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 갈라(MET Gala)’는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매년 봄 여는 패션 행사다. 패션의 본고장인 뉴욕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행사 중의 하나로 꼽힌다. 지난 2일(현지시간) 열린 이 행사에서 단연 시선을 사로잡은 사람은 영국 출신 배우 엠마 왓슨(26)이었다.
왓슨이 선보인 옷은 검은 어깨끈에 상의 부분은 흰 색이고, 검은 바지 뒤로 검은 천을 늘어뜨린 드레스였다. ‘메탈’ 기조의 현대적인 의상들이 이번 메트 갈라에 많이 등장한만큼, 스타일만으로 이 드레스를 유독 특이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 드레스의 특징은 스타일이 아닌 소재에 있었다.
친환경을 내세운 디자인회사 에코에이지와 캘빈클라인이 함께 만든 이 옷은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해 뽑아낸 섬유로 제작됐다. 지퍼는 재활용품이고, 상의 안감은 유기농 면으로 만들었다. 어깨끈은 유기농 실크다.
왓슨은 4일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올려 이 옷에 쓰인 재료들을 설명하면서 “플라스틱은 지구를 오염시키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다. 창의성과 기술, 패션이 합쳐져 쓰레기로 드레스를 만들어 입을 수 있게 됐다. 이 아름다운 드레스는 모든 부분에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담았다. 계속 다시 입을 수 있는 것들이 정말로 아름다운 것들이다”라고 썼다.
영화 <해리 포터>의 허마이오니 그레인저 역할로 스타가 된 왓슨은 스크린을 넘어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환경과 인권, 여성평등을 위해 싸우고 있다. 2014년 유엔 여성 친선대사로 위촉된 뒤 양성평등을 위한 유엔의 ‘히포쉬(HeForShe)’ 캠페인에 뛰어들었는데, 당시 뉴욕 유엔본부에서 했던 왓슨의 연설은 유명하다. 그는 “페미니즘에 대해 말할수록 여성의 권리를 위한 투쟁이 ‘남성 증오’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 양성평등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라고 했다. 그 직후 존재하지도 않는 왓슨의 누드사진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았으나 왓슨은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여성들은 위협받고 있다”고 맞받았다.
왓슨은 지난해에는 파키스탄 출신의 여성교육운동가이자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와 만나 대담했다. 지난해 초에는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여성평등을 설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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