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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뇌제에서 푸틴까지, 크렘린의 역사

미국 대통령 혹은 미국 정부를 ‘백악관’이라 칭하고 미국 국방부를 ‘펜타곤’이라고 부르고 한국 대통령과 정부를 때로는 ‘청와대’라 부르듯, 건물이 곧 대명사가 되곤 하지요. 프랑스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다고 하면 외신에서는 ‘엘리제궁은 ~라고 말했다’고 쓰고, 영국 총리의 경우는 ‘다우닝가 10번지’라는 주소를 대명사로 쓰기도 합니다. 잘 알려진 대로 크렘린은 러시아의 대통령, 혹은 옛 소련 시절에는 서기장이나 공산당 정부를 가리키는 호칭이었지요. 냉전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 크렘린은 비밀의 온상(?) 혹은 무언가 알려지지 않은 일이 벌어지는 곳이라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원래 크렘린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예전 러시아의 도시들에 있던 요새를 가리켰다고 합니다. 요새에 주거시설 등이 붙어 있는 일종의 복합..

46. '체코슬로바키아'라는 나라

46. 1920-1939년 체코슬로바키아와 뮌헨 나라는 물론이고 나라 '이름'도 생겨났다 사라지지요.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잇달아 해체되고 탄생하던 시기가 생각납니다. 어릴 적 제가 학교에서 배웠던 이름들, 유고슬라비아, 체코슬로바키아, 소련 같은 이름들은 사라지고 그 나라들은 여러 조각으로 갈라졌습니다. 그 중 '체코슬로바키아'라는 나라 이야기입니다. 베르사유 강화조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이런 나라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나라는 역사적으로 존재한 적이 없었고, 문화적 전통이나 선례(先例)도 없었습니다. 열강들은 보헤미아-모라비아와 슬로바키아의 국경을 합쳐서 국경선을 그었지만 보헤미아-모라비아와 슬로바키아는 최소한 10세기 이전에 갈라졌고 이후 한 나라였던 적이 없었습니다. 45. 베르사유 조약으로 형..

일자리 없는 젊은이, 세계 7억명... 경제침체의 최대 희생자

지난 9일 튀니지의 ‘국민4자대화기구’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4년여 전 ‘재스민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튀니지 민주화 혁명을 촉발시킨 것은 한 청년 노점상의 분신 자살이었다. 먹고살 길이 막힌 청년층의 분노는 독재권력을 몰아낸 힘이 됐다. 하지만 튀니지는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외국인 전사가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혁명은 성공했지만 청년층에게 여전히 일자리는 없고, 좌절한 이들은 극단주의에 눈을 돌린다. 튀니지는 지금 세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거리를 보여준다. 바로 청년실업이다. 지난 13일 세계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침체의 최대 희생자이자 저성장 시대의 가장 큰 불안요인이 될 청년 일자리 문제를 진단한 보고서를 내놨다. 올해 세계의 15~29세 인구는 사상..

평화 논의에 여성 목소리 늘려야...유엔 결의안  

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아이들과 여성들이다. 특히 극단조직 이슬람국가(IS)의 여성 ‘성노예화’와 학대에서 보이듯, 여성들은 성적·육체적으로 직접 공격을 받는 대상이 되곤 한다. 하지만 분쟁을 끝내고 평화를 구축하는 정치협상 과정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일은 극히 적었다. 유엔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적인’ 조치를 취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3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여성들이 평화구축 프로세스에 포함돼야 한다고 규정한 안보리 결의안 1325호 개정안을 공식 발표했다. 15년 전 채택된 이 결의의 개정안은 안보리의 분쟁 논의에서 여성의 권리와 여성들의 상황을 고려하고, 필요에 따라 이슈로 삼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 총장은 개정안..

‘여우 잡아먹는 여우’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상

영국 런던의 자연사박물관이 주최하는 2015년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상’은 ‘여우를 잡아먹는 여우’를 찍은 캐나다의 아마추어 사진작가에게 돌아갔다. 런던 자연사박물관은 13일 웹사이트(nhm.ac.uk)를 통해 캐나다 사진작가 돈 구토스키가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 사진은 사촌 격인 북극여우를 잡아먹고 있는 붉은여우의 모습을 생생히 포착, 야생에서 벌어지는 삶과 죽음의 교차를 담았다. 아래는 수상작들.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작가상 수상작 . 캐나다 허드슨만의 와푸스크 국립공원에서 붉은 여우가 북극여우를 사냥, 잡아먹고 있다. 여우가 여우를 사냥하는 일은 흔치는 않지만 서로의 사냥 영역이 겹쳐질 때에는 간혹 이런 일이 벌어진다. Photograph: Don Gutosk..

[뉴스 깊이보기]미군, 하늘에서 무기 투하...시리아 전황 바꿀 수 있을까

미군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와 싸우는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떨어뜨려줬다. 말 그대로 하늘에서 땅으로, 무기를 떨궈준 것이다. 반정부군에 무기를 내줬다가 혹여 극단세력에 흘러갈까봐 직접적인 지원을 꺼려왔던 미국이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리아·이라크 IS와의 전투를 지휘하는 미군 사령부의 스티브 워런 대변인은 11일 미 공군이 C17 수송기를 이용해 탄약을 낙하산에 매달아 반군에 공수했다고 12일 밝혔다. 미군은 구체적으로 어느 지점에 무기를 투하했는지는 밝히지 않은 채, 무기를 받은 집단의 지도부가 ‘충분히 검증’됐다고만 밝혔다. 그는 이 조직이 ‘시리아아랍연합군(SAC)’이며 4000~5000명 규모의 병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군 관리에 따르면 공급된 물자는 탄환과..

'위로금' 준다지만...아프가니스탄 사람들 목숨값은

2009년 9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소속된 독일군이 탈레반을 공습한다며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에 미사일을 퍼부었다. 이 공습으로 179명이 숨졌는데 그 중 최소한 100명 이상이 아이들과 여성들을 비롯한 아이들이었다. 독일 언론들은 2차 세계대전 이래 독일군이 저지른 최악의 학살이라고 보도했다. 비판이 쏟아지고 독일 정부가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사건을 축소하려던 정부의 움직임을 폭로한 군 비밀보고서가 언론에 보도됐고,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결국 당시 국방장관이 사임하고 합참의장도 옷을 벗었다. 독일은 사망자가 나온 86가구에 5000달러(약 600만원)씩을 일괄지급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5억원 조금 넘는 돈을 쓰고, 독일 정부는 피해자들로부터 “다시는 문제 삼지 않는다”는 각서까지..

올 노벨평화상에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아랍의 봄’에 영예  

아랍의 봄 이후 튀니지 민주주의 건설에 결정적 역할을 한 대화체인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가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깜짝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 이 기구가 “2011년 자스민 혁명 이후 튀니지에 다원적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며 “내전 직전까지 몰렸던 튀니지는 (아랍의 봄 이후) 수년만에 헌법 시스템에 기반한 정부를 구축하고 성별과 종교, 정치신념에 관계없이 모두의 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튀니지는 2011년 봄 세계를 흔든 ‘아랍의 봄’의 시발점인 ‘자스민 혁명’이 일어난 곳이다. 한 노점상 청년의 분신으로 시작된 시위는 민주주의를 향한 전국적인 저항으로 번졌고, 지네 벤 알리 독재정권이 끝내 무너졌다. 혁명은 이웃한 이집트와 리비아, 뒤..

달라이 라마 "내가 마지막 될 수도"

“중국은 나를 여전히 정치지도자로 보지만 나는 영적인 지도자다. 내가 마지막 달라이 라마가 될 가능성도 있으나 걱정하지는 않는다.” 오랜 세월 중국 당국의 핍박을 받아온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80)가 지난 6일 영국 런던에서 미국 CNN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포와 인터뷰를 하면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자신이 마지막 달라이 라마가 될 수도 있지만, 티베트 불교의 역사는 달라이 라마를 정점으로 한 종교 지도체제의 역사보다 훨씬 뿌리가 깊다는 점을 강조했다. “티베트 불교는 달라이 라마가 없어도 잘 이어질 것”이라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티베트의 벽지에서 태어난 그는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하고 한달 만인 1950년 11월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됐다. 다음달로 티베트 불교의 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