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를 가리켜 중동의 유목민들은 `사막의 배'라 부른다. 열사의 사막에 고속도로가 깔리고 거대한 유조차들이 씽씽 달리는 요즘도 유목민들에게 낙타는 없어선 안 될 벗이다. 기름 천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동차에 밀리는 신세가 된지 오래이긴 하지만 유명한 `자나드리야 축제' 등의 낙타 경주는 사라지지 않았고, 낙타젖과 낙타고기를 찾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사우디 영자신문 아랍뉴스가 22일(현지시간) 리야드 근교에서 사육되고 있는 낙타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현지인들은 아라비아 낙타를 털 빛깔에 따라 밝은 갈색털을 가진 슈울, 흰색에 가까운 우푸르, 어두운 밤색 털을 가진 무자힘 등 세 종류로 나눈다.
사하라 사막의 베르베르족이 낙타를 교통수단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기록상 3세기까지 거슬로 올라간다. 그러나 생물학자들은 소나 말, 개와 달리 낙타는 가축화하기 매우 힘든 동물이라고 말한다. 이솝이야기에는 낙타가 슬금슬금 주인에게 접근, 한발 두발 천막에 들이밀다가 결국 주인을 쫓아냈다는 우화가 들어있다. 낙타가 자신을 홀대한 주인에게 한밤중에 보복을 한다는 얘기도 있다. 우푸르는 온순한 편이지만 슈울은 완고한 성격이고, 무자힘은 매우 거친 성격이어서 길들이기 힘들다고. 이 때문에 농장에서는 낙타들마다 고정된 사육사를 배치한다. 사육사들을 냄새로 구분, 자신에게 익숙한 사육사가 아니면 거부감을 보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