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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매커리

며칠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스티브 매커리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 꼭 가서 보세요. 오래전 사진들을 디지털 인화한 것이라 화질이 아주 좋지는 않지만, 매그넘의 대표 사진기자 중 한 명인 매커리의 울림 있는 사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위에 올려놓은 아프간 소녀의 사진은 1984년인가 파키스탄의 난민촌에서 찍은 것이라는데 20여년 뒤에 저 소녀를 다시 찾아내(우연한 만남은 물론 아니었지만) '소녀의 그후'를 찍음으로써 더욱 유명해졌지요. 전시회 못 가보시는 분들을 위해, 매커리 공식 사이트 링크시켜놓습니다. http://www.stevemccurry.com

장자일기/ 사생존망이 일체임을 터득한 네 벗

아프리카 다녀온 것들 정리하고 낼 넘길 원고 준비하고 한동안 밀어두었던 번역도 다시 시작해야 하고. 밀린 책 리뷰도 해놔야 하고... 할 일은 많은데 머리 속이 멍~~ 하다. 그냥 놀고만 싶다. 이럴 때 좋은 게 장자를 하염없이 두드리고 있는 것. 사생존망이 일체임을 터득한 네 벗 22. 자사(제사 선생), 자여(가마 선생), 자려(쟁기 선생), 자래(오심 선생) 네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했습니다. "누가 없음으로 머리를 삼고, 삶으로 척추를 삼고, 죽음으로 꽁무니를 삼을 수 있을까? 누가 죽음과 삶, 있음과 없음이 모두 한 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나는 이런 사람과 벗하고 싶네." 네 사람은 서로 쳐다보고 웃었습니다. 마음에 막히는 것이 없어 결국 모두 벗이 되었습니다. 23. 자여에게 갑자기 병..

킬리만자로

킬리만자로 역 암보셀리 평원에선 사자도 우리라고 생각했다 아침이면 오래된 가구 같은 구릉들 사이에서 아무렇게나 깨어나도 수數가 고스란했다 강에 대한 기억으로 오지 않는 강을 기다릴 때조차 태평스레 코가 길어지고 해 떨어지듯 가만히 코를 내려 사자 등을 토닥거려주었다 해발 육백 미터 이상은 코끼리가 없다는데 그 보다 조금 높은 슬픔이면 어때 새끼 하나에 하나씩 코를 꾸려 자꾸 자꾸 산 위로 오르면 사냥꾼이 코끼리를 찾아오는 입구는 낙일 落日 옆에 있으리라 녹은 눈 두둘두둘 내려오는 산등성에 은신한 코끼리 하산 못하는 마음을 아는 우리만 모여 산등성에 서면 발의 슬픔은 평지를 달리는 기분에 젖고 귀의 슬픔은 산 아래까지 먹먹하게 날개를 퍼덕이고 눈의 슬픔은 긴 계곡의 도면을 펼치지 그러니 초원에 대한 기억은..

거대 개도국들 "이제는 우리 세상"

‘세계의 경제 기관차’로 불리는 거대개도국들이 브라질에 모였다. 거대개도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중국,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들은 일제히 “이제는 일극이 아닌 다극적 국제질서로 가야한다”면서 서방 선진국 위주로 돌아가던 세계질서에 반기를 들었다. ‘브릭스(BRICs)’라 불리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4개국 정상은 15일 브라질리아에 모여 개도국들의 목소리를 더욱 많이 반영, 국제금융질서를 시급히 고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회의를 주최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현재의 기구들은 정통성이 결여돼있다”며 국제금융체제에서 개도국의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해리 포터>의 롤링, 영국 보수당에 일격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영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 조앤 롤링(사진)이 복지 축소 논란에 불을 붙이고 나섰다. ‘가족 중심’을 내세우면서 저소득층에게 정말로 필요한 복지가 뭔지 외면하는 보수당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 정당 대표들 간 TV토론을 앞두고 복지문제가 선거전의 화두가 되고 있다. 롤링은 14일자 일간 더타임스에 ‘싱글마더(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매니페스토’라는 장문의 기고를 보내 “가장 밑바닥에서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들, 아이가 굶주리는데 빵을 사지 못하는 사람들, 마루가 내려앉았는데도 고치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정을 전혀 모르는 이들”이라며 야당인 보수당과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를 비판했다. 발단은 전날 보수당이 내세운 ‘가족 ..

터키젤리

을 축약해 그림책 형식으로 만들어놓은 책을 처음 읽은 게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있어서 도저히 잊지를 못했던 그 책. 중학교 때였나, 정식 번역본은 아니지만(그땐 저작권 개념 같은 것이 별루 없어서였는지) 어쨌든 (그 때는 표기도 나니아가 아닌 나르니아였다) 7권이 시리즈로 출간돼 사다놓고 읽었다. 지금은 내용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3학년이 된 꼼양이 의 세계를 맛보았다. 회사에서 퇴근 전에 집으로 전화했더니 대뜸 "엄마, 사자와 마녀와 옷장을 읽었어요!!!" 한다. 목소리만 들어도 얼마나 폭 빠졌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아직 어린 애이기 때문에 이런 류의 소설을 1권은 읽어도 시리즈로 쭉 읽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쨌든 에 이어 , , 그리고 이제는 시리즈까지... 어릴 적 추..

노년의 게임

아는 사람을 알겠지만... 요즘 페이스북에서 겜질을 하고 있다. 팜빌이라는 게임이 나(&우리)의 주종목...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을 하자면, 가상의 땅을 이용해 농사를 지어 돈을 버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 게임을 하려면 '이웃'이 필요하다. 페이스북 친구들(싸이월드 식으로 하면 일촌들)이 있어야 게임을 하는 데에 필요한 여러가지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다. '친구'는 많을 수록 좋다. 그렇다보니 진짜 친구들,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아는 사람들만 가지고는 모자란다. 그래서 속어로 하면 '가라 친구들'을 만들어야 한다. 팜빌 팬페이지에 들어가서 이용자들 중 대충 여러명 골라서 친구신청하고 이웃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완전 생짜로 무조건 골라도 되지만, 내가 찜한 이웃들을 닐리리도 이웃삼고 조서..

투표합시다 1

테러당할 놈 쳐죽여도 싼 놈들 씹쉐이 개자식 눈깔 튀어나올 놈들 - 해마다 중국에서 오던 황사, 이것도 국산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드뎌 '낙동강발 황사'가 나타났다고 한다 - 4대강 반대, 무상급식 찬성 얘기하면 선거법 위반이라고 한다 - 지율스님 4대강 사진전도 선거법 위반이라고 한다 - 그런데 씨발놈들은 김연아 선수를 4대강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반드시 투표합시다!!! 이번에 투표 안 하는 사람들하고는 친구 안 해요! 딸기마을에서도 뺄 거예요!

아프리카에서 만났던, 기분 좋은 두 사람.

서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는 최근 10년 새 군부 쿠데타와 정부군-반군 간 유혈충돌로 정정불안을 겪었다. 유엔은 코트디부아르 평화유지사령부(ONUCI)를 만들고 병력을 파병해 정국을 안정시키고 갈라진 나라를 통합하려 애쓰고 있다. 머나먼 상아해안에서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는 한국인 장교 2명을 지난달 아비장에서 만났다. 이호준 공군 중령(42)과 문한옥 육군 소령(34)이 그들이다. 문 소령(왼쪽)과 이 중령(오른쪽). 아비장의 ONUCI 본부 앞에서. 그루지야에서 2달간 평화유지활동을 경험한 뒤 지난해 7월 코트디부아르에 온 문 소령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군인들과 생각을 나누고 반군 무장해제와 치안 패트롤 등 국내에서 할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다”면서 “열악한 환경이지만 따뜻하고 낙천적인 현지 사람들..

[코트디부아르]그래도 아프리카가 즐거운 이유 2

이번엔 웃긴 사진들이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잔잔한(?) 사진들입니다. 코트디부아르는 이름 그대로, 상아 해안(영어로는 아이보리 코스트)에 면해 있는 나라입니다. 프랑스가 이 지역을 점령하고 맨 먼저 수도로 삼았던 곳이 그랑바쌈 Grand Bassam 이라는 곳이예요. 노예무역 많이 했던 곳이고... 지금은 바닷가 소도시인데, 식민시대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어요. (식민시대 건물들에 대해서는 따로 사진이랑 같이 글을 올릴게요) '예술가들의 집'이라고 되어있는 곳(실제로 뭐에 쓰는 건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담장의 벽화들입니다. 그 다음은, 일본 도쇼궁에도 있는, 눈 닫고 귀 닫고 입 닫은 원숭이. 열대에는 열대에 어울리는 색깔이 있어요. 그거 아세요? 열대의 꽃들은 색감이 너무나 화려하다는 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