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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소년의 살신성인

이슬람 종파 간 갈등으로 유혈분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에서 한 소년이 화해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BBC방송 등 외신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벌어진 바그다드 시아파 사원 참사 때 시아파 순례객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니파 소년이 종파간 화합의 상징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살신성인의 주인공은 19세 수니파 소년 우스만 압둘 하페즈. 우스만은 시아파 지역인 알카디미야와 인접한 수니파 동네 아다미야에 살고 있었다. 사고가 났을 당시 집 안에 있었던 그는 순례객들이 강물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나갔다. 당시 알 카디미야의 시아파 사원 부근 다리에서는 테러 소문에 순례객들이 우르르 도망을 치면서 1000명 가까운 이들이 압사하거나 추락사하는 참사가 빚어졌었다. 우스만은 티그..

석유의 모든(?) 것

일단 지구촌 돌아가는 소식부터.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석유소비국에서 석유 수급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 등으로 일부 지역의 주유소가 문을 닫고 소비자들이 패닉(공황) 상태에 빠지기 시작했으며, 지난달 말 석유 파동을 겪은 중국은 가솔린 해외 수출 금지령을 내렸다. 전문가들이 우려해온 수급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웨스트버지니아, 애리조나주 등 남부지역에는 1일(현지시간) 주유소에 `기름 없음' 팻말이 걸렸으며 자가용 운전자들은 영업 중인 몇몇 주유소 앞에 줄지어 늘어서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석유조사기관인 OMGA는 "소비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며 "문제는 수급 불안이 당장 해소될 기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테러 소문에 대형 사고 난 이라크

(원어에 가까운 표기는 ‘쉬아’와 ‘순니’가 되어야 하지만, 외래어표기법에는 ‘시아’와 ‘수니’로 되어 있어서 이 글에서는 그 표기를 따른다) 8월31일 이라크 바그다드의 시아파 사원에서 테러 소문에 순례객들이 도망을 치다 1400여명이 죽거나 다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는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계속돼온 테러가 빚어낸 비극인 동시에, 오랜 종파 갈등의 산물이기도 하다. 1400년에 걸친 종파 갈등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투쟁은 이슬람의 역사 내내 이어져 온 고질적인 갈등이다. 이란과 이라크에서는 예외적으로 시아파가 우세하지만 전 세계 13억 무슬림 중 80% 이상은 수니파다. 초창기 이슬람은 부족 전통을 받아들여 `합의에 의한 권력승계'를 채택했었다. 무함마드 사후 공동체에서 선..

핸드폰의 여러가지 용도

과테말라에서는 이달 중순 휴대전화를 이용한 교도소 폭동이 발생했고,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테러범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열차 폭탄테러를 일으켰다. 이란에서는 지난 6월 대통령 선거 때 `모바일 선거운동' 열풍이 불었다. 작년말 우리나라에선 휴대전화를 이용한 대학 입시 부정 사건이 적발됐었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건달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부유층을 공격하는 `모바일폰 살인'이 몇년째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과학자들이 멸종 위기에 놓인 악어들의 위치추적에 휴대전화를 이용한다. 최근 유럽의 통신기기 업체들은 매일 5차례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무슬림들을 겨냥, 기도 시간과 방향을 표시해주는 전화를 생산하기로 결정, 눈길을 모은 바 있다. 무슬림 사회에서도 휴대전화는 현대인..

아시아 인구의 절반은 빈민

아시아 인구의 절반은 여전히 빈민 생활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이 30일 발표했다. ADB는 이날 `2005 기초경제지표(Key Indicator 2005)'라는 연례 보고서를 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빈곤 통계를 발표했다. 2003년을 기준으로 한 이 통계에 따르면 아시아 인구의 절반이 넘는 18억5000만명(57.4%)은 2달러 이하의 생계비로 하루를 연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3%인 6억2100만명은 하루 생계비가 1달러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5명 중 1명은 절대빈곤 상태에서 지내고 있다는 얘기다. 2002년의 6억8800만명보다 조금 줄긴 했지만, 여전히 아시아가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별로는 세계 2위와 1위의 인..

올해 9월은 바쁘겠네

9월은 지구촌 ‘선거의 달’이다. 곳곳에서 선거와 투표가 실시된다. 이집트 대선, 일본 총선, 독일·아프간 총선 등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 굵직굵직한 선거 일정이 잇달아 잡혀 있으며, 유럽에서는 노르웨이와 덴마크, 폴란드 등이 유럽연합(EU) 헌법을 놓고 국민투표를 벌인다. 월말에는 유엔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의 총회가 줄줄이 열린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이집트 ‘24년 독재’ 연장될까 7일 이집트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복수후보 출마가 가능하도록 대선 관련법을 개정한 뒤 처음 실시되는 ‘자유선거’다. 10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무바라크 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집권 국민민주당은 언론..

일본 '초등학교 학력평가' 우리도 곧 따라하려나

어린이들의 학력 저하 문제로 골치를 앓아온 일본에서 전국 학력고사 부활에 이어 공립 초등학교에 대한 ‘학교평가제’가 실시된다. 문부과학성은 초등학생들의 학력 저하와 비행(非行) 문제 등을 해결하고 공립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교평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학교별 평가치를 공개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문부과학성은 중앙교육심의회 등 교육관련기관들의 제언을 받아들여 일선 학교들이 자체 기준에 따라 학급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와 학교의 재량권을 확대해줄 방침이다.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될 ‘학교평가’는 2002년 만들어진 초등학교 설치기준에 의거해 공립 초등학교들이 실시하는 ‘자기평가’를 바탕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넥타이 푸는 것도 '정치'

일본 정치권이 30일 선거 공시와 함께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다음달 11일 실시될 총선 캠페인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자민당은 ‘우정(郵政) 민영화’를 내세워 공세를 벌이고 있고, 정권 교체의 기대에 부푼 제1야당 민주당은 연금제도 개혁을 내걸며 맞서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를 비롯한 6개 당 당수들은 29일 도쿄(東京) 시내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우정법안과 연금문제 등 선거 쟁점들을 놓고 첫 ‘진검 승부’를 펼쳤다. ‘우정’이냐 ‘연금’이냐 이날 토론회에는 자민, 공명, 민주, 공산, 사민 5개 당 당수와 자민당 탈당파들로 구성된 ‘국민신당’ 대표가 참석했다. 선거전 주역들이 처음으로 모두 모인 이 자리에서는 초반부터 설전이 벌어졌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 선거의..

이라크는 기자들의 무덤

이라크 새 헌법을 둘러싸고 이슬람 시아파쿠르드족과 수니파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헌의회가 헌법 초안을 표결 없이 그대로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결정해 충돌이 우려된다. 헌법초안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헌법 초안을 확정, 오는 10월15일 국민투표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초안위는 이날 제헌의회에서 헌법안을 낭독했으며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는 제헌의회는 표결 없이 이 헌법안을 확정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선언했다. 초안위는 지난 22일 헌법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시아파, 쿠르드족과 함께 3대 정치세력을 구성하고 있는 수니파가 거세게 반발해 표결이 미뤄진 상태였다. 제헌의회의 헌법안 ‘무투표 확정’ 발표는 수니파와 협상을 통해 헌법안을 재조정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

협상가 된 싸움꾼, 피터 만델슨

중국과 섬유제품 무역협상을 하고 있는 피터 만델슨(52·사진)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세관에 묶여 있는 중국산 섬유제품들을 풀기 위한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말해 협상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 발언은 EU 대표단이 나흘째 베이징(北京)에서 중국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산 저가 섬유제품 때문에 몸살을 앓아온 EU는 역내 섬유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6월 중국산 제품에 쿼터를 도입키로 합의하고, 스웨터 등 6개 제품분야의 쿼터 초과분을 각국 세관에 억류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에 섬유생산업체들은 환영했지만 수입을 맡아온 소매상들이 들고일어나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만델슨은 역내 생산소매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