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혹은 미국 정부를 ‘백악관’이라 칭하고 미국 국방부를 ‘펜타곤’이라고 부르고 한국 대통령과 정부를 때로는 ‘청와대’라 부르듯, 건물이 곧 대명사가 되곤 하지요. 프랑스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다고 하면 외신에서는 ‘엘리제궁은 ~라고 말했다’고 쓰고, 영국 총리의 경우는 ‘다우닝가 10번지’라는 주소를 대명사로 쓰기도 합니다. 잘 알려진 대로 크렘린은 러시아의 대통령, 혹은 옛 소련 시절에는 서기장이나 공산당 정부를 가리키는 호칭이었지요. 냉전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 크렘린은 비밀의 온상(?) 혹은 무언가 알려지지 않은 일이 벌어지는 곳이라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원래 크렘린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예전 러시아의 도시들에 있던 요새를 가리켰다고 합니다. 요새에 주거시설 등이 붙어 있는 일종의 복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