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85세 노인이 이스라엘군이 쏜 최루가스에 숨졌다.
로이터통신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북서부 나블루스 부근에 살던 사이드 자세르 알리라는 85세 노인이 2일 이스라엘군이 쏜 최루가스를 맡고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노인이 거주하던 나블루스 외곽 쿠프르 카둠 마을에서는 팔레스타인 집권 ‘파타’ 창설 49년을 기념해 젊은이들이 모여 축제를 하고 있었다. 이스라엘군 점령부대가 마을에 들이닥쳐 최루가스를 쐈고, 최루탄 한 발이 알리의 집안에 떨어졌다. 알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사망했다. 이로써 알리는 올들어 이스라엘군에 희생된 첫번째 팔레스타인인이 됐다.
이스라엘군은 이 사건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85세 노인의 죽음은 이스라엘의 점령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평화정착이 쉽지 않으리란 것을 보여준다. 로이터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을 코앞에 두고 이런 일이 벌어졌음을 지적했다. 케리는 1일부터 4일까지 이 지역을 방문,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팔레스타인의 마무드 압바스 대통령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케리의 이-팔 방문은 국무장관 취임 뒤 10번째다. 한달이 멀다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찾으면서 3년간 중단됐던 평화협상을 재개하게 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케리의 중재 노력은 번번이 벽에 부딪쳐왔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등 유화제스처를 취하는 척하면서도, 한편에서는 팔레스타인 땅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점령촌)을 계속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충돌이 늘면서, 지난 8월 협상 재개 이후 팔레스타인인 19명과 이스라엘군 4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비트셀렘은 “지난해 서안지구에서 분쟁으로 살해된 사람은 전년보다 3배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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