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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내준 무기가 알카에다 손에... 미국의 ‘시리아 고민’

딸기21 2013. 12. 1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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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시리아 반정부진영에 대한 지원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시리아 반정부군에게 내준 군수물자들이 알카에다 계열의 이슬람 극단조직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미 정부가 11일 시리아 반정부진영의 주축인 자유시리아군(FSA)에 지원해주던 장갑차와 야간조명장치, 통신장비 등의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영국도 마찬가지로 지원을 끊기로 했다. 



직접적인 이유는 지난 6일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정부진영 내 ‘알누스라 이슬람전선’이 시리아 북부 바브알하와의 자유시리아군 군수품창고를 접수해버린 일이었다. 시리아 북부는 미국이 밀어주는 온건파 살림 이드리스 장군 휘하의 반정부군에 장악돼 있었는데, 이드리스가 터키에 간 사이 알누스라가 점령해버렸다. 이드리스측 군사령부는 결국 카타르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반정부진영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몰아낸다는 목표 아래 연대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알누스라같은 극단세력이 끼어있어 서방이 골머리를 앓아왔다. ‘미국 무기가 알카에다 손에 넘어갈지 모른다’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미 그 전부터도 극단세력에 무기가 넘어간 정황은 있었지만 이제는 미국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미국은 극단세력으로의 무기유출을 우려해 지금까지도 반정부진영을 제한적으로 지원해왔다. 살상무기가 아닌 비살상용 군수장비만 넘겨주는 식이었는데, 이마저도 결국 중단하게 됐다. 


 

미 국무부는 “일시적인 중단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정부는 반정부진영의 무력투쟁을 도와 아사드 측을 압박하면서, 국제회의 협상을 통해 권력을 이양케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미국은 반정부진영 중에서도 알누스라같은 극단세력은 국제회의에 참석해선 안된다며 막아왔다. 반정부진영 전력의 중심이 알누스라로 이동해버리면 국제회의에 힘이 실릴 리 없다. 


국무부 내 시리아전문가 프레데릭 호프는 뉴욕타임스에 “다음달로 예정된 국제회의 역시 전망은 어둡다”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미국이 아사드를 몰아내기 위해 알카에다와 먼저 협상해야 할 판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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