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미국과 이란은 어떤 사이로 갈까

딸기21 2014. 1. 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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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참 복잡하다. 두 나라 각각, 그리고 두 나라 간의 관계 모두. 어제 워싱턴의 손제민 특파원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면서 머리속으로 좀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이 포스팅은 찾아오시는 분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이라기보다는 내 생각 정리용이라는;;)


곡절이야 앞으로도 많겠고 핑퐁에 줄다리기에 밀당이 고비고비마다 벌어지겠지만, 아무튼 이란 핵협상은 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의회가 계속 이란 제재를 더 해야 한다며 새 제재안을 내놓고,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이란 '화해'를 견제하려 하고 있다. 




여러 차원이 있겠지만, 초단순화해 정리를 해보면 대이란 화해정책을 지지하는 쪽의 생각 층위는


1. 협상을 통해 이란의 '본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이란을 상대로 한 오바마판 '햇볕정책'?)

2. 오바마의 (중동) 외교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으며 

3. 미국의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4. 중동 ‘관리부담’의 상당부분을 이란에 의존하고(시리아 사태의 해결사는 결국 이란 뿐인 듯. 쿵야)

5. 이란 핵협상 성과로 NPT 체제의 균열을 막았다는 것


얼기설기 이런 그림이 만들어진다.


반면 '이란을 더 혼내주자'라는 쪽에 선 사람들(의회 내 강경파들, 우파 싱크탱크들 등)의 생각은 저걸 딱 뒤집으면 될 것같다.


1. 기본적으로 이란의 핵 야심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았고

2. 이란과의 관계개선을 오바마의 개인 업적으로 보는 공화당의 시각에다

3. 미국 등에 업고 역내에서 행세 깨나 하던 이스라엘의 로비, 사우디의 압력 

4. 이란의 부상(곧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약화)이 중동에서 미국의 전략적 우위를 흔들 수 있다는 판단

5. 큰틀에서 NPT 체제의 훼손을 가져오고, 그것이 핵억지력에 바탕을 둔 미국의 패권을 흔들 수 있다는 시각


그래서 이들은 오바마의 대이란 화해조치를 뒤집으려 애쓰고 있다. 제재안이 통과되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오바마가 벼르고는 있지만, 국내정치에 발목 잡혀 이란과의 관계 개선 속도를 늦춰야 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있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란 내부에서도 비슷한 구도로 대미관계 개선을 놓고 찬반 양론이 있을 것이다.


미국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이란의 비둘기파(개혁파)들은 


1. 이란의 체질 변화는 불가피하다(정치경제사회적 '개혁' 모두가 필요한 상황)

2. 제재를 풀고 경제 회복에 나서야 한다

3. 중동 정세에서 이스라엘/사우디 패권 줄이고 이란의 입지 확대

4. 평화적 핵이용 권리 확보


반대로 매파(신정 보수파)들


1. 이란은 강력한 신정국가(핵을 가진?)로 가야 한다

2. '사탄' 미국은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다

3. 중동 내에서 이스라엘/사우디와의 대립은 피할 수 없다

4. 핵 개발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


미국에서 오바마는 공화당과 싸우는 게 힘에 부치지만, 이란의 경우는 상황이 좀 다르기는 한 것같다. 하메네이가 일전에 혁명수비대 앞에서 연설하면서 '핵은 안 된다, 우린 원래 반대였다' 공개적으로 강조한 것이 눈에 띈다. 미국을 틈틈이 욕하는 제스처를 취하고는 있지만, 경제적으로 붕괴 직전이라고. 그래서 강경파들이 수그러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 쓰다보니... 수많은 아이러니들이 물 위로 떠오른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조치가 결국 힘을 발휘해서, 이란을 핵으로부터 떼어놓고 국제사회 복귀로 이끌고 있다는 것인데 정작 실컷 두들겨맞은 이란은 오히려 지금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고 이란 포함 중동을 10년간 두드려팬 미국은 돈 떨어지고 위상 떨어져, 이란에 '중재'를 요청해야 하는 처지다.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이지만, 실상은 이미 이라크전 때부터 예상돼 왔던 것. 이라크를 무너뜨리면 이란이 일어설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아랍의 봄'(으로 인한 사우디와 이집트 친미정권의 몰락)이라는 변수가 생겼고, 거기서 파생돼 시리아 내전까지 일어났다는 것. 


하지만 이 또한 '예고된 아이러니'다. 미국의 패권적인 이라크 침공, 뒤이은 부시의 '중동민주화 구상'(인지 나발인지) 등이 중동의 분노를 촉발시켰으니까. 그런데 이 민주화 바람을 살짝 비껴가는 이란... 미국 주장의 최대 아이러니는, 중동 친미독재국가들과 비교할 때 이란이 가장 '민주적인' 나라라는 것. 쿵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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