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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회복되고 있는 것일까. 2년 전 세계에 충격타를 안긴 미국 경제가 되살아나 다시한번 글로벌 경제의 견인차가 되어줄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더 큰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일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폴 크루그먼(왼쪽)과 세계 최고의 투자자로 평가받는 워런 버핏(오른쪽)이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인 버핏은 8일 인터넷미디어인 허핑턴포스트와 야후뉴스 공동주최로 이뤄진 동영상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돌아오고 있고, 나는 그 점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핏은 “앞으로 몇년 동안 미국 경제가 더 좋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 버락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대해 ‘더 큰 확신’을 공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고용 상황도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미국 경제가 공황으로 향해가고 있다는 징후는 어디서도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방정부의 막대한 부채에 대해서는 “지속 불가능한 과정을 밟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에 프린스턴대 교수이자 경제컬럼니스트로 활동하는 크루그먼은 지난달 28일자 뉴욕타임스 컬럼에서 “우리가 지금 역사상 세번째 공황의 초입에 있는 것 같아 두렵다”며 ‘공황설’을 제기했다. 1873년 미국·유럽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난 공황과 1929~31년의 미국발 대공황에 이은 세번째 공황의 첫 단계에 들어선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크루그먼은 “앞선 공황 때에도 경기가 일률적으로 하락한 것은 아니며 중간중간 회복세를 보이는 시기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8일 다시 뉴욕타임스에 컬럼을 실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면서 FRB가 추진중인 추가 경기부양책에 의문을 표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출구전략으로 들어갈까 망설이던 FRB가 다시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2008년말이나 올초의 대규모 부양책에는 못 미치더라도, 신규 모기지증권을 구입하거나 은행들의 FRB 예치금 지불금리를 0.25%에서 더 낮춰 아예 제로(0)로 만드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FRB는 올초 1조7000억 달러 상당의 국채와 모기지 증권 등을 매입했었다.
크루그먼은 “FRB는 기본적으로 금리 조절을 통해 경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구”라면서 “부양책을 쓰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FRB에 ‘기적’을 요구해서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FRB 안에서도 추가 부양책이 큰 효과는 없으면서 오히려 성장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모기지 금리가 바닥인데 추가 인하를 한다고 해서 주택시장이 살아나거나 자금시장에 활기가 돌 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크루그먼의 위기론이 옳은지, 버핏의 회복론이 맞는지 단언하기는 힘들다. 뉴욕타임스는 6월 노드스트롬, 메이시 등 미국 주요 백화점들의 매출이 1년전에 비해 늘었으며 소매업 경기도 3.1% 신장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노동부는 지난주(6월28일∼7월2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가 45만4000명으로 전 주에 비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8일 뉴욕증시는 고용·소매업 지표 등에 힘입어 사흘 연속으로 올라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4분기 미국의 아파트 공실률이 3년만에 처음으로 내려갔고, 바닥을 쳤던 집세는 반등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같은 날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부동산 부문이 “더블딥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고용이 확실하게 늘고 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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