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산(천산) 산맥에서 흘러내려온 나린 강과 카라 다리야(카라 강)은 오늘날의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세 나라가 접경한 페르가나 계곡에서 만난다. 거기서 중앙아시아의 생명줄인 시르 다리야로 합쳐져 아랄해까지 흐른다. 페르가나는 오래전부터 중국과 아시아 남·서부를 잇는 비단길의 교역중심지이자 곡창이었다. 지금은 인구 22만명으로 키르기스스탄의 2위 도시가 된 오슈는 이 계곡에 자리잡은 3000년 역사를 지닌 도시다. 유서 깊은 오슈가 며칠 새 피바다로 변했다. 지난 10일부터 키르기스계 주민들이 우즈벡계 이웃들을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지르고 무차별 폭행·강간을 일삼으며 제노사이드(종족말살)나 다름없는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 18일까지 2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공식집계됐으나, 실제 사망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