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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에게 전쟁범죄 책임 있다" 첫 거론

딸기21 2013. 12. 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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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사진)의 ‘전쟁범죄’를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나비 필레이 유엔 최고인권대표가 2일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벌어진 반인도범죄의 책임자로 아사드를 지목했다고 AP통신등이 보도했다. 필레이 대표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3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세계를 돌아보니, 국제 공동체를 뼈아픈 시험대에 오르게 만든 상황들이 있었다”며 시리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정부군과 반정부군) 양측 모두에 심각한 인권침해가 만연했다”며 “(시리아의) 국가원수를 포함한 정부 최고위급에 책임이 있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 전쟁범죄의 책임자임을 명시한 것이다. 



필레이 대표는 시리아 인권상황을 조사한 유엔 특별조사위원회가 만든 인권침해 주요 범죄자 명단을 제출받았지만 신뢰성 있는 조사나 기소가 이뤄질 때까지 명단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아 반정부군과 주변 아랍국들, 서방국들은 계속 아사드의 인권침해와 학살책임론을 들고 나왔지만 유엔 기구 혹은 간부가 아사드의 전범 책임을 직접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과 러시아, 유럽 등의 합의 속에 내년 1월 제네바에서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한 국제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 회의를 앞두고 아사드가 전범으로 사실상 공식 규정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란까지 끌어들여 국제회의를 열고 시리아 과도정부 구성과 대선, 새정부 출범까지의 일정을 짜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아사드 측은 대통령직을 유지한 채 대선에 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반정부군은 아사드를 아예 몰아내고 국제회의에서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엔이 아사드를 전쟁범죄자로 사실상 규정한만큼, 아사드를 국제형사재판소(ICC) 전범재판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리아는 ICC 규약에 가입한 나라가 아닌데다, 반정부군이나 국제사회가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리고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렇다고 전범을 국제회의에 끌어들여 향후 체제를 논의하게 하는 것은 미국과 서방에는 또다른 부담이다. 


아사드뿐 아니라 반정부군 역시 전쟁범죄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 역시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에서는 33개월간의 내전으로 13만명 가까운 이들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중 정부군 사망자가 약 5만명, 반정부군 사망자가 2만8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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