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버려야 할 잘못된 생각이 있는데, 철학자는 모든 것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철학자는 텔레비전에 밤마다 출연해 현재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 받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진정한 철학자는 중요한 문제들이 무엇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문제들을 제기하는 사람인 것이다." (15~16쪽) 알랭 바디우와 슬라보예 지젝의 대담집인 (민승기 옮김. 도서출판 길)를 읽었다. 읽으면서 바디우의 말에 밑줄을 쫙쫙 그었는데 정리해야지 해놓고 미적미적거리다 이제야 긁어다 놓는다. 이 대담은 이라크전이 세계의 관심사였던 2004년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는 조금 시차가 있다. 하지만 바디우의 말은 대체로 주옥같다. 반면 지젝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