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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로 가는 게릴라들

레바논 2차 총선에서 남부지역 의석을 석권한 `정당' 헤즈볼라, 역시 정당으로 변신 중인 팔레스타인의 대표적인 무장단체 하마스, 올가을 이집트 대선 정국을 주도하는 무슬림형제단, 가을 총선을 앞두고 다시 꿈틀거리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몰락해버린 이란의 이슬람 무자헤딘.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변화를 맞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압박과 민주화 바람 속, 무장단체들의 변신이 눈에 띈다. 헤즈볼라 ‘압승’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실시된 레바논 남부 총선에선 이슬람 시아파 조직 헤즈볼라와 아말의 연합체로 구성된 `저항, 해방 그리고 발전'이 23개 의석을 모두 휩쓰는 대승을 거뒀다. 4차례에 걸쳐 치러지는 레바논 총선은 지역별, 종파별 의석 나눠먹기가 될 것으로 이미 예상돼왔다. 지난달 29일 베이루트 투표에..

휘슬블로우어- 관료사회의 벽을 깨는 영웅들

미국 정치사의 수수께끼였던 워터게이트 사건 제보자 `딥 스로트'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대형 비리 혹은 의혹의 내부제보자들, 이른바 `휘슬블로우어(whistleblower)'들에게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딥 스로트로 밝혀진 마크 펠트 전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처럼 민감한 사안에 대한 정보에 밀착돼 있으면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외부에 공개-비공개적으로 유출시키는 이들이 바로 휘슬블로우어들이다. 펠트처럼 몇십년간 완전히 신원을 감추지 않는 한 이들은 조직의 박해와 감시를 벗어날 수 없다. 해직, 소송, 투옥 등 개인사는 수난으로 점철되는 운명을 겪지만 역사가 기억해야 하는 진정한 영웅들인 셈이다. '펜타곤 페이퍼'를 남긴 다니엘 엘스버그 1960년대 말 매서추세츠 공과대학(MIT) 국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이라크 쿠르드, 계속되는 불행

이라크에서 2일(현지시간) 폭탄테러와 저항세력의 무장공격이 계속돼 39명 이상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특히 이날 테러 중 하나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이 쿠르드족 출신 부총리를 노리고 일으킨 것이어서 이라크 아랍계 주민과 쿠르드계 간 갈등이 내전으로 비화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쿠르드는 가라" 북부 유전 도시 키르쿠크에서 90km 떨어진 투즈 호르마토에서 이날 오후 쿠르드계인 로시 샤와이스 부총리 일행을 노린 차량 자폭테러가 일어났다. 샤와이스 부총리는 목숨을 건졌지만 경호원 등 12명이 희생됐다. 쿠르드 자치정부를 겨냥한 테러는 자주 있었지만 중앙정부의 쿠르드족 고위 인사를 직접 노린 공격은 처음이다. 지난 4월말 새 정부 출범 이래 수니파 무장세력의 공격은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다. 현..

드,폰,알

`빌팽'인가 `드빌팽'인가. 1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신임총리의 이름을 어떻게 표기할지를 놓고 각국 언론들이 고민을 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프랑스 신임총리의 이름을 어떻게 부를까 하는 것이 외신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임 총리의 이름은 도미니크 마리 프랑수아 르네 갈루조 드 빌팽. 이름 한번 길다 ^^;; (여담이지만 이 아저씨,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 늙으려면 이렇게 늙어야 한다) 그의 성 앞에는 프랑스 옛 귀족 이름처럼 `드(de)'라는 관사가 붙어 있다. 과거 샤를 드골(Charl de Gaulle) 대통령은 의문의 여지없이 `드골'이라 불렸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귀족티 나는 관사는 만민평등 시대에 맞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프랑스 언론들..

775, 이라크에서 한달 반 동안 테러에 죽어간 민간인 숫자

775. 이라크에서 한달 반 동안 테러공격으로 죽어간 민간인 숫자다. 지난달부터 이라크 정국이 전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안정 국면으로 가는 듯했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지에서도 테러공격과 유혈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미군의 코란 모독 파문 등으로 이슬람권의 반미감정이 악화되면서 또다시 `테러 주기'가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저항세력의 박격포 공격으로 주민 6명이 숨졌다. 사망자들 중에는 사바아 하이탐이라는 12살 소녀와 10살, 8살 남동생 등 아이들도 있었다. 이들 남매는 집에서 놀고 있다가 참변을 입었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은 근래 다국적군 뿐 아니라 주민들까지 공격하고 있다. 시아파와 쿠르드족 연합정권인 잘랄 ..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새들이 사라진다. 숲이 줄어들고 외부 포식자가 늘어나면서 지구촌 새 종류의 5분의1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영국의 조류보호단체 `버드 라이프 인터내셔널(Bird Life International)'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단체는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연례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지구상에서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새는 1212종에 이른다"면서 "곧 멸종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되는 종류까지 포함하면 전세계 조류 9775종의 5분의1이 넘는 2000여종이 사라질 처지에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올해 이 단체 보고서에서 멸종 위기 조류 목록에 오른 대표적인 새는 유럽산 롤러카나리아. 터키와 러시아에 주로 서식해온 이 새는 최근 개체 수가 급감했다. 터키에서는 관광 붐으로..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결

이혼이 결혼만큼이나 흔해진 요즘 세상, 반세기 넘도록 오래오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부부도 많다. `장수 커플'의 비결은 무엇일까. 로이터통신은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 최장수 결혼생활' 기록보유자인 영국 부부에게 물은 결과 비결은 쉬운 데에 있었다고 전했다. 답은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하라"는 것이다. 1925년 결혼한 퍼시 애로스미스(105)와 부인 플로렌스(100)는 1일(현지시간) 결혼 80주년을 맞는다. 이 부부는 `세계 최장수 결혼생활'과 `부부합산 나이 세계 최고령' 두 부문에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결혼 25주년이 되면 은혼식을, 50주년이 되면 금혼식을 하고 70주년에는 금강혼식을 하는데 이 부부는 다이아몬드에 비견되는 금강혼을 지나 80년 인생길을 동행해온 것이다. 결혼 80..

중동의 둘째 아들들

지난달 말부터 이달 내내 치러지고 있는 레바논의 총선, 오는 17일로 예정된 이란 대선, 올가을 이집트 대선,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파드 국왕의 건강악화설 등으로 중동 전역이 뒤숭숭하다. 70~80년대 집권한 국가수반들의 시대가 가고 본격적인 권력이양기에 접어든 셈이다. 정권 물갈이를 앞두고 있는 중동국가들에서 `차남 돌풍'이 몰아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달 29일 실시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총선에서는 암살된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둘째아들 사아드(35)가 돌풍을 일으켰다. 이른바 `백향목 혁명'으로 불리는 시민혁명, 뒤이은 시리아군 철수의 대세를 몰아 반시리아 바람을 일으킨 사아드는 형인 바하아를 제치고 가문의 정치적 후계자로 낙점됐다. 이슬람 수니파 계열 정당조직인 `미래운동'과 함께 외곽조직..

미국, 또 보잉 편들기

미국이 다시 유럽계 항공사 에어버스 발목잡기에 나섰다. 목적은 분명하다. 에어버스와의 경쟁에서 밀린 미국산 보잉 항공기를 다시 `띄워' 보겠다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30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미국이 WTO에 유럽연합(EU)의 에어버스 보조금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 무역대표부 롭 포트먼 대표는 "EU가 에어버스에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기로 결정한 탓에 강한 대응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방침이 전해지자 피터 만델슨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미 정부가 보잉사에 내주는 보조금과 유럽측 에어버스 보조금을 모두 줄이자는 협상안을 제시했다. 만델슨 집행위원의 대변인인 클로드 베론-레비유는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이같은 조치가 나온 것은 유..

레바논에는 왜 종교가 많을까

29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레바논 총선 1차투표는 라피크 하리리 전총리 아들 사아드가 이끄는 미래운동의 압승으로 끝났다. 그러나 종교-종파간 권력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이 나라에서 정국이 쉽게 안정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레바논은 1975년부터 90년까지 기독교-이슬람 세력 간 격렬한 내전이 벌어졌던 나라. 내전은 시리아의 점령으로 봉합됐지만 압제자가 사라지자 갈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레바논은 중동에서 독특한 종교적 구성과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 다른 아랍국들과 달리 영국이 아닌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레바논은 면적 1만㎢로 경기도 크기만한 소국이다. 수도 베이루트는 일찍부터 유럽화되고 활기가 넘쳐 한때 `아랍의 파리'라 불리기도 했다. "이집트 사람이 책을 쓰면 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