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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전 왕비, 생활비 청구소송

베일에 가려져있던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은밀한 사생활이 낱낱이 드러나게 됐다. 영국 BBC 방송은 14일(현지시간) 사우디 파드 국왕의 전처가 영국에서 거액의 생활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 공개재판이 이뤄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소송을 낸 사람은 파드 국왕의 세번째 부인이었다가 이혼을 당한 57세의 자난 하브라는 여성이다. 팔레스타인 출신 기독교도로 이혼 뒤 영국에 살고 있는 하브는 지난 1월 런던 법원에 파드 국왕을 상대로 거액의 생활비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사우디 왕실 변호인은 `상당한 규모의 합의금'을 주겠다면서 소송 취하를 종용했으며, 파드 국왕의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재판 과정을 비공개로 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하브는 끝까지 재판을 진행하겠다면서 소송 취하를 거부했고 법원도 결국 공개재판..

유가 조절, 안 하나 못 하나

유가 조절을 안 하는 것인가, 못하는 것인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를 앞두고 유가가 다시 뛰어올랐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지난주 말보다 2.08달러(3.9%) 급등한 배럴당 55.62달러에서 거래가 마감됐다.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지난주 말보다 2.11 달러 오른 배럴당 54.78달러에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석유 증산과 유가안정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1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예정인 OPEC 회의를 앞두고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국제유가 상승은 원유 공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전세계의 정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

측근들 때문에...

정치의 세계에서 ‘측근’은 권력자와 한 몸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까이에 어떤 사람을 두느냐가 권력자의 수명을 결정짓기도 한다. ‘아프리카의 지도자’로 위상을 굳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타보 음베키 대통령, 브라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길을 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 미국의 대테러전쟁에 적극 협력해 남아시아 ‘철의 여인’으로 떠올랐던 필리핀의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대통령. 이들은 국제무대에서 꽤나 ‘말빨’을 세워온 국가원수들이지만 측근의 부패 연루설 때문에 궁지에 몰려있다. 부통령 스캔들에 빠진 음베키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대통령의 뒤를 이은 음베키 대통령은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남아공은 물론, 아프리카 전체의 위상을 높였지만,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전쟁과부들이 구출해낸 구호요원

"우리를 도와준 구호활동가를 돌려주세요!" 아프가니스탄 전쟁과부들의 호소에 무장단체도 무릎을 꿇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괴한들에게 인질로 잡혀간 이탈리아 여성 구호활동가가 자신의 도움을 받은 과부들과 여학생들의 끈질긴 석방운동 덕에 근 한달만에 무사히 풀려난 것이다. 알리 아흐마드 잘랄리 내무장관은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 클레멘티나 칸토니(32)가 9일(현지시간) 무사히 풀려났으며, 현재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납치범들이 이슬람 무장단체가 아닌 범죄조직일 수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구호기구인 `케어 인터내셔널'에서 일하던 클레멘티나 칸토니(32)가 총을 든 괴한들에게 끌려간 것은 지난달 16일이었다. 밀라노 출신인 칸토니는 10년전부터 제3세계 빈민구호활동에 ..

에티오피아에서 온 소식

반정부 시위 유혈진압으로 에티오피아 정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는 상가가 철시하고 시민들이 대피해 `유령의 도시'처럼 변해버렸다. 보안군 발포로 숨진 희생자 가족들은 오열하고 있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들이 병원에 안치돼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아디스아바바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 선교사 박종국씨가 이메일로 현지 상황을 전해왔다. 아디스아바바 시내 메넬릭 병원 뒤뜰에 놓인 시신들. (AFP/Marco Longari) 오열하는 희생자 가족. (AFP/Marco Longari) 아디스아바바 시내 메스켈 광장을 차지한 보안군. (Andrew Heavens/Reuters) 9일 경찰은 전날 시위 진압과정에서 숨진 사람 수가 22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하면서 "버스가 불타고 은..

21세기에 사우디 여성들은.

여성 우주비행사가 지구 밖 여행까지 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세계 곳곳에서 `인류의 절반'인 여성들의 현실은 여전히 암울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21세기가 되어서도 여성 운전이 금지돼 있고, 가게 점원조차 모두 남성이어서 여성 소비자들이 곤욕을 치르곤 한다. 영자신문 아랍뉴스는 최근 코믹하고 씁쓸한 사우디 여성들의 현실을 담은 기사들을 실었다. #1. "운전을 하고 싶어요" 지난달말 개혁파 성향의 무함마드 알 줄파 의원이 슈라(의회)에 여성운전을 허용하자는 법안을 제출한 뒤 사우디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현재 사우디는 여성들의 운전을 금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남자 가족이 함께 타지 않으면 차량 여행 자체를 못하게 하고 있다. 알 줄파 의원은 여성 운전이 금지된 탓에 부유층 여성들이 외국인 운전사를 고..

버마인 마웅저씨.

버마(미얀마)의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가 오는 19일 60회 생일을 맞는다. 영국인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독재정권 하에서 힘겨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수지 여사의 환갑을 머나먼 서울에서 축하하며 버마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강산이 변하는 세월 동안 한국에서 고국의 민주화 운동을 벌이고 있는 버마인 마웅저(36)씨. 국제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운영하는 서울 홍대앞 카페 아게하에서 그를 만났다. 1,2년만 있으면 군사독재 정권은 무너질 것이라 생각하고 양곤(버마 수도)을 떠나온지 벌써 11년. 그는 지금도 "1,2년만 있으면 군사독재 정권은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런 신념으로, 희망을 안고 한국의 인권단체들과 함께 낯선 땅에서 버마 알리기 등 국제연대 활동을 ..

에티오피아 소요 사태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보안군이 총선 부정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발포, 1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국은 야당지도자를 체포하고 야당 간부들을 가택연금했지만 반정부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1991년 집권 뒤 민주화와 자본주의화를 밀어붙여 서방의 각광을 받았던 멜레스 제나위(50) 총리는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고 국민 반발을 억압, 결국 유혈사태에까지 이르게 됐다. AFP 등 외신들은 8일(이하 현지시간) 보안군이 아디스아바바에서 총선 부정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발포, 22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제나위 총리가 이끄는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은 지난달 15일 실시된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의 반발로 결과 발표가 미뤄진 상태..

어떤 사안을 볼 때에

범위를 한정시켜, '국제문제를 볼 때'라고 해두자. (국제문제가 딱히 중요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것이 내 '일'이니깐) "이런 배경과 사태 자체 의혹에 비춰 볼 때, 카리모프를 ‘개새끼’로 규정하고 미국의 ‘개새끼주의’를 비난하는 시각은 사태를 제대로 보는 데 오히려 방해된다. 후진사회의 모순과 외세 다툼이 뒤얽힌 혼돈을 통치자 개인의 독재성을 부각시키는 상투적 시각을 좇아 헤아리는 것은 무모하다." 우즈벡사태를 다룬 어떤 분의 컬럼을, 어떤 분의 서재에서 읽었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개별 독재자의 성격 탓을 하지 말고 큰 틀에서 보라는 것. 미-중-러 얘네들의 '이면에 있는' 움직임을 보라는 것. 그건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국제문제를 볼 때에 가장 우선시해서 봐야할 것, 그러나 우리가 놓치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