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42

푸틴 정부의 '에너지 공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밉보였다가 공중분해된 에너지회사 유코스의 자산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27일 모스크바에서는 유코스 주식 잔여분 9% 가량을 매각하기 위한 입찰이 시작됐는데,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입김 아래에 있는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에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로스네프트는 유코스가 운영하던 시베리아 네프테유간스크 유전 등을 이미 헐값에 인수한 바 있으며, 이번 입찰에서도 유코스 주식 대부분을 감정가 이하의 가격에 확보했다. 이번 입찰에는 영국석유(BP) 등 외국 기업들도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로스네프트의 합법적 인수를 위한 `형식적 절차'로 끝났다. 유코스는 한때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였지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 사장이 2004년 대선 때 ..

잘 나가는 중국도 러시아 앞에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26일 모스크바를 방문한다. 후주석은 사흘간 러시아에 머물면서 40억달러 규모의 양국간 거래를 성사시킬 예정이며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기 위해 집중적인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언론들은 후주석이 25일 베이징을 떠나 중앙아시아에 있는 러시아 연방 내 공화국 타타르스탄을 방문, 중국 국영 석유회사들이 투자한 러시아 6위 석유회사 타트네프트 산유시설을 방문한 뒤 모스크바로 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후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2002년11월 취임이래 이번이 세번째. 후 주석은 모스크바 방문을 앞두고 러시아 언론들과 가진 회견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아주 왕성해져서 이제는 과거 예측하지 못한 수준으로까지 가까..

푸틴의 실속있는 나들이

최근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찾아가 에너지 외교를 펼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번엔 남유럽 순방길에 나섰다. 푸틴대통령은 13일 바티칸을 방문, 교황 베네딕토16세와 첫만남을 갖는데 이어 이탈리아, 그리스 정상들과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서 푸틴대통령은 불가리아를 지나 그리스로 향하는 송유관 계약도 체결할 계획이어서,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는 실속있는 나들이가 될 전망이라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푸틴대통령은 우선 13일 바티칸을 찾아 교황과 면담을 갖는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2005년4월 교황 즉위 이래 처음이다. 누군가와 오랜시간 만나는 일이 없었던 교황측 전례로 미뤄볼 때 이번 만남도 그리 길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

체첸의 젊은 냉혈한, 람잔 카디로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1일 러 연방 내 체첸공화국의 새 대통령으로 람잔 카디로프(30) 전 총리를 임명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카디로프는 지난달 15일 알루 알하노프 전대통령이 전격 해임된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왔다. 카디로프는 2004년5월 체첸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조직의 테러공격으로 숨진 아크마드 카디로프 전대통령의 아들로, 분리독립운동에 대한 초강경 탄압정책을 주장해왔다. 1990년대 말 민족주의자들의 독립투쟁이 한창일 때 사병(私兵) 조직인 `카디로비츠'를 이끌고 독립운동세력을 공격하는데 주력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러시아 국가정보국(FSB)의 파트너인 체첸정보국 수장을 맡아 푸틴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아버지가 숨진 뒤 2년 여에 걸쳐 부총리에서 총리 대행, 다시 총리로 초..

러시아의 다음 대통령은.

`포스트 푸틴' 본격 레이스가 시작되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크렘린에서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세르게이 이바노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을 제1부총리로 승진시키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바노프 신임 제1부총리는 2001년 국방장관에 취임한 뒤로 옛소련의 유산인 거대 군산복합체들의 관리와 무기체계 개선 등의 임무를 맡아왔었다. 이번 승진으로 군사 분야 업무에서는 손을 떼고 경제 분야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 푸틴대통령은 TV 방송을 통해 "이바노프에게 더 큰 책임을 맡겨야 한다는 데에 의견일치가 이뤄졌다"며 "앞으로 민간 부문 경제를 조율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임 국방장관에는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국세청장을 전격 발탁했으며 내각 사무처장(장관..

러시아의 '최종병기' 가스프롬

에너지가 곧 안보인 시대. 최근 들어 러시아 주변이 천연가스 때문에 시끄럽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그루지야 등 주변국들과 가스값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고, 유럽은 이를 지켜보면서 러시아가 언제 파이프라인 밸브를 잠글지 몰라 전전긍긍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마찰과 갈등은 한 축으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가스값 분쟁을 벌이더니 올초엔 벨로루시와 한판 붙었다. 이란은 친서방 국가인 터키를 상대로 천연가스를 한 차례 잠갔다 다시 열었다. 그새 러시아가 터키와 가까워진 반면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로 가는 송유관을 잠갔다. 자원 가진 국가는 큰소리치고, 받아야 하는 국가들은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다. 유라시아 심장부의 에너지 역학관계는 그물망처럼 연결된 파이프라인마냥 복잡..

시라크의 '생일잔치 외교' 성공할까

레임덕에 시달려온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29일 74번째 생일을 맞는다. 동유럽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리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담에 참가중인 시라크 대통령은 리가에서 생일 축하잔치를 벌일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을 초대할 것으로 알려져 `생일 파티 외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프 데 후프 셰퍼 NATO 사무총장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라트비아의 바이라 비케-프라이베르가 대통령이 리가 회담 공식 만찬에서 만나 환담하고 있다. /AFP 시라크대통령 측은 28일 푸틴대통령을 리가에서 열릴 생일잔치에 초청했으며 크렘린도 이를 수락했다고 확인했다. 전날 리가에서는 이 초청 건이 소문으로 퍼졌다가 엘리제궁의 부인으로 유야무야 되는 듯 했으나, 하..

푸틴의 제국-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가려진.

푸틴의 제국 에가시라 히로시 (지은이) | 이정환 (옮긴이) | 달과소 요사이 러시아에 관심을 좀 가져볼까 했는데 워낙 아는 바가 없고, 가장 걸리는 것은 푸틴이라는 인물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참 냉혹하게 생긴 인상이다. KGB 출신이라고 하고, 체첸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모스크바 극장 인질사건 때에는 자기네 국민들도 가차없이 희생시키고. 외신사진에 나오는 푸틴의 모습은 너무나 차갑고 뱀같고 유령같다. 최근 들어 ‘친숙한 모습’을 선보이려는지 어린아이와 사진을 찍고 무술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심지어 몇 달 전에는 네티즌들과 ‘웹 대화’까지 했다는데, 그래도 이 사람의 인상은 변하지 않는다. 그의 인상을 한마디로 하면 ‘냉혹함’이다. 난 그 인상이 너무 싫고 무서워서 어떤 때는 푸틴 얼굴 ..

딸기네 책방 2006.10.20

인종차별로 가는 러시아

러시아에서 나치즘을 연상케하는 극우 민족주의가 부상하면서 인종차별 바람이 불고 있다. 옛 소련 해체 이후 기승을 부렸던 배타적인 민족주의에 크렘린의 정치적 계산이 겹쳐져 소수민족, 유색인종을 겨냥한 차별과 공격이 빈발하고 있는 것.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10일 러시아 정부가 국민들의 정치적, 경제적 불만을 희석시키기 위해 인종차별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민노동자 축출 등으로 이어지는 극우파들의 움직임을 우려하는 기사를 실었다. 알렉산더 벨로프는 모스크바에서 활동하는 인종주의 행동단체 `불법이주반대운동'(DPNI)을 이끌고 있다. 주로 반(反)이민 거리시위 등에 집중하고 있는 DPNI 같은 단체의 활동이 러시아에서는 과격 일탈이 아닌 하나의 정치적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불법 ..

대통령과 스포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중국을 방문하면서 `무술 도량'으로 유명한 소림사를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푸틴 대통령은 만능 스포츠맨으로 유명하다. 근래 국내에서는 공짜로 골프를 즐기던 총리가 `황제 골프' 스캔들에 휘말려 자리에서 물러난 일이 있었으며 서울시장이 `공짜 테니스' 의혹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사건도 벌어졌다. 정치인, 그것도 한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국가원수나 거물 정치인이 되고 나면 운동도 더이상 취미일 수 없으며 정치적 관심사이자 정치의 수단이 된다. 스포츠광 국가원수들 푸틴 대통령은 소림사 방문 이전부터도 무술애호가로 유명했다. 지난 22일 푸틴 대통령의 소림사 방문을 앞두고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그를 `무림 고수'라 표현했을 정도다. 1974년 옛 소련 유도대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