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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같은 아소 탄광’ 일제 강제 징용 광부들의 신음

“돼지우리 같은 숙소에서 먹고 자며 하루 16∼17시간을 일해 한 달에 받은 돈은 20엔이 채 안 됐다. 케이블선에 얻어맞아 생긴 상처에서는 피고름내가 진동했다.” 일제 시절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麻生太郞)의 증조부인 아소 다키치가 세운 아소 탄광 등 일본 탄광에 징용됐던 한인 수난사를 소개한 책이 나왔습니다. 지난 15일 출간된 일본 현대사학자 다케우치 야스토(竹內康人·56)의 은 조선인 광부들의 비참한 삶을 그린 책입니다.다케우치는 일본 정부가 한국에 인도한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 명부를 조사해 2011년 조선인 26만여명의 전시 배치상황을 발표했던 역사학자입니다. 일본의 양심적인 학자들의 단체인 ‘강제동원 진상규명 네트워크’의 회원으로, 1980년대 말부터 고향인 시즈오카 현에서 일제 시기 강..

부토 암살 배후는 무샤라프 전대통령? 파키스탄 '막장 정치극'

2007년 말 파키스탄의 총리를 지낸 여성 정치인 베나지르 부토가 지지 집회에 참석했다가 암살당했다. 당국은 알카에다 등 테러조직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부토 지지자들 사이에선 정적이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당시 대통령의 암살공작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은 사실이었던 것일까. 파키스탄 검찰이 무샤라프를 부토 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현지 일간 ‘돈(DAWN)’은 무샤라프가 20일 부토 피살사건과 관련된 3가지 혐의로 라왈핀디에 있는 반테러재판소(ATC)에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반테러재판소의 하비부르 레흐만 판사는 이날 중으로 무샤라프를 불러 심문할 계획이다. 무샤라프를 기소한 차우드리 아즈하르 검사는 AFP통신에 “무샤라프는 살인, 살인 범죄 음모, 살인 조장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무샤..

‘평화주의’ 日 공명당마저 “집단적 자위권 허용 논의 가능”

그동안 일본 자민당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허용’ 개헌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왔던 연정 파트너 공명당마저 헌법 해석 변경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가 이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자민당의 협의 요구가 있으면 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NHK가 20일 보도했다. 야마구치 대표는 “지금은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헌법을 해석하고 있지만, 이를 바꿀 필요가 있는지, 어떻게 바꿀 것인지,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신중하고도 폭넓게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NHK 화면 캡처 그는 “여당으로서 확실히 논의할 기회가 올 지 모른다”며 정부와 자민당의 요구가 있을 경우 대화를 할 것임을 시..

무슬림형제단 지도자 무함마드 바디에 체포... '85년 역사상 최대 위기'

이집트 카이로 북부 나스르시티의 한 아파트에서 무슬림형제단의 수장 무함마드 바디에(70)가 20일 체포됐다. 시위대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라바광장 바로 부근에서였다. 이집트 소셜미디어들에는 흰 셔츠 차림으로 방탄차량에 실려 어디론가 호송되는 바디에의 체포 장면들이 올라왔다. 이어 현지 위성방송 ONTV는 바디에가 총을 든 경찰 옆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을 내보냈다. 이날 경찰에 끌려간 바디에는 1928년 창설 이래 군부정권의 숱한 탄압을 받아온 무슬림형제단 역사의 산 증인이었다. 지난 16일 아들 암마르(38)를 진압경찰의 총탄에 잃은 바디에는 스스로도 체포되는 처지가 됐다. 투쟁으로 점철된 그의 인생은 이슬람 정치운동과 무슬림형제단의 굴곡을 그대로 보여준다. 바디에는 카이로 북부 산업도시인 마..

“킹 목사 연설 초안엔 ‘I Have a Dream’ 없었다”

1963년 8월 28일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워싱턴의 군중들 앞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며 흑백 차별이 없어진 세상을 역설했다. 킹 목사의 이 연설 50주년을 앞두고 미국에서는 민권운동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행사들이 한창이지만, 정작 이 유명한 구절은 당초 연설문에 들어있지 않았다.킹 목사의 이 연설문 초안을 작성한 클래런스 존스(82)가 20일 미국 CBS 계열 KPIX5 방송에 출연해 반세기 전 역사적인 연설의 후일담을 공개했다. 킹 목사의 연설문을 작성한 클래런스 존스. 사진 USA투데이 그에 따르면 7개 문단으로 구성된 짧은 연설문 초안에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구절이 들어 있지 않았다. 초안 뿐 아니라, 킹 목사가 직접 내용을 추..

[노는 엄마, 노는 딸] 마법의 도시, 마라케시의 골목들

10월 22일 월요일, 둘째 날의 마라케시 아침은 어제 챙겨 넣은 빵과 슬그머니 훔쳐온 우유;;로 호텔 옥상에서 냠냠. 점심은 엊저녁부터 단골(우리 맘대로 ㅎㅎ)된 식당에서. 따진(tagine)이라는 음식. 고기와 올리브, 노랗게 사프란 물들인 감자, 토마토나 레몬, 가지와 콩 따위를 넣고 장독 뚜껑 같은 질그릇에 익혀 내온다. 정말 맛있다! 모로코가 스페인보다 열 배는 좋다며 즐거워한 요니. 골목골목 구경하다가 모로코 특산이라는 아르간 로션 하나 사고, 제마 엘 프나에 있는 카페 드 프랑스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려고 했으나... 유럽 관광객들 같은 '느긋한 포스'가 통 나지 않는다. 나는야 마음 급하고 엉덩이 가벼운 한국 여행자. 우편엽서를 붙이려고 우체국에 갔는데 줄이 길어서 포기. 여기도 온통 웨..

기로에 선 이집트... '범국민 시위'냐, 무슬림형제단의 와해냐

이집트 군·경찰의 강경진압에 밀린 무슬림형제단 시위대는 17일 카이로 시내에 있는 알파트 모스크에 집결해 농성을 벌였다. 조용하던 사원은 시위대의 야전병원 겸 시신 안치소로 변했다. 하지만 곧 경찰이 들이닥쳐 발포했고, 시위대는 줄줄이 체포됐다. 그런데 이날 모스크 봉쇄와 강제해산을 주도한 것은 군이나 경찰이 아니었다. 쇠파이프와 고무 호스를 든 ‘민간인’ 수백명이 모스크를 에워싼 뒤 농성 중인 무슬림형제단 시위대를 공격했다. 뉴욕타임스 기자 카림 파힘은 “이 ‘민간인들’이 현장에 있던 외신기자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취재를 막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군부(정부)에 의해 조직된 것인지, 자발적으로 나선 시민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집트 사태는 ‘군부 대 국민’의 구도로 가느..

日 자위대 ‘네거티브리스트’로 바꿔 활동영역 확대할듯

평화헌법 아래에서 활동이 극히 제한돼 있던 일본 자위대의 운신범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자위대 활동의 금지행위만 정하는 ‘네거티브 리스트’를 만드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적 자위권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설치한 전문가회의가 자위대의 활동범위에 대해 ‘포지티브 리스트’가 아닌 네거티브 리스트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산케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일본 도쿄 신주쿠구의 방위성 청사. /위키피디아 신문은 ‘안전보장의 법적기반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라는 명칭의 이 전문가회의 주요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자위대의 활동범위에 대한 네거티브 리스트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면서 “실현된다면 국제표준에 부합..

이집트 유혈사태, 외교협상이 실패한 이유

지난달 3일 이집트 군부가 ‘48시간의 최후통첩’ 뒤 무슬림형제단 소속의 모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전격 축출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군부 쿠데타인 이 사건을 미국은 ‘쿠데타’로 규정하길 꺼렸습니다. 지난 14일부터 며칠 째 계속되고 있는 이집트의 유혈사태는 이집트 군부(현 정부)와 무슬림형제단 간의 정치적 타협을 중재하는 데 실패한 미국의 ‘외교적 실패’라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미국은 왜 실패했으며, 이집트 정국을 둘러싸고 ‘막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17일 이집트 쿠데타 이후 벌어진 막후의 외교협상을 되짚어보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유럽연합 이집트 특사인 스페인 외교관 베르나르디노 레온과 미국의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이 2주 동안 수차례 이집트를 ..

이집트 군부 키우고 쿠데타 묵인한 미국의 ‘원죄’

이집트 군부쿠데타를 사실상 묵인,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미국이 이집트와의 합동군사훈련을 취소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이집트 군부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오바마는 이날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특별성명을 발표, “이집트 폭력사태를 강력 규탄한다”면서 “이집트는 더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다음달 실시될 예정이던 이집트와의 정례 합동군사훈련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집트 군부와 민주적인 정권 이양을 위해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정부가 지난달 초 벌어진 이집트의 모함마드 무르시 정권 축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