타고니아의 중국 기지

멀리 아르헨티나의 남쪽 끝 파타고니아에 직경 35미터의 접시안테나가 서 있다. 에스파시오 레하노(Espacio Lejano) 우주기지, 중국 우주항천국이 운영하는 시설이다. ‘미국 턱밑’ 중남미 들어선 중 우주기지 중국은 2015년 말 인민해방군 개혁 때 사이버 전쟁과 우주 관련 임무를 맡는 전략지원부대(PLASSF, 中国人民解放军战略支援部队)를 신설했다. 이 부대가 외계우주 탐사 네트워크(CLTC)를 운영하고 있는데, 주된 업무는 위성 발사와 통제다. 그 일환으로 아르헨티나와 2014년 협약을 맺어 남극 근처에 2평방킬로미터의 땅을 빌렸고, 중국 국영 교통건설(CCC)이 기지를 지었다. 50년 동안 토지를 쓰는데 세금 면제 혜택까지 얻어냈다. 중국은 기지 설비와 통신망 등, 천체망원경 등을 갖추느라 5..

조르조 아감벤, <아우슈비츠의 남은 자들>

아우슈비츠의 남은 자들 조르조 아감벤. 정문영 옮김. 새물결. 12/31 2023년 여름, 오애리 선배와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를 보고 왔다. 심리적 충격이 너무 커서 스치듯 털어놓기가 쉽지 않다. 보스니아의 스레브레니차를 다녀오고 나서 며칠 뒤 아우슈비츠에서 또 엄청난 충격을 받고 나니 숨이 막혀왔다. 둘이서 “앞으로 10년 동안 제노사이드는 생각지 말자”고 했는데, 아무래도 마음의 정리는 해야 할 것 같아서 이 책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이 책이 그 해의 마지막 책으로 기록됐다. 오래도록 잡고 있었으니까. 적을 것들도 많고 되새겨 사유해야 할 것들도 많은데 사실 잘 되지 않는다. 이해하지 못한 것들 투성이이고, 어떤 것은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나뿐 아니라 어쩌면 모든 인류가 이해하지 못할..

딸기네 책방 2024.01.17

2023년 읽은 책

1. 불의 기억 1, 2, 3.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박병규 옮김. 따님. 1/13 2. 대서양의 두 제국. 존 H 엘리엇. 김원중 옮김. 그린비. 1/19 3. 수탈된 대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박광순 옮김. 범우사. 2/9 4. 칼리반. 로베르토 페르난데스 레타마르. 김현균 옮김 그린비. 2/13 5. Factfulness. Hans Rosling. FLATIRON BOOKS. 2/18 6. 문화적 냉전, CIA와 지식인들. 프랜시스 스토너 손더스. 유광태, 임채원 옮김. 그린비. 3/20 7. 아랍의 봄. 구기연 외.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3/27 8. 유럽중심주의. 사미르 아민. 김용규 옮김. 세종출판사. 5/5 9. 신의 은총을 넘어서. 마이클 그린. 장휘, 권나혜 옮김. 아산정책연구원. 5/..

스티븐 핑커 <지금 다시 계몽>

지금 다시 계몽 스티븐 핑커. 김한영 옮김. 사이언스북스. 12/29 핑커의 책은 대체로 다 보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 책도 구입. 그런데 언어학자, 인지과학자로서의 핑커를 보여주는 은 재미있었는데 부터는 너무 ‘모든 것 평론가’로 간 느낌. 그렇다 해서 딱히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들 대부분에 동의한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안 읽어도 될 것 같다.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장밋빛 안경을 끼고 본다는 사실을 오래 전에 발견했다. 자신은 이혼, 해고, 사고, 병, 혹은 범죄의 희생양이 될 확률이 일반 사람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론 연구자들은 이것을 낙관주의 간극(Optimism Gap)이라고 부른다. 20여 년 동안 좋을 때도 있고..

딸기네 책방 2023.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