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고갱 작품이 3200억원...그럼 <모나리자>는 얼마?

딸기21 2015. 2. 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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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차려입은 두 소녀가 풀밭에 앉아 있다. 한 소녀는 귀 뒤에 꽃을 꼽고 있고, 또 다른 소녀는 서양식 드레스를 입고 있다. 남태평양 섬 타히티의 소녀들을 그린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의 1892년작 <나페아 파아 이포이포(언제 결혼하니)>는 매력적인 두 소녀의 표정과 화려한 색감으로 세계적인 유명 작품이 됐다. 이 그림이 최근 세계 미술품 거래에서 기록을 세웠다. 무려 3억달러(약 3260억원) 가까운 금액에 경매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고갱의 이 작품이 스위스 바젤에서 진행된 비공개 경매에서 3억달러에 근접한 가격으로 팔렸다고 5일 보도했다. 작품은 바젤미술관이 50년 가까이 임대해 전시해왔다. 경매를 중재한 미술품 중개상 루돌프 슈타이셸린은 한 가문이 소유하고 있던 이 작품이 거래된 사실을 확인했으나, 원 소유주가 누구였고 낙찰가가 얼마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매를 지켜본 사람들은 3억달러 가까운 금액에 낙찰됐으며, 카타르 쪽에서 사들였다고 전했다.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의 1892년작 <나페아 파아 이포이포(언제 결혼하니)>

카타르 정부는 현대미술가 마크 로스코와 데미안 허스트 등의 작품들을 비싼 값에 근래 잇달아 사들었다. 도하의 카타르박물관 측은 고갱 작품을 매입했느냐는 문의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3억달러 가까운 가격에 거래된 것이 사실이라면, 고갱의 이 작품은 미술품 거래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운 셈이 된다. 이전까지 가장 높은 값에 팔린 것은 2011년 4월 거래된 폴 세잔의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로 2억5900만달러에 매매됐다. 역시 카타르 정부가 비공개 경매로 사갔으며, 그려진 시기도 고갱 것과 비슷한 1892~93년이다. 3위는 파블로 피카소의 <꿈>으로 2013년 1억5500만달러에 팔렸다. 

폴 세잔의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

파블로 피카소의 <꿈>


4위는 미국 추상주의 화가 잭슨 폴록의 <No.5, 1948>(1억4000만달러), 5위는 1997년 사망한 네덜란드계 미국 현대미술가 빌렘 데 쿠닝의 1953년작 <여인III>(1억3750만달러)이다.


다만 비공개로 개인 간에 거래되는 작품이나 암거래되는 것들은 가격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순위는 매매가가 어느 정도 알려진 작품들에 한한다. 낙찰가나 낙찰 추정가가 알려진 작품들의 가격을 현재 시점의 가치로 환산해봐도 이번 고갱 작품 경매가격은 역대 1위다.

엄청난 값에 거래되는 미술작품들은 거의 모두 19세기 이후의 것들이다. 세상이 다 아는 더 유명한 고전시기 작품들은 많지만 18세기까지의 것들은 대부분 각국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어 거의 매물로 나오지 않는다. 

잭슨 폴록의 <No.5, 1948>

빌렘 데 쿠닝의 1953년작 <여인III>


만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시장에 나온다면 값이 얼마일까.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이 작품을 팔 리는 없지만, 보험료를 통해 추정할 수 있다. <모나리자>는 1962년 보험 가입 때 이미 1억달러로 감정가가 매겨져 기네스북에 올랐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지금은 7억8000만달러가 넘을 것이라는 추정치가 지난해 11월 나오기도 했다.


이 작품 외에 다빈치의 작품들이 1960년대에 비싼 값에 거래된 적도 있지만 이례적인 경우였고, 세계 미술품 시장에 초고가 시대가 열린 것은 1980년대였다. 이런 흐름을 주도한 것은 일본 미술품 수집가들이 선호하는 반 고흐의 작품들이었다. 미국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과 피카소의 작품들도 수집가들의 지갑을 여는 단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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