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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과 문명- '총균쇠'의 간단 버전.

야만과 문명,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잭 웨더포드. 권루시안(옮긴이) | 이론과실천 | 2005-05-16 치차가 갓 숙성되어 마시기에 알맞은 정도가 되면, 그 집 가족은 신의 눈 십자가나 아니면 그냥 흰색 깃발을 문간 위에 걸어둔다. 그러면 그 집은 그날부터 며칠동안 치차를 마실 수 있는 주점으로 변한다. 한 잔에 몇 센트를 낼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환영이다.인류학자인 저자가 수십년간 세계를 돌며 직접 보고 느낀 `야만과 문명의 스케치'다. 퓰리처상을 받았던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읽을 사람이라면 이 책도 즐겁고 편하게 읽을 수 있을 듯. 두 책 모두 인류 역사의 진화과정을 다루는 부분에서 모두 윌리엄 맥닐의 책(`전염병과 인류')를 근거로 삼고 있고, 내용도 많이 겹친다. 굳이 말..

딸기네 책방 2005.05.19

존재하지 않는 기사

존재하지 않는 기사 이탈로 칼비노 (지은이) | 이현경 (옮긴이) | 민음사 | 1997-11-01 아아아, 재미있었다!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을 놓고 이뤄지는 말장난. 어쩌면 이것은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위협.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데 존재한다고 사람들이 순진하게 믿고 있는 것에 대한 농담? 말장난 같지만 장난이 아닌 '존재의 모든 것'. 흰 갑옷은 멋지다. 수녀는 신심이 깊다. 존재하지 않는 기사는 바다밑을 걸어다닌다. 기사들은 싸우고 사랑하고 허풍을 떤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혹은, 내가 누구인지 반드시 말해야만 한다고 말한 자는 누구인가. 칼비노가 어째서 끝내주는 작가인지를 알겠다. 멋지다. 구질구질 설명을 붙일 것도 없이, 이것은 소설이 아니라 마술이다!

딸기네 책방 2005.05.19

로라 부시는 '소방수'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로라 부시 여사가 코란 모독 파문을 진화하기 위한 소방수로 나선다. 미 백악관은 17일(이하 현지시간) 로라 여사가 요르단과 이스라엘, 이집트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예정됐던 로라 여사의 중동 방문 목적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여성권익 향상을 촉구하는 것. 그러나 중동행(行)을 앞두고 갑자기 뉴스위크의 미군 코란모독 보도 파문이 일어나는 바람에 순방의 목적은 바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로라 여사가 무엇보다 이번 순방에서 극으로 치닫고 있는 중동의 반미감정을 다독이는 역할에 치중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라 여사는 오는 19일 첫 방문지인 요르단에 도착한다. 압둘라2세 요르단 국왕의 부인인 라니아 왕비와 회담을 ..

이란, "코엘료 소설 읽지 마"

국내에도 `연금술사'`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11분'등의 소설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브라질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 전세계 83개국에서 소설 6500만부가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이란에서는 작품이 판매금지되는 수모를 겪게 됐다. 영국 BBC방송은 코엘료 소설의 이란내 판권을 갖고 있는 출판업자의 말을 인용, 이란 정부가 코엘료의 최근작을 압수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출판사 카라반은 지난 16일 보안요원들이 테헤란 북페어에 내놨던 코엘료의 최근작 `자히르(The Zahir)' 1000여권을 모두 압수해갔다고 밝혔다. 이 책은 오는 6월부터 영국, 호주, 미국 등에서 잇달아 발간될 예정이지만 이란에서는 지난달 이미 출판됐다. 종군기자로 일하다 실종된 아내를 찾아나선 한 ..

탈레반의 부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이 되살아나는 것일까. 이슬람 극단주의 정권으로 악명을 떨쳤던 탈레반이 최근 아프간의 주요 정치세력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뉴스위크의 `코란 모독' 보도로 불거진 아프간의 반미 바람 뒤에 탈레반이 숨어있는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16일(현지시간) 미군 추적이 약해진 틈을 타 탈레반이 아프간의 주요 정치세력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활을 꿈꾸는 탈레반이 노리는 것은 오는 9월 총선. 서구식 민주주의가 정착되지 않은 아프간에서는 이슬람 성직자들과 부족장들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고, 특히 탈레반의 근거지였던 남부 지방에는 이슬람 순니파의 영향력이 그대로 남아 있다. 탈레반의 전투력은 지난 2001년부터 계속된..

후세인 석유 누가누가 받았나

유엔의 이라크 석유식량교환계획(Oil For Food Program·OFF) 관련 비리를 놓고 유엔과 미국이 동시에 조사에 나선 가운데, 의혹이 사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 이어 불똥을 맞은 것은 러시아. 미국은 러시아 정치인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게서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반면 러시아는 음모론에 불과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 정치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이 유엔 금수조치 해제를 도와주는 댓가로 후세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미 상원 조사위원회 발표에 대해 “이라크 석유라곤 한 방울도 안 받았다”며 전면 부인했다. 앞서 유엔의 OFF 관련 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미 상원 조사위는 러시아의 극우파 유명 정치인 지리노프스키가 후세인측으로부터 ..

중동에 간 호나우두

Brazilian soccer star Ronaldo poses for a picture with young fans during the presentation of the project 'Twinned Peace Soccer School' during which young Palestinian and Israeli youths will participate in mixed teams in a soccer tournament, at the soccer stadium of the Israeli coastal town of Herzliya Monday May 16, 2005. (AP Photo/Emilio Morenatti) 브라질의 축구스타 호나우두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을 위한 축구행사에 참석하..

역사서설- 서평 대신 느낌표

역사서설 al-Muqaddimah 이븐 할둔. 김호동 옮김. 까치글방 (이 책에 대해서 감히 서평 같은 걸 쓸 용기는 없다. 그러므로 이 글은 그냥 느낌을 나열하는 것으로 만족하려 한다) '오래된’이라는 말이 주는 울림 같은 게 있다. 오래된 도시, 오래된 이야기, 오래된 책. 오래된 책을 읽고 싶었다. 그래서 고른 책 한권, 이븐 할둔의 역사서설. 14세기에 쓰였으니 이 정도면 누가 뭐래도 오래된 책에 속한다. 오래된 책을 읽는 즐거움, 오래전에 벌어진 신기한 이야기들을 듣는 즐거움, 그리고 지금과 똑같은 인간 군상들을 보면서 변치 않는 무언가를 확인하는 즐거움. `역사서설'은 그런 즐거움을 준다. 중세 이슬람의 이야기. 다마스커스나 알레포라는 말처럼, 마그레브라는 말에서도 묘한 향기가 난다. 둥근 지..

딸기네 책방 2005.05.16

선생님의 편지.

2005년 다시 5월에 끈질긴 인연이라고 허공이라고 외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글을 보냅니다. 이런 것이 그대가 학창시절에 나와 학벌사회와 입시 중심의 교육환경에서 힘들고, 자기다운 삶을, 소리로 내지 못하게 하였고, 자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함을 벌써 깨우침에도 나의 소심함 때문에 다시 글을 보냄을 이해 바랍니다. 이 5월에 1960년대 4월에, 1970년대에, 1980년대 6월에 그리고 지금도, 역사가 휘몰아치는 격변기에 안이하게 살아오면서, 아이들에게만 말로만 가르치면서 비겁하게 살아오면서, 아직도 미안하다고 마음속에서만 외치고 살아오면서, 여전히 아이들을 광화문에 내보내어, 상대평가 내신 반대, 두발, 복장 등 자율성 요구 등등 외치는 현실에서 두려움에 머뭇거리다가 이제야 글을 보냅니다. 그것은 그..

아담과 이브의 이동경로

현생 인류는 동아프리카에서 기원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분자생물학자들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초기 인류를 추적한 결과, 약 20만년 전 출현한 ‘아담과 이브’들은 배를 타고 인도와 동남아시아로 이동한 뒤 이란을 거쳐 유라시아 전역에 퍼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영국 글래스고대학 빈센트 매컬리 교수가 이끄는 분자생물학 연구팀이 말레이시아 오랑 아슬리족의 유전자를 분석, 초기 인류의 이동경로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오랑 아슬리는 6만3000년~4만2000년 전 동아프리카에서 말레이로 넘어온 첫 이주민의 후예들. 이들은 거친 환경에 적응, 첫 이주지에 정착해 수만년 간 살아왔기 때문에 초기인류의 ‘이주 샘플’로 여겨져 왔다. 학자들이 ‘아프리카 엑소더스’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