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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디자인

에너지디자인 ENERGY AT THE CROSSROADS: Global Perspectives and Uncertainties바츨라프 스밀. 허은녕 외 옮김. 창비 대작이라면 대작이고, 지루하다면 지루하다. 저자는 체코 출신으로 프라하대학을 나와 미국으로 건너간 사람인데, 요즘 유행하는 지속가능성이나 저널리스틱한 환경-에너지 연구를 해왔던 사람이 아니라 화석연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쓸 것인지를 평생 연구해온 학자다. 그래서 책의 내용이 방대하고, 구체적이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국내 출간본에 붙은 세련된 제목과 깔끔한 표지만 보고 ‘에너지-환경문제를 트렌디하게 다룬 책’으로 생각했다가는 오산이다. 옛소련과 동유럽 석탄연구에서부터 미국과 유럽의 재생가능 에너지 최근 연구현황까지를 꿰뚫고 있는 저자..

보이지 않는 도시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138] 보이지 않는 도시들 이탈로 칼비노 저/이현경 역 | 민음사 | 원서 : Le citta invisibili / Invisible Cities 책 하나를 끼고 몇 년 씩 뒹구는 것은 내게는 드물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칼비노의 이 책, 에 대해서는 하도 오래전부터 집착 수준의 애정을 갖고 있던 터여서, 이제야 이 책을 다 읽었다고 말하면 이상하게 여길 지인들도 있겠다. 너무도 오래 전, 조너선 스펜스의 을 읽을 때에 ‘마르코 폴로와 쿠빌라이 칸의 대화’로 인용돼 있는 것을 옮겨 적어 놨었다. 그 때만 해도 이 책이 제대로 번역이 되어있지 않을 때였던지라, 인터넷에서 용케도 번역물이 돌아다니는 것을 찾아내 프린트를 해서 뒤적거렸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묶여 국내에 제대로 출..

딸기네 책방 2009.04.17

'정의로운 전쟁'이 있을까 - 모가미 도시키 '인도적 개입'

인도적 개입 : 정의로운 무력 행사는 가능한가모가미 도시키 저 | 조진구 역 | 소화 저자는 국제기독교대학 대학(부설 평화연구소 소장 역임)에서 국제법 및 국제기구론을 담당하고 있는 국제법의 권위자다. 일본 학자다운 꼼꼼한 사례분석을 통해 인도적 개입과 관련된 이슈들을 층위별로 다룬다. 일본어투를 그대로 번역으로 옮겨 놓아 문장은 지리멸렬해보이지만 반드시 한번은 생각을 해봐야 하는 문제들이다. 좋은 공부가 됐다. ▶ 예전에 평화는 전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침략하지 않고 죽이지 않고 빼앗지 않는 것이야말로 평화였다. 1920년 국제연맹이 창설되어 ‘집단안전보장’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후 거기에 ‘침략을 진압한다’는 의미가 추가되었다. ‘침략하지 않을 것’에 ‘침략한 국가를 징벌한다는 것’이 평화의 중요..

딸기네 책방 2009.04.17

미국의 두 얼굴 ‘부시의 고문법’

ㆍ재직시 허가한 테러용의자 신문기법 공개 ㆍ오바마, 금지 약속 “CIA요원 처벌은 안해”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당국이 테러용의자들을 상대로 자행한 고문 수사 기록들이 16일 공개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전임 행정부 시절 행해진 가혹수사 내용들을 밝히면서 “이런 신문방식은 모두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고문기술자들에 대한 처벌은 하지 않겠다고 밝혀 반발이 일고 있다. 이날 공개된 문건 4건은 부시 대통령 재임시 법무부가 CIA에 ‘고문 수사’를 사실상 허용했음을 보여준다. 문서에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유럽 등지에서 체포된 테러 용의자들에게 수사 요원들이 ‘강도 높은 신문 방법’을 사용해도 된다고 돼 있다. 한 문건은 2002년 8월 법무부 법률자문..

라일락

내 생각에 라일락은 동물이다. 향기가 너무 짙어. 꽃에도 사향냄새 같은 게 있다면, 아마 라일락 향기가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아파 끙끙거리던 한 주일이 어느새 지나가고 있다. 정동길 나가봐야지, 하면서 올봄엔 도대체가 이 모양이다. 내일은 교보문고에 책 구경하러 간다는 핑계로 서울 복판에서 한번 놀아볼까. 간만에 꼼꼼이 데리고 정동길, 덕수궁 나들이 하고 싶다.

<유튜브 오케스트라> 성공적 데뷔(?)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단원들을 선정한 ‘유튜브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15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전세계 관객들의 ‘온라인 관람’ 속에 연주회를 마쳤다. 유튜브 오케스트라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지휘자인 마이클 틸슨 토머스의 지휘로 고전음악부터 현대음악을 망라한 15곡을 연주, 예상 밖의 놀라운 화음을 들려줘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Conductor Michael Tilson Thomas (right) applaudes the YouTube Symphony Orchestra during a performance at Carnegie Hall, on April 15, in New York. /AFP 33개국 96명의 연주자들로 이뤄진 오케스트라..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

[유재현의 온더로드-04]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 : 민주화 속의 난민화, 그 현장을 가다 유재현 저 | 그린비 * [황해문화] 2009 여름호에 실린 서평입니다 “네팔을 제외한다면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들락거렸던 나라들을 복기하듯 돌아다닌 여행이었다. 10년은 무언가를 변화시키기에는 턱없이 짧은 세월이었다. 아시아는 근본적으로는 변함없는 길을 걷고 있었다. 냉전의 붕괴와 한때 아시아 전역을 휩쓸었던 민주화의 열기, 그리고 짧게는 1997년 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를 덮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인도네시아는 수하르토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말레이시아의 암노(UMNO)는 여전히 강고했으며, 필리핀은 마르코스 독재나 별반 다를 것 없는 아로요 치하였고 신인민군은 무력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일..

딸기네 책방 2009.04.16

고마우신 아주머니

아침에 회사를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계시다.신문사에서 청소하시는 분들의 철칙이(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바닥을 쓸고 쓰레기통을 비우는 것 외에는,책상 위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아주머니도 물론 마찬가지다. 그런데 내 자리가 이 분 눈에는 쓰레기장으로 보이나보다. 자꾸만 청소를 해주신다 ^^;;지난번에는 내가 히터 밑에 놓아둔 물밭(신문지로 박스 모양을 만들어 물을 담도록 해놓은 것)을 치워버리셨고더불어 내가 애용하던 발깔개(목욕탕 러그)도 갖다버리셨다.쓰레기...로 보였던 모양이다. 오늘은, 아침에 출근했더니... 책상위가 깔끔해졌다.아주머니가 책상위에까지 진출을... ㅠ.ㅠ책이나 서류들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한켠으로 정리를 해놓으셨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내 책상의 취약점 중의 하나..

감기

어제는 야근한 다음날이라 집에서 쉬었는데 경이적으로 잠을 많이 잤다.요 며칠 기침하느라 잠을 잘 못 잔 탓도 있지만, 아파트단지 가정의학과에서 처방해준 약이어찌나 독한지!엊그제는 그 약 먹고 회사에서 오후 내내 헤롱거렸고,오늘은 아침까지 그럭저럭 컨디션이 나아질 기미를 보였는데약 먹고 나서 완전 오락가락이다. 술 취한 것 같기도 하고.내가 예전부터 감기약 먹으면 술 취한 듯 정신이 혼미해지는 증상이 있었다.그래서 농담처럼 '감기약 먹고 취한다'고 했었는데, 이번 약은 정말 너무 심하다.오전에 출근해서 외신을 읽는데, 머리 속이 몽~롱~~그 병원 앞으로 가지 말아야겠다. -_- 암튼 이렇게 지독하게 오래가는 감기는 국민학교 2학년 때 이후로 처음이다.감기가 일주일 넘게 계속되다니... 증상은 딱 천식 증상..

코스타리카의 '지속가능한 성장' 실험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경제발전과 생태계 보호, 에너지와 환경은 공존할 수 없는 대립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들어 ‘녹색 성장’, ‘저탄소 경제’ 같은 말들이 유행하고는 있으나 경제성장과 친환경의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 세계 각국이 성장과 환경을 연결시킬 적당한 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20여년 전부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가고 있는 나라가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국제문제 전문가로 지난해 라는 저서를 낸 토머스 프리드먼은 12일자 칼럼에서 경제활동이 생태계에 미치는 ‘비용’을 꼼꼼히 따져 개발과 환경의 공존을 추구하고 있는 중미 코스타리카를 21세기형 경제성장의 모델로 꼽았다. “에코투어(생태관광) 보트를 타고 템피스크 강을 따라 내려가는 사이, 흙탕물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