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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돌파구 찾았나

딸기21 2005. 11. 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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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이란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란의 평화적 핵활동을 허용하되 무기 제조 우려가 있는 작업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나눠 맡도록 하는 내용의 중재안이 나온 것.
러시아가 내놓은 이같은 제안에 미국과 유럽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란도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 이란 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것은 당분간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변환'은 이란에서, `농축'은 러시아에서

IAEA는 2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본부에서 이사회를 개막했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이사회의 핵심 이슈인 이란 핵문제를 놓고 주요 이사국들이 러시아측 중재안을 수용한다는데에 합의가 모아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재안은 이란 내에서 IAEA 감시 하에 우라늄 변환 작업을 하는 것을 허용하되, 변환된 우라늄은 러시아로 보내 농축하도록 하고 있다.
핵 발전을 하려면 우라늄 광석을 채굴, 제분해서 옐로케이크(우라늄산염)를 만든 뒤 이것을 다시 6불화우라늄으로 바꿔야 한다. 농축 전단계인 이 과정을 `우라늄 변환'이라 부른다. 이후 농축과정을 거쳐 발전용 저농축 우라늄과 무기 제조가 가능한 열화우라늄, 고농축 우라늄 등을 생산할 수 있다. 이란은 "핵 이용은 평화적으로 이뤄질 것"이라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은 농축 과정에서 무기용으로 전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해왔다. 러시아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농축과정은 러시아로 이전시켜 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오랜만에 의견 일치

러시아측 제안에 대해 미국, 유럽, 이란측이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그레고리 슐트 대표는 이란을 상대로 "핵비확산조약(NPT)을 위반하면 유엔 안보리에 회부할 것"이라고 엄포성 경고를 내놓으면서 "이번에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킬 기회를 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란과 협상해온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3국은 회의 첫날 의장 성명 초안을 제출했는데, 미국과 유럽이 몇달 동안 추진해왔던 안보리 회부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이사국들은 이란 핵협상이 재개돼 러시아 제안을 포함한 여러가지 내용들이 논의될 수 있기를 만장일치로 희망한다"는 구절이 들어가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의 자바드 바이디 국가안보최고회의 부의장은 "아직 제안 내용을 검토해보지 않았지만 평화적 핵 기술에 접근할 권리를 인정해주는 것이라면 모든 제안을 환영한다"고 말해 수용할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란 대표인 알리 라리자니 의장은 "농축 과정을 둘러싼 문제는 핵심적인 협상 이슈"라고 말해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며 여지를 남겼다. 앞서 러시아 측은 IAEA에서 제안을 내놓기전 이란에 먼저 합작기업 형태로 러시아에서 농축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사를 타진했고, 이란은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할 수는 없지만 협상은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외교적 승리

만일 이번 중재안이 받아들여진다면 모스크바는 중요한 외교적 승리를 거두는 것이 된다. 러시아는 이란의 부셰르 원전 등 건설을 지원하며 핵 관련 기술을 제공해왔다. 미국이 눈총을 보내고 이란과의 핵 협력을 중단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계속 거부했다. 러시아와 이란의 협력관계는 역사도 길고 다방면에 걸쳐 있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IAEA에서 이란을 받쳐주는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미국이 이란을 강하게 몰아붙이지 못한 것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 때문이다.
앞서 미국 외교소식통들은 IAEA 이사회를 앞두고 "중국은 이제 우리 쪽으로 돌아섰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때문에 이번 이사회에서 이란 핵 안보리 회부를 담은 결의안이나 의장성명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나왔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제안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러시아는 에너지 대국 이란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면서 서방에 대해서도 외교적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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