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최대 도시인 알레포 중심가 타리크 알바브 거리에 28일 오전 ‘통폭탄(barrel bomb)’들이 쏟아져내렸다. 정부군 헬기가 폭발물이 가득 들어있는 통들을 실어다 민간인 거주지역인 이 곳에 떨어뜨린 것이다.
통폭탄들이 떨어진 곳은 청과물 시장이었고, 장보러 온 손님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알자지라방송은 상가 건물들이 부서지고 1채는 완전히 무너졌으며, 수백명이 다치고 최소 25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구호활동가들의 조직인 시리아혁명총위원회(SRCG)는 이날의 공격을 “민간인들을 노린 학살”이라고 표현했다. 영국에서 시리아 민간인피해를 집계하고 있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어린이 2명, 10대 1명, 여성 1명, 언론단체 활동가 1명 등이 숨진 사람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3년 가까이 내전을 치르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은 최근 2주 새 알레포 안팎에서 잇달아 통폭탄 공격을 저지르고 있다. 통폭탄은 드럼통 안에 TNT를 가득 넣은 것으로, 원시적이지만 폭발력은 크다. 정부군은 대공방어는커녕 아무 무기도 없는 민간인 지역에 이런 폭탄을 퍼붓고 있다.
지난 15일에도 알레포와 주변 마을들에 통폭탄을 연달아 투하해 400명 이상이 숨졌다. 정부군은 주거지역에 숨어있는 ‘테러범들’을 노린 폭격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사망자들 대부분은 주거지역에 남아 있던 노인과 여성, 어린이들이었다. 당시의 공격 뒤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에 맞서온 인권운동가 아흐마드 알하지는 “이런 바보같은 살상행위를 당장 금지시켜야 한다”고 세계에 호소했다. 하지만 알레포를 떠나지 않고 반정부 활동을 계속하던 알하지는 28일 공격에 결국 목숨을 잃었다.
시리아의 자랑이던 유서깊은 고도 알레포는 내전 때문에 복구하기 힘들 정도로 부서지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알마디나 수크(구시가지 상점가)와 그랜드 모스크도 파괴됐다. 인권단체들은 정부군과 반정부군이 모두 파괴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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