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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납치.

일본에서 몇해전에 감금상태로 십몇년을 살다가 구출된 여자아이 사건이 있었다. 어떤 미친놈이 어린아이를 납치해다가 방안에 가둬놓고 십몇년을 사육하듯 했는데, 나중에 구출된 아이는 10대 후반인가 20대 초반인가 그랬는데 외부인들을 만난 적이 없어 말하는 법을 잊었다고 했다. 말 배우는 능력은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돼있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면 아예 그 능력을 잃어버려서 말하는 법 자체를 모르게 된다. (그러니까 정글북이나 타잔은 거짓말이다) 이 사건에서 황당한 것은, 그 미친놈의 나이든 엄마가 같은 집에 살았는데 아들방에 아이가 갇혀있는 것을 십수년간 몰랐다고 증언했다는 것이다. 일본 사회의 단면인 것 같긴 한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지. 작년엔 독일에서 여자아이가 그렇게 납치, 감금됐다가 도망을 쳤다. 아이..

루브르가 됐건 뭐가 됐건- 훔친 걸로 생색내기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루브르 박물관과 퐁피두센터가 해외 분관을 만들어 소장품들을 장기대여하는 `사업'을 벌일 모양이다. AFP, 로이터통신 등은 벌써 이달 초부터 루브르박물관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인 아부다비에 분관을 낼 계획이라고들 보도를 했다. 조르주 퐁피두 전대통령의 이름을 따 지어진 퐁피두센터는 이달 말로 개관 30주년을 맞는데, 국제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국 상하이(上海)에 분관을 낼 계획이다. 상하이 분관은 2010년에 문을 여는데 중국이 소유권을 갖고 운영과 프로그램만 퐁피두 측이 맡는다고 한다. 프랑스 예술계는 이 문제로 발칵 뒤집혔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박물관 큐레이터등 3000여명이 "돈 때문에 프랑스의 자랑거리인 유물과 미술품들을 밖으로 돌릴 수는 없다"며 박물관의 상업화에 ..

국제무대에서 인기 있는 도시들

각종 국제회의나 정상회담 장소로 유독 인기를 끄는 도시들이 있다. 지난해 유엔기후변화회의가 열렸던 케냐의 나이로비나 인권 관련 국제회의 단골 개최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 같은 도시가 바로 그런 곳들이다. 지난해말 아시안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던 페르시아만 작은 나라 카타르의 수도 도하, `반세계화 지식인'들의 집결지로 알려진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레 같은 도시들도 비슷한 `컨퍼런스 도시' 목록에 올릴 수 있다. 국가보다 더 잘 나가는 이런 도시들, 비결은 무엇일까. 도시와 기린, 어울리지 않는 이런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이 나이로비의 매력이다. 나이로비 국립공원에서 바라본 스카이라인. 나이로비는 실제로는 스모그로 꽉 찬 번잡한 대도시이지만, `동물의 왕국' 이미지를 통해 환경 도시로 부각됐다. `환경' 키워..

출산율 높이려면 프랑스처럼 하라

"유럽 출산율 리그에서 프랑스 우승!"(더 타임스) 출산율 저하 문제로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프랑스가, 적극적인 출산장려 정책 덕분에 이젠 유럽연합(EU) 내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다. 유럽 언론들은 16일 프랑스의 지난해 출산율이 상징적인 수치인 2를 넘긴 것으로 발표되자 일제히 출산율 저하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프랑스의 사례를 보도했다. 프랑스의 출산장려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은, 다른 유럽 선진국들에서도 정책이 사회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동시에 유럽 전반의 `회색화(고령화)'에 반전이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프랑스의 `성공사례'는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유럽국들은 물론이고, 출산율 저하 대책을 놓고 입씨름만 계속되고 있는 한국에도 큰 시사점을 ..

러시아의 동양인 차별

러시아가 `이민자 몰아내기'에 팔을 걷어부쳤다.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그루지야와 마찰을 빚은 뒤 그루지야계 이민자들을 타깃 삼아 도입한 배타적 이민자 정책은 결국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차별적, 폭력적인 탄압으로 귀결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15일 강제적인 `외국인 가게 줄이기' 정책 때문에 러시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는 지난해 러시아 내 외국인들의 소매 거래 참여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딱 보름 동안에 러시아 전체 소매업에서 외국인들의 참여 비율은 40%로 제한돼야 한다. 이 제한을 점점 강화해, 올 연말에는 아예 0%로 만들어버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옛 소련권 독립국가들에서 온 외국계 주민들이 러시..

아룬다티 로이, '보통 사람들을 위한 제국 가이드'

보통 사람들을 위한 제국 가이드 The Ordinary Person's Guide to Empire (2004) 아룬다티 로이 (지은이) | 정병선 (옮긴이) | 이후 | 2005-09-29 위기가 소비되면서 닳고 닳아버리는 것보다 더 슬픈 일도 없습니다.(그런 사례를 확인하려면 2002년 아프가니스탄의 카불과 인도의 구자라트 주를 보십시오.) 위기 보도는 우리에게 이중의 유산을 남겨주었습니다. 정부들이 위기관리의 기예(위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기술)를 갈고 닦는 동안 저항운동 진영은 계속해서 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일종의 혼란스런 함정에 빠지고 있습니다. ... 스펙터클로서의 위기가 오랜 전통을 가진 진정한 시민 불복종의 원리와 단절하고, 점차로 실질적이기보다는 상징적인 저항의 도구로 변해가고 있다..

딸기네 책방 2007.01.15

첫 경험!

(이렇게 되면 씬지식 제목인데...)어제 난생 처음으로 모종의 시험을 보았습니다. 바로바로~~ 토익! 별로 토익에 구애받지 않았던 세대...라고는 결코 할 수 없지만 저의 자유로운 영혼이 제도의 굵은 사슬과 맞지 않아...라고 하면 뻥이지만 암튼 처음이었답니다. 토익이라는 것. 토플이니 머 그런 것도 본 적 없고요 제가요, 원래 시험에 좀 강해요. 그런데 시험 공포증이 또 무쟈게 강해요 시험에 떨어져서 상처 입어본 적도 없는데(시험을 그정도로 많이 보지도 않았고) 아주 작은 시험이라도, 무슨 절차에 해당되는 것을 엄청나게 겁을 내요. 뭔가 신청해야 하는 것, 그런 것도 무서워서 못 하고요. 대학원을 가야 하는데... 하면서 못 가고 있는데에는 시간이나 돈이나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사실 제 경우는, '절..

케네스 월츠, '국제정치이론'

국제정치이론 케네스 월츠 (지은이) | 사회평론 | 2000-07-28 국제정치에 대한 책을 보다보니 하도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읽지 않으면 돌멩이처럼 발길 잡아챌까봐 읽어치웠다. 번역이 정말 꽝이긴 하지만(쪽 번역 의심도 좀 들고) 책 자체는 그런대로 재미있었다. 케네스 월츠는 ‘국제정치는 국내정치랑 다르다’면서 국제정치에만 통하는 나름의 룰을 만들어내 국제정치학이라는 학문 같지 않은 학문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하는데, 간단히 말하면 세력균형 힘의 논리 그런 것들이다. 백년 이백년 전에 유럽 나라들이 편먹었다 갈라졌다 하면서 싸움질하던 때에 세력균형론이 득세를 했었는데, 월츠는 그걸 냉전 시대의 논리로 재해석해서 근사한 틀을 나름대로 만들어 붙였다. 냉전 버전으로 본 20세기 신(新) 세력균형론, 이름 ..

딸기네 책방 2007.01.12

프랑스의 '안개 정국'

프랑스 대선 1차 투표(4월22일)가 100일 남짓 남았는데, 아직도 대선정국은 안개에 가려 있다. 좌·우파 유력 후보들이 우세를 확보할 열쇠를 찾지 못한 채 여론조사에서 선두다툼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의 분열과 극우파의 부상 가능성 등이 대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11일 전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74세 고령인 자크 시라크 현대통령이 3선에 도전할 것인가 하는 점.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선에 출마할지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숙고할 가치가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최근 레임덕에 시달리고 있으나 극좌-극우를 거부하는 다수 국민들에게 여전히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특히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내에서 큰 지분을 갖고 있다. 시라크 대통령..

반기문의 '장어본색'

올초 업무를 시작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1일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유엔에서의 `첫 열흘'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국제문제에 대해서는 이리저리 피해나가 `기름장어' 별명을 실감케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반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취임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서 "열흘간 바빴는데 앞으로 석달은 더 바쁠 것 같다"며 말을 시작했다. 반총장은 자신의 임무 중 `수단, 소말리아, 중동 분쟁'을 우선순위에 놓으면서 "특히 아프리카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또 총장과 회원국들 간, 간부들과 직원들 간 신뢰 구축에 전력할 것이라면서 유엔의 업무 분위기를 일신하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에 따르면 반총장은 그동안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