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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지라를 폭파한다고?

딸기21 2005. 11. 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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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알자지라TV를 폭파하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2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미러가 영국 정부의 `1급 기밀문서'를 인용, 부시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간 대화 내용을 담은 비망록을 공개하면서부터. 이 문서에는 부시대통령이 지난해 4월 블레어총리와 회담하면서 알자지라를 폭파하고 싶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되어있다. 범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카타르 수도 도하에 본사를 두고 있다. 부시대통령의 말에 블레어 총리는 "상업지구에 있는 알자지라 본사를 공격하면 보복 공격이 나올 것"이라며 만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콧 맥클랠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 보도가 나온 뒤 "그렇게 이상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대답을 피했고, 블레어 총리 측도 언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뒤이은 영국 정부의 대응은 오히려 의혹을 확산시키고 있다. 총리 측근들이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농담이었다"며 진화에 나선 가운데 피터 골드스미스 법무장관이 데일리 미러 측에 보도 금지 조치를 내린 것. 신문은 골드스미스장관이 `국가기밀유지법'을 들어 문제의 비망록에 담긴 내용을 추가로 공개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문서의 내용 뿐 아니라 정부의 `언론 통제' 시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당의 멘지스 캠벨 의원 등 이라크전에 반대한 의회 진보파도 블레어 총리에게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리크게이트 등을 거치면서 백악관과 마찰을 일으켜온 미국 언론들도 "부시대통령은 발언의 의도를 밝혀야 한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피해당사자가 될 뻔한 알자지라는 즉각 미국 정부에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 방송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사무실들이 실제로 미군의 공격을 받았던 사실을 들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군은 2001년11월과 2003년3월 카불과 바그다드의 알자지라 사무실을 각각 미사일로 폭격했으며, 이로 인해 바그다드 지사에 근무하던 알자지라 기자 1명이 숨진 바 있다. 당시 미군은 "알자지라 사무실인 줄 몰랐다"며 `오폭'이었다고 주장했었다.
알자지라는 1996년 영국 BBC방송 아랍권 지사 출신의 언론인들을 중심으로 설립됐으며 카타르 왕실의 재정지원을 받아왔다.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나기 몇 달 전만 해도 미국 뉴욕타임스의 유명 컬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만은 이 방송이 "중동 민주화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었다. 알자지라는 설립 이래 미국보다는 중동의 독재정권들에게 더 미움받는 존재였다.
그러나 9.11과 뒤이은 아프간전, 이라크전을 거치는 동안 오사마 빈라덴과 알카에다 입장을 주로 전달하면서 `미국의 적'으로 낙인찍혔다. 스페인에서 알자지라 기자로 일했던 언론인이 테러 연루 혐의로 체포된 일도 있었다. 중동 친미국가들과 이라크 주둔 미군 당국은 알자지라의 영향력을 누르기 위해 위성방송을 잇달아 띄우고 지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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