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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4) 석유와 카카오

코트디부아르는 세계 최대 카카오 생산·수출국이다. 아비장에서 서쪽으로 바닷가를 끼고 달리다 보면 보이는 것은 모두 플랜테이션 농장들이어서, 대체 이 나라 사람들 먹을 것은 어디서 키우나 의문이 들 정도였다. 시속 80km로 3시간을 달리는 사이 도로 양옆에는 팜(야자), 코코넛, 고무, 카카오 농장들이 계속 스쳐지나갔다. 그 중 한 카카오 농장에 들렀다. 수확철이 아니어서 일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다국적 기업들의 하청업체나 현지 대지주들이 운영하는 팜 농장과 달리 카카오 농장은 대개 가족농 형태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농사철에 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아 ‘아동노동’이라는 악명을 얻었고, 이 때문에 한동안 카카오 수출에 지장을 받기도 했다. 7~9월 한 차례 수확을 한 뒤 11월부터 1월까지 본..

200여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마오리 전사들의 미라

해외 ‘약탈 문화재’를 되돌려주는 데에 극히 인색했던 프랑스가 뉴질랜드 마오리족 전사들의 미라를 반환하기로 마침내 결정했습니다. 200년 넘게 머나먼 대륙을 떠돌던 미라들은 드디어 고향으로 되돌아가게 됐습니다. AFP통신, BBC방송 등은 프랑스 하원이 4일 마오리 전사들의 머리로 만든 미라들을 뉴질랜드로 반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채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원은 이날 법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437, 반대 8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습니다. 프랑스가 특정 소장품목 전체에 대해 반환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요. 의회 입법으로 이어진 것도 최초랍니다. ‘토이모코’라 불리는 마오리족 전사들의 머리 미라는 18~19세기 뉴질랜드를 약탈한 영국·프랑스 등 서양 ‘탐험가’들의 주요 거래품목이었습..

'샤넬 넘버5'가 태어나기까지

향수를 전혀 뿌리지 않는 이들도, 마릴린 먼로의 향수로 유명했던 ‘샤넬 넘버5(No.5)’의 이름은 알 것이다. 요즘말로 하면 ‘향수의 레전드(전설)’라 할 샤넬 넘버5가 첫선을 보인 것은 1921년 5월 5일이었다. 그 후 90년 가까이 이 향수는 많은 여성들의 취향을 만족시켰고, 영화·드라마 등 서구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사랑받았다. 샤넬 넘버5를 만든 사람은 프랑스의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1881-1961년)다. 보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에두아르 보는 향수제조회사 알퐁스 랄레의 모스크바 지사에서 일하는 조향사였다. 19세기말 제정 러시아의 황실과 귀족들은 향수에 돈을 퍼부었는데, 그들에게 향수를 가장 많이 판 회사 중 하나가 랄레였다. 한때 프랑스 라 보카에 있는 랄레의 공장에선 ..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3) 독립 50년, '성찰의 시기'

코트디부아르 수도 아비장 교외 코코디에 있는 아비장 국립대학교를 지난달 찾았다. 서아프리카의 중심 대학 중의 하나로 주변국들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유학을 오는 이 대학은 유럽의 대학도시들처럼 넓은 부지에 소도시같이 꾸며져 있었다. 고풍스런 건물들 사이에선 뙤약볕을 피해 그늘로 모여든 학생들이 삼삼오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올해는 1960년 ‘아프리카 독립의 봄’ 이후 50년이 되는 해다. 아비장 대학 학생들을 만나 ‘독립 50주년’의 의미와 아프리카의 장래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젊은이들은 “진정한 독립을 이루었는가”라는 질문에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통계학과 학생 레옹은 “우리가 쓰는 물건 대부분이 프랑스 것이고, 몇 안 되는 기업들도 프랑스 기술에 의존한다”며 “정치적으로 자유로워졌다고는 하지..

파키스탄 탈레반 "뉴욕 테러시도 우리가 한 것"

파키스탄 탈레반 조직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폭탄테러를 자신들이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은 2일 온라인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 비디오파일을 올려, 전날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적발된 차량 장착 폭탄은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웹사이트에도 성명을 올려 “이라크에서 미국이 저지른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2일 밤에는 TTP 지도자가 나오는 두번째 동영상을 올려 재차 미국을 겨냥했다. 이 두번째 동영상에서 TTP 사령관으로 알려진 하키물라 메수드는 “미국 내에서의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동영상을 분석한 민간정보회사 사이트(SITE)는 첫번째 파일에 녹음된 목소리가 TTP 내 자폭테러단을 이끄는 카리 후세인 메수드의 목소리라고 밝혔다. ..

엎친 데 덮친 오바마

엎친 데 덮친 격.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건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위기관리능력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뉴욕에서 대규모 국제회의를 앞두고 사제폭탄이 발견됐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떨어지던 차에 악재가 겹치자 백악관은 곤혹스런 표정이다. New York's Times Square is empty of tourists after police and fire personnel close off parts of the area May 1, 2010. | REUTERS Police stand guard after closing off parts of New York‘s Times Square May 1, 2010. | REUTERS 뉴욕 복판 ‘테러 소동’에 오바마는 ‘만찬중’ 닉 샤피로 백악관 대변인은 뉴욕..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2) 성장과 혼란의 도시들

나이지리아 경제중심도시인 라고스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다. 인구 1000만명이 넘는 이 거대도시는 세계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손색 없을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상업중심지인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레키 지구에는 정부가 택지를 개발, 고급 주택가를 짓고 있었다. 정원에 수영장이 있는 2층, 3층짜리 고급 주택들이 즐비하고, 대문 앞에는 사설 경비원들이나 집주인의 돈을 받은 현지 경찰관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뛰는 물가, 막히는 거리 레키 지구 한쪽에 위치한 샵라이트. 서울의 대형 쇼핑몰들처럼 크진 않지만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서점, 상점들을 갖춘 쇼핑몰이다. 그 안의 대형마트에서는 값비싼 수입 식료품들을 팔고 있다. 이달 초 가봤을 때 망고주스 1000ml 하나가 1300나이라(약 ..

중국에서 또다시 ‘묻지마 칼부림’

중국에서 또다시 ‘묻지마 칼부림’이 일어나 유치원생 등 31명이 다쳤다. 인민일보는 29일 오전 장쑤(江蘇)성 타이싱(泰興)시의 한 유치원에 괴한이 난입, 흉기를 휘둘러 원생 28명과 교사 등 3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다친 어린이 중 5명이 중태라고 보도했으나, 현지 잡지인 차이징은 인터넷판에서 “어린이 4명이 과다출혈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타이싱은 베이징에서 약 900㎞ 떨어져 있으며, 범행이 일어난 유치원은 시내 중산층 거주지역에 위치해 있다. 범인은 쉬위위안(徐玉元)이라는 47세 남성으로, 현장에서 체포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언론들은 쉬가 오랫동안 실직 상태였던 것으로 미뤄 좌절감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전했다..

미 금리 다시 동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미국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더블딥 위험이 상존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FED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 동안의 회의를 한 뒤 28일 성명을 발표, “앞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FOMC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각해진 2008년 12월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0~0.25%로 인하한 뒤 지금까지 16개월 째 제로 수준에 묶어두고 있다. 벤 버냉키 FED 의장 등 여러 이사들은 “경제활동이 계속해서 강화되고” 있으며 “노동시장의 상황이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말을 여전히 덧붙였다. 지난 3월 성명에서 노동시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