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만에서 관타나모까지, 미국과 쿠바 사이의 관계는 20세기 현대사에서 가장 격렬하고 극적인 드라마였다. 두 나라의 관계는 18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훗날 미국의 6대 대통령이 된 존 퀸시 애덤스는 1819~25년 국무장관을 지낼 당시 쿠바를 “스페인이라는 나무에서 떨어져나온 사과”라 표현했다. 애덤스는 미국이 반 세기 안에 쿠바를 병합해야 한다면서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게 만든 중력의 법칙이 있듯 (미국이 쿠바를 병합해야 할) 정치의 법칙도 있다”고 주장했다. 독립 이후 중남미의 스페인 세력과 대치해온 미국 입장에서 ‘스페인에 맞서온 쿠바’는 서반구의 거점으로 삼을만한 후보지였다. 1881년 당시 미 국무장관 제임스 블레인도 “멕시코만의 열쇠인 이 풍요로운 섬이 만일 스페인으로부터 벗어난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