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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도즈, <지정학>

지정학클라우스 도즈. 최파일 옮김. 교유서가. 3/4지정학이라는 용어/학문의 역사를 알고 인식의 범위를 넓히는 데에 도움이 됨. 지정학은 세 가지 특징을 포함한다. 첫째, 지정학은 공간과 영토에 대한 영향력과 권력의 문제를 다룬다. 둘째, 지정학 은 세계정세를 이해하는 데 지리적 틀을 이용한다. 인기 있는 지리적 모형으로는 '세력권(sphere of infuence)', '블록(bloc)' '뒷마당(backyard) '인접국(neighbourhood)', '주변국(near abroad)' 등이 있다. 셋째, 지정학은 미래지향적이다. 지정학 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근본적으로 불변하기 때문에 일어날 법한 국가 행위에 관한 통찰을 제공한다.-14나는 지정학이라는 용어를 이해하는 두 가지 근본적 방식을 제안하고자..

딸기네 책방 2025.03.04

[구정은의 '수상한 GPS'] AfD와 세계의 '극우 바람(?)'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2위로 떠올랐다. ‘AfD의 약진’이라는 말 자체가 이제는 구문이 된 느낌이다. 2013년 4월 창당 이래 이 정당은 선거 때마다 약진을 거듭했다. 그럼에도 이번에 세계가 놀란 것은, 이들이 집권마저 노릴 수 있는 문턱에 도달했기 때문일 것이다. AfD를 이끄는 알리스 바이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프랑스의 마린 르펜,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거기에 덧붙여 한국의 윤석열 등등. 이들을 통칭해서 ‘극우파’라 부를 수 있다면, 세계는 가히 ‘극우 정치의 중흥기’다. 유럽이 파시즘으로 달려가던 1930년대와 비슷하다 말하는 이들도 있다...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배터리 전쟁>

배터리 전쟁루카스 베드나르스키. 안혜림 옮김. 위즈덤하우스. 2/28개개인의 주도권과 자유 시장을 특징으로 하는 미국식 자본주의가 석유 산업에 흔적을 남겼듯이, 공동의 노력과 수뇌부에서 지정한 우선 순위가 중요한 아시아식 자본주의는 세계로 뻗어나가며 배터리와 리튬 산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리튬 이온 배터리는 일본 기업 소니에서 최초로 상용화했고 일본이 핵심 부품 생산에서 여전히 확실한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은 배터리 기술이 정점을 찍기 전부터 대대적인 전기자동차 보급에 나섰다.실제로 중국에는 산업계와 소비자들을 위한 전반적 체계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 모든 단계가 중국 국경선을 넘지 않고 이루어진다. 이렇게 완성된 배터리들은 아마 외국인은 들어본 적도 없을 여러 전기자동차 브랜드에 공급..

딸기네 책방 2025.03.01

[구정은의 ‘현실지구‘]민주콩고, 르완다, 트럼프의 미국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광산을 탐내면서 채굴 이익을 요구, 제국주의적 약탈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프리카 중부 드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은 오히려 트럼프 정부를 향해 “우리 자원을 사가라”고 요청했다. 중앙정부와 반군, 그리고 이웃한 르완다가 깊이 얽혀 최악의 분쟁 지역이 돼버린 콩고 동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아프리카 대륙 중동부의 대호수 지대(great lakes region)에는 미국의 5대호처럼 다섯 개의 거대한 호수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키부(Kivu) 호수다. 표면적이 2700km2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가 해발 1500미터에 펼쳐져 있다. 북쪽에는 멸종위기 마운틴고릴라를 비롯한 야생동물..

키세스 시위대와 남성 청년들의 극우화

* 한국어판 2025년 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2025년 1월 서울 한남동, 탄핵 절차에 들어간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시위대가 구호를 외친다. 바로 근처에서 ‘대통령 사수’ ‘좌파 척결’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남성들의 목소리와 대비되는 ‘키세스 시위대’다. ‘이쪽’ 시위대에서 눈에 띄는 것은 형형색색 응원봉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 언론에 보도된 젊은 여성들이다. 방한용 은박 비닐로 몸을 두른 모습이 키세스 초콜릿처럼 보인다 해서 그런 별명이 붙었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만세(다시 만난 세계)’에 맞춰 몸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는 여성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의 탄핵 표결을 이끌어낸 여의도 대규모 시위에서도 유독 2030 여성들은 눈에 ..

[구정은의 '현실지구'] 중국 경제, 트럼프가 아니라 시진핑이 문제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게 현금 유동성이 너무 부족해서, 건설회사와 가구 업체들에게 돈을 못 줘 미분양 아파트로 빚을 갚는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제는 지방 정부들이나 공기업들 사이에서도 미납요금이나 부채를 아파트로 지불하는 일이 늘고 있다.  일례로 중국 서부 신장의 가스 공급업체는 공기업들이 체납한 약 1억8000만 위안(약 360억원) 어치의 가스 요금을 장차 완공될 아파트 260채로 받기로 했다. 이 아파트 단지는 ‘프랑스식 주거 시설’을 표방하면서 중심 도로에 ‘샹젤리제 거리’라는 이름까지 붙였는데 사업이 예상대로 안 되면서 돈줄이 마른 것이다. 더 희한한 일도 있다. 구이저우 성에서는 지역 경찰서 세 곳이 2012~2015년 안면인식 및 CCTV 모니터링 시스템을 깔았는데..

박진빈, <백색국가 건설사>

백색국가 건설사. 박진빈. 앨피전작 와 문제의식이 이어져 있으면서, 논지는 훨씬 명확하다. 짧지만 재미있다. 이 책 먼저 읽고, 게리 거스틀의 를 읽고,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미국을 좀 더 긴 시간적 관점에서 바라 보면 좋을 것 같다. 여전히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그것은 이러한 개혁의 시대가 미국이 제국주의 국가로 등장한 시대와 겹친다는 점이다. 어떻게 진보적 개혁이 제국주의와 같이 갈 수 있다는 말인가? 미국에서 혁신주의 개혁의 시기가 제국주의 시대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국내의 빈민과 노동자 복지 문제를 고민하던 시대에, 미국인들은 어떻게 외국에 대한 식민화 정책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이러한 의문은 당시 혁신주의자들 가운데 다수가 제국주의자였으며, 거의 대부분 전쟁을 지지..

딸기네 책방 2025.01.25

[구정은의 ‘수상한 GPS‘] 태국, 동성결혼 합법화…정치적 민주화와 ‘관용‘

태국에서 1월 23일부터 동성 결혼이 허용됐다. ‘결혼평등법’은 이미 통과됐고, 2024년 9월 24일 왕실 승인을 받았다. 이 법에 맞춰서 내무부가 ‘가족 등록에 관한 규정’을 새로 만들어서 왕실 관보에 게재했다. 방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내무부 가족등록규정(No.4) BE 2568(2025)은 남성과 여성, 아내와 남편 같은 표현들을 ‘사람’ ‘약혼자’ ‘배우자’ 등으로 교체했으며 태국인들은 전국의 혼인 등록 부서와 세계 94개국 태국 대사관, 영사관에 혼인신고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법 발효를 앞두고 동성 결혼 등록을 준비하며 리허설까지 했다고 한다.  '동성 결혼' 혹은 '시민 결합' '시민파트너십' 등 여러 형태를 포괄해, 동성 간의 법적 결합을 합법화한 나라는 태국을 포함해 세계 38개국에..

아인슈타인과 괴델

올해 첫 책은 (월터 아이작슨. 이덕환 옮김. 까치)였는데 긴 것에 비해 재미가 덜했다.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같이 걷는 장면이 맨 뒤에 나오길래 이어서 읽어야지 하고 (짐 홀트. 노태복 옮김. 소소의책)를 펼쳤는데, 진짜로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함께 걷는 얘기가 아니라 그냥 제목만 비유적으로 저렇게 잡은 거였다. 물리학이라기보다는 수학 이야기에 더 가까운데, 재미있을 수 있었으나 뒤에 문화비평스러운 것을 붙여놔서 김이 샜다. 하지만 사진으로 올린 아래 구절 같은 거는 재미있었다. 하이젠베르크 불확정성과 괴델 불완전성의 관계를 궁금해하는 건 넘나 당연하지만, 그걸 직접 괴델에게 물어봤다가 쫓겨났다니. ㅎㅎ 만일 하이젠베르크에게 물어봤으면 뭐라고 대답했을까?세 번째 책은 (짐 배것. 박병철 옮김. 반니)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