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한국 사회, 안과 밖

애국을 위해 난자를 내놓으라는 이상한 나라.

딸기21 2005. 11. 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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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때 군인아저씨들한테 위문품 보내라고 해서 치약 치솔 수건 비누 보내고.

위문편지 보내라고 해서 다 보냈다.

반공 글짓기 반공 표어 반공 포스터... 등등등,

상은 별로 못 받았지만 암튼 시키는대로 열심히 함.

국민교육헌장 외우면 좋다고 해서... 다는 못 외워도 대략 앞부분은 외웠다.

 

"우리는 과일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조상의 빛난 과즙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달콤한 과육을 자랑하고

밖으로 씨앗을 광범위하게 퍼뜨릴 때다. 이에 나의 나아갈 바를 밝혀 ..."

 

국민학교 때 평화의 댐 만든다고 서울물난리 어쩌구 해서

벽돌모으기 성금내라고 해서 냈음.

중고등학교 때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한다고

올림픽 포스터 표어 글짓기 기타등등 하라고 해서 했음.

IMF 때 금 모으기....

그건 안 했다.

왜냐? 금이 없었다.

 

근데 내가 하라는 건 웬만하면 하는데 말이지...

 

난자모으기.

 

그건 못하겠다.

 

줄기세포 연구 찬성한다

근데 난자모으기는 못하겠다.

인터넷에 그런 말들이 떠돈다고 한다.

"아줌마들 머하나, 쓰지도 않는 난자나 내놓지"

 

누구 말마따나, 난자가 무슨 난자완쓰인 줄 아냐.

난자모으기 하는 김에 아예 난자엑스포도 해보시지.

혹시 아나. 몇년 지나서

"뇌세포가 없어서 뇌 연구를 못한다. 뇌 세포 내놔라. 뇌모으기 운동..."

난자모으기, 불과 몇달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신문들이 국익 운운하면서

"머리 안 쓰는 인간들 뇌세포 내놔라" 할지 모를 일이다.

 

그래, 내 뇌세포 가져가라. 쓰지도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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