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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아직 자네가 말하지 않은 도시가 하나 남아 있네.” 마르코 폴로가 고개를 숙였다. “베네치아.” 칸이 말했다. 마르코가 미소를 지었다. “제가 폐하께 말씀드린 게 베네치아가 아니라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황제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난 자네가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걸 본 적이 없네.” “도시들을 묘사할 때마다 저는 베네치아의 무엇인가를 말씀드렸습니다.” 사흘 동안 베네치아의 골목들을 걸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정처없이 걸어다녔다. 그렇게 돌아다녔건만 내게는 사진 한 장 없다. 지도를 손에 쥐고 있었지만 글자들을 읽을 수는 없었다. 적지 않게 여행을 해보았고, 먼 나라 낯선 도시에서도 길 찾는 것은 늘 쉬웠다. 골목의 이름, 건물의 이름, 사원이나 성당의 이름을 적어두고 되새겨보..

[에어아시아 여객기 실종]사고 기체 해저에 가라앉은 듯… 수색 장기화 우려도

한국인 3명 등 162명을 태운 에어아시아 QZ8501 여객기가 실종된지 하루가 지났으나, 29일(현지시간) 밤까지 추락 흔적을 찾았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자바해에 추락한 것으로 보고 군 함정과 헬기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이고 있으며, 싱가포르·호주·말레이시아 등 주변국들이 지원에 나섰다. 기체가 해저에 가라앉았다면 수색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 3월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 사건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수마트라 벨리퉁 섬 부근에서 수색을 재개했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호주는 선박과 비행기들을 보내 지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바닷속 블랙박..

2014년 가을과 겨울에 읽은 책

49. 희망, 살아 있는 자의 의무- 지그문트 바우만 인터뷰 인디고 연구소 기획. 궁리 9/28 50. 역사는 현재다- 타리크 알리, 올리버 스톤 대담 박영록 옮김. 오월의봄 9/29 51. 새로운 인생오르한 파묵. 이난아 옮김. 민음사 10/5 신비스럽고 재미있다. 52. 어쩌다 보니, 그러다 보니박성제. 푸른숲. 10/12 53. 엔데의 유언 54. 3D 프린팅의 신세계호드 립슨, 멜바 컬만. 김소연, 김인항 옮김. 한스미디어. 10/25 55. 시진핑. 소마 마사루. 이용빈 옮김. 한국경제신문. 10/28소설 보듯 잼나게 후다닥 읽은 책. 시진핑 주석 취임 전, 2010년까지의 상황만 담고 있지만 시진핑 얘기 자체가 정말 재미있다. 더불어 잘 모르던 덩샤오핑 시대 이후 중국의 최근 정치사를 인물 위..

마을로 가는 사람들

마을로 가는 사람들인간도시 컨센서스. 알트. 12/25 인간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보편적으로 갖추어야 할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인간다운 삶이 영위될 수 있을 정도로 도시가 적절한 규모여야 한다. 둘째, 나의 존재감이 희석되지 않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관계가 가능해야 한다. 셋째, 공동체적 사안을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참여와 자치가 보장되어야 한다. 넷째, 사람과 자연이 호혜롭게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어야 한다. 생활이 있는 도시란 확장된 (공공적) 생활세계가 있는 도시를 말한다. 우선 확장된 생활세계는 공간적으로 폐쇄적인 주택단지와 구분되는 열려진 공동체 공간(예, 마을)를 만들어낸다.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와 다른 호혜 및 협동경제(예, 생협), 문화적으로는 상업화된 문화와..

딸기네 책방 2014.12.25

42. 땅 빼앗기고 등 떼밀려 '민족국가' 된 헝가리

42. 트리아농 조약 이후, 1920-1939년의 헝가리 동유럽사에서 틈틈이 등장하는 트란실바니아... 이 지역이 어디인지 대충 감을 잡으시려면 이 '상상여행'의 첫 회, '동유럽이란'을 참고하시고요~ 다뉴브강 유역의 드넓고 비옥한 땅, 트란실바니아는 늘 여러 세력의 먹잇감이 됩니다. 1916년 루마니아인들은 트란실바니아를 공격했다가 소득도 없이 물러섰습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패배를 한 탓에 그들은 통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가 1918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무너지면서 다시 기회를 잡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트란실바니아를 집어삼킨 루마니아 루마니아는 트란실바니아 공국을 공격, 이번에는 큰 저항 없이 점령했습니다. 트란실바니아 공국 안에 있던 루마니아계 민족주의자들이 아예 나라를 루마니아에 갖다 바친 꼴이..

요르단 조종사 IS에 생포...‘격추’ 미스테리  

요르단 전투기가 시리아에서 떨어져 조종사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생포됐다. IS는 자신들이 격추했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은 격추설을 부인했다. 진실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으나, 이라크·시리아 IS 사태가 요르단을 비롯한 주변국들로 확산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통신 등은 IS의 본부가 있는 시리아 동부 도시 라카에 요르단 전투기가 떨어졌으며, IS가 조종사를 생포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이 전투기는 요르단 공군 F16 전투기로, IS 근거지들을 공습하던 중이었다. IS는 웹사이트에 요르단 조종사를 생포했음을 확인하고, “26살의 공군 중위 모아즈 유세프 알카사스베”라고 이 조종사의 신원도 공개했다. IS가 인터넷에 올린 사진에는 조종사로 추정되는 남성이 흰 셔츠 차림으로 ..

인도 북서부에서 소수민족 충돌로 70명 가까이 사망

인도 북동부 아삼주에서 분리주의 반군의 무장공격으로 70명 가까이 숨졌다. 당국의 진압과정에서 보복 공격이 속출하는 등, 유혈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당국은 대규모 충돌을 우려, 이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보로족이 토착민 공격, 60여명 살해 더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들은 아삼주 일대에서 분리독립운동을 벌여온 ‘보로(Bodo)’라는 소수민족 분리주의 게릴라들이 이 지역 거주민인 아디바시(adivasi)들을 공격해 어린이와 여성 등 최소 65명을 살해했다고 24일 전했다. 공격을 가한 것은 ‘보로랜드민족민주전선(NDFB)’이라는 조직에 속해 있는 반군들로, 이들은 23일부터 이틀에 걸쳐 아삼주 코크라지하르, 소니트푸르 등 5곳을 공격해 아디바시들을 학살했다. 아디바시 마을 주민들은 보복으로 ..

미리 보는 2015년

영국 보수당은 5년 만에 정권을 내놓을 것인가. 미국과 중국은 교토의정서 이후의 기후변화 대응체제에 합의할 수 있을까. 에볼라 위기는 언제쯤 끝날까. 중국의 ‘호랑이(거물급 부패관리) 사냥’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인류가 쏘아올린 우주탐사선은 태양계의 끝을 향해 날아가고 있으며, 드론(무인기)은 전쟁무기의 영역을 벗어나 민간 비즈니스로 깊이 파고들고 있다. 2015년에도 지구촌은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내년 한 해의 지구촌을 미리 조망해본다. 교황도 오바마도 ‘아시아 나들이’ 내년 1월1일을 기해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이 출범한다. 러시아는 옛소련에서 독립한 벨라루스·카자흐스탄·아르메니아·키르기스스탄을 묶어 ‘러시아판 유럽연합(EU)’을 창설, 서방에 맞서려 하고 있지만 맏형인 러시아의 경제..

시리아서 정부군 폭격에 어린이들 또 희생  

지난 16일 파키스탄 중서부 페샤와르에서 파키스탄탈레반(TTP)이 학교를 공격, 어린 학생들을 조직적으로 살해해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줬지요. 하지만 4년째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에서 ‘어린이 살상’은 일상처럼 일어나는 일입니다. 알자지라방송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주의 사포한에 정부군이 통폭탄을 투하, 어린이 7명이 숨졌다고 현지 활동가들을 인용해 23일 보도했습니다. 사포한은 알카에다 계열 반정부군 조직인 알누스라전선이 점령한 지역입니다. 정부군은 또 수도 다마스쿠스 부군의 두마(Douma)에 있는 학교를 폭격해 어린이 3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근거지인 중서부 라카에서는 정부군 제트기들이 수차례 학교 등을 공습해 어린이 여러 명이 희생됐습니다. 영국에서 ..

[뉴스 깊이보기]‘비동맹 지위 폐지’, 나토 가입 길 연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가 ‘비동맹 지위’를 폐지하기로 했다.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힘겨운 줄타기를 해오던 우크라이나가 서방 쪽으로 한 발짝 다가서자, 러시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올들어 계속된 우크라이나 위기로 서방과 러시아 간 대립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신냉전’이 한층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23일 비동맹 지위를 폐지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이 지난 18일 제출한 이 법안은 의회 표결에서 재적 의원 450명 중 303명의 찬성을 얻어 압도적으로 통과됐다.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주도하고 유럽 대부분 지역이 포괄된 집단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기 위한 길을 열었다. 앞서 법안을 내놓으면서 포로셴코 정부는 “주권과 영토의 통합성, 독립을 확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