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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소년의 살신성인

딸기21 2005. 9. 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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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종파 간 갈등으로 유혈분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에서 한 소년이 화해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BBC방송 등 외신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벌어진 바그다드 시아파 사원 참사 때 시아파 순례객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니파 소년이 종파간 화합의 상징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살신성인의 주인공은 19세 수니파 소년 우스만 압둘 하페즈. 우스만은 시아파 지역인 알카디미야와 인접한 수니파 동네 아다미야에 살고 있었다. 사고가 났을 당시 집 안에 있었던 그는 순례객들이 강물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나갔다.
당시 알 카디미야의 시아파 사원 부근 다리에서는 테러 소문에 순례객들이 우르르 도망을 치면서 1000명 가까운 이들이 압사하거나 추락사하는 참사가 빚어졌었다. 우스만은 티그리스 강물에 빠진 시아파 순례객 7명을 구한 뒤, 또다시 물에 빠진 이를 구출하기 위해 들어갔다가 결국 탈진해 숨지고 말았다.

지난 3일 우스만의 장례식이 치러진 뒤 거리에는 그를 애도하는 포스터가 붙기 시작했으며, 그의 사진을 든 이들이 화해와 단합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정치인과 무장단체들을 향해 평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치인들은 우스만을 `화합의 순교자'로 홍보하고 있다.
이브라힘 자파리 총리는 우스만의 죽음이 "이라크의 종교적 단합을 보여주기 위해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시아파 정당인 다와당의 한 여성의원은 우스만의 가족들에게 위로금을 보내기도 했다. 새 헌법을 놓고 시아-수니파 간 극심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에서 우스만의 죽음이 화해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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