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미국 항공모함이 4척으로 늘어났다. 임무에 들어간 항모 수가 늘어난 것은 2012년 이후 4년만이다. 러시아와 중국에 맞서 지중해·남중국해에서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뉴스는 지난 4일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있던 로널드 레이건 호가 출항함으로써 미 해군 4개 항모전단이 동시에 배치된 셈이 됐다고 7일 보도했다. 앞서 1일에는 미 동부 버지니아주 노포크의 모항에 있던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호가 지중해 동부로 이동배치됐다.
로널드 레이건 호
해리 S. 트루먼 호는 이미 지중해 동부에서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 격퇴작전에 참여하고 있고, 존 C. 스테니스 호는 남중국해에 배치돼 있다. 현재 미군이 운용 중인 항모는 모두 10척이다. 항모들은 거대한 덩치만큼이나 운용 비용이 많이 들고 수리·보수 기간이 길기 때문에 40%가 임무수행에 들어간 것은 이례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현재 칼 빈슨 호와 조지 워싱턴 호는 미국 서부와 동부 해안의 모항에서 점검을 받고 있다. 노포크의 조지 H. W. 부시 호는 이달 중 작전훈련을 거쳐 올해 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해군은 이번 동시배치가 ‘특별한 위기’에 대해 대응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항모 배치는 미국의 안보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지표여서 눈길을 끌지 않을 수 없다. 해군 관계자는 “글로벌 군사력 관리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만 설명했지만,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군은 중동 지역 군사작전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 5함대의 순항보다 지중해 6함대의 체류 기간을 늘릴 계획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말 시리아 IS와 반정부군을 공격하기 시작하면서 지중해 동부 시리아 근해에 구축함 등을 배치했다. 미군은 이에 맞서 걸프(페르시아만)에 있던 트루먼 호를 이동시켰고, 트루먼 호는 2일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중해로 들어갔다.
태평양의 스테니스호는 이미 1월 중순에 배치됐다. 미군은 인도양-아라비아해-페르시아만으로 이어지는 서태평양 순항의 일환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남중국해에서 오랜 시간 머물렀다. 중국을 겨냥한 배치인 셈이다.
미 해군 항모 4척이 동시에 배치된 것은 근 4년 만이다. 2012년 8월부터 11월 사이에 9주 동안 동시 배치된 적이 있다. 이후 미군은 막대한 운용 예산을 줄이기 위해 배치된 항모 수를 줄였다. 지난달 해군은 미 의회에 항모 배치예산이 8억4800만달러(약 9800억원) 부족하다고 보고했다. 그럼에도 이번에 항모 배치를 늘린 것은 ‘상징적인 효과’ 때문이라고 디펜스뉴스는 분석했다.
미국은 현재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에서 두 척의 항모를 추가로 건조하고 있다. 제럴드 R. 포드 호는 2017년, 존 F. 케네디 호는 2020년쯤 취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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