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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세계사 1, 2

이슬람의 세계사 1, 2 A History of Islamic Societies 아이라 M. 라피두스. 신연성 옮김. 이산. 8/21 이슬람 세계의 역사에 대한 교과서라 할 만하다. 800쪽 가까운 분량의 책이 두 권이다. 이산 시리즈로 나왔는데, 이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게 알차고 방대한 책이다. 일단 책 두께가 눈과 손을 압도한다. 전철 안이나 집 근처 카페에서 책을 읽을 때가 많은데, 워낙 두꺼워서 가지고 다니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슬람의 태동에서부터 2001년 9·11 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직후까지의 역사를 줄줄이 훑었다. 지리적으로는 가히 이슬람 세계 전체를 아우른다. 오늘날의 중동(아랍과 이란) 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남아시아(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아프리카까지 망라했다. ..

딸기네 책방 2012.08.21

의혹을 팝니다- 기업의 용병이 된 과학자들

의혹을 팝니다- 담배 산업에서 지구 온난화까지 기업의 용병이 된 과학자들Merchants of Doubt: How a Handful of Scientists Obscurred the Truth on Issues from Tobacco Smoke to Global Warming에릭 M. 콘웨이, 나오미 오레스케스. 유강은 옮김. 미지북스. 5/16 정말 재미있었던 책. 일군의 미국 과학자들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면서 세상을 어떻게 농락하려 하는지를 탐사보도처럼 추적했다. 냉전 시대에는 군비확산을 부추기면서 국방부와 손잡고 이익을 챙기다가, 냉전이 끝나니 잠시 끈 떨어진 신세가 되었던 ‘어용 과학자’들. 그러나 거대 기업들과 우익 언론들은 늘 이런 자들을 필요로 하게 마련. 이 못된 과학자들, 더 이상 ‘과..

[2012 태국] 방콕을 흐르는 짜오쁘라야 운하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우아하게 책을 읽다가~ 요니 깨워서 수영 한번 해주고, 11시 30분에 체크아웃. 호텔에 100바트 내고 짐을 맡겨둔 뒤 짜오쁘라야 운하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뚝뚝 타고 가는 게 편하긴 하지만 천천히 걸으면 마지막으로 구경도 할 겸, 그리고 뚝뚝이 바가지에 시달리는 것 피할 겸. 무려 2시간 동안이나 배를 타고 거대한 짜오쁘라야 강(운하라고 하는데 정말 큰 강입니다)을 노닐었습니다. 배 타는 비용이 1인당 15바트인데 왕복으로 둘이 탔으니 총 60바트. 강을 따라 내려가는 동안 소나기가 퍼부었고, 내릴 곳을 놓쳐서 본의 아니게 오랫동안 유람을 하게 됐지요. 알고 보니 강을 아래위로 오가는 큰 배가 있고, 우리의 목적지였던 부두 건너편 왓 아룬(Wat Aru..

[2012 태국] 방콕의 누워 계신 부처님

방콕에서의 여덟째 날, 골든 마운트에서 땀 한번 흘려주고... 조금 걸어서 로하 쁘라삿(Loha Prasat)으로 향했습니다. 그런 건물이 거기 있다는 걸 알고 간 것은 아니고 ㅎㅎ 그저 근처에 큰 사원 있는 것을 지도에서 보고 찾아갔는데 거기 로하 쁘라삿이 있었다는 얘기... 방콕에서 지도 한 장 들고,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여기저기 찾아다녔거든요. 왓 랏차낫다(Wat Ratchanadda)라는 제법 큰 사원이 있는데, 우리가 갔을 때엔 정말이지 방콕에선 드물게 고즈넉하니 좋았어요. 인도에서 온 가족을 만난 것 외에는 관광객도 거의 없었고 또 방콕의 사원치고는 드물게 휘황찬란 금빛이 아니라 흰 빛 검은빛이 어우러진 지중해풍(?) 건축물이었습니다. 여기 부처님 계신 본당 안에 들어가서 요니와 잘 쉬다가 나..

[2012 태국] 방콕의 공원과 재래시장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방콕 여행기를 마저 끝내기 위해! 화잇팅!! 방콕 여행 일곱째 날, 비교적 늦게 9시쯤 호텔을 나왔습니다. 아침식사는 요니의 희망에 따라 카오산 KFC에서 때운 뒤 뚝뚝을 타고 다운타운에서 가까운 룸피니 공원으로 갔습니다. 1925년 라마6세 국왕 시절에 지어진 방콕 최초의 공원입니다. 날씨는 더웠지만 방콕의 여름은 의외로 견딜만 하더군요. 그늘에 앉아있으면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요. 주변에 조깅하는 아저씨들과 할아버지들, 외국인들도 보였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아웅, 자전거 대여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공원이 꽤 컸거든요. 관광객이 아닌 생활인 모드로 살짝 옮겨가서, 요니와 둘이 벤치에 앉아 책 읽고 느릿느릿 산책하고. 룸피니 공원은 어수선한 카오산과는..

오호츠크해 자전거 달리기

여기가 바로 오호츠크해. 겨울철 유빙이 흘러내려올 때에 가야 제격이었겠지만 나는 추운 곳에 못 가는 관계로... ㅎㅎㅎ 사진이 영 거시기하네... ;; (역쉬나 펜탁스 K01을 사야했어...?? 퍼퍼퍽) 사로마 호수(석호)의 왓카 원생화원.한쪽 옆(북쪽)에는 오호츠크해, 한쪽에는 석호. 그 사이에 20킬로미터에 이르는 사구가 늘어서있다. 그 모래언덕을 메운 풀들 사이를, 2시간 동안 자전거로 달렸다. 풀밭 사이로 새들이 날고, 작은 숲에선 두견새와 뻐꾸기가 울고, 하늘엔 날개길이가 이쪽저쪽 2m는 되는 독수리가 떠돌고. 에조노요로이구사 エゾノヨロイグサ, 웹에서 찾아보니 일본 한자로는 蝦夷鎧草. 학명은 Angelica sachalinensis. 우리말로는... 모르겠네 -_- 케냐 초원에서 보았던 아카시아..

봄 지나 여름으로 가는 사이에 읽은 책들

4/15 이언 윌머트, 로저 하이필드 '복제양 돌리 그 후' 4/16 마인하르트 미겔 '성장의 광기' 딱히 읽을 필요는 없지 않았나 싶다... 4/17 제이콥 브로노우스키 '과학과 인간의 미래' 4/18 클레이 서키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오랫동안 벼르고 별러서 읽었는데, 이제는 어느 새 '다 아는 이야기'가 되어버린... 4/28 라나지트 구하 '역사 없는 사람들' 5/13 리처드 W. 불리엣 '사육과 육식: 사육동물과 인간의 불편한 동거' 5/16 나오미 오레스케스, 에릭 M. 콘웨이 '의혹을 팝니다: 담배 산업에서 지구 온난화까지 기업의 용병이 된 과학자들' 5/17 아지즈 네신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5/20 마이클 토마셀로 '이기적 원숭이와 이타적 인간' 5/21 어니스트 칼렌바크, 마이..

6. 1400년 전 동로마 제국

6. 6세기 중반 유스티니아누스1세 치하의 동로마 제국 동로마의 유스티니아누스1세(Flavius Petrus Sabbatius Iustinianus·527-565년 재위). 영어로는 보통 Justinian I이라고 쓰지요. 아래 모자이크속의 인물)입니다. 훗날 '유스티니아누스 대제'라 불리는 인물이 되었지만, 책을 좋아하고 '음울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콘스탄티노플의 여러 파벌들은 이 사람이 즉위할 때만 해도 우습게 여겼다고 합니다. 532년에는 반대파들이 폭동을 사주하고 거리에 불을 지르며 세제 개혁과 황제의 퇴진을 요구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유스티니아누스는 테오도라 Theodora 황후의 조언을 들어 봉기를 무자비하게 짓밟았습니다. 폭도 3만 명을 죽인(!) 황제는 강력한 통치력으로 관료..

[2012 태국] 카오산 풍경, 그리고 칸짜나부리 관광!

카오산, 태국적이면서 태국적이지 않은 거리 방콕에서의 닷새째 날. 람부뜨리 빌리지 인 호텔에서 '이사'를 했습니다. 길 건너 카오산 복판에 있는 리카 인(RIKKA INN)이라는 곳으로요. 이 동네 가격치고는 그리 싼 편은 아니지만(모녀 둘이 아침식사 없이 더블룸 1박에 하루 3만원 꼴) 호텔 옥상에 작고 이쁜 수영장 있고, 실내가 비좁아도 있을 것은 다 있는 깔끔편리한 호텔이었죠. 하필이면 가장 더웠던 날... 캐리어 끌고, 10분에 걸쳐 길 건너 카오산을 관통하여 이사를 했습니다. 참 사람 마음이라는 게 이상하지요. 나흘 머문 호텔에서 나와 다시 나흘을 머물 새 호텔로 옮겨간 것 뿐인데도 길 건너 람부뜨리는 마치 이사 떠나온 옛동네 같고, 복작이는 카오산은 새로운 우리동네 같더라는 겁니다. 국내에서는..

애들 잡는 어른들

'어린이' 혹은 '예의 없는 어린이' 얘기만 나오면 인터넷에 난리가 난다. 자주 가던 어느 홈페이지에서는 기혼인지 미혼인지 모를 남녀들이 '지하철에 애 데리고 타가지고는 자리 양보하랍시고 뻗치고 있는 엄마들'을 일제히 소리높여 욕하는 걸 보았다. 지하철에서 우는 얼라들, 식당에서 까부는 얼라들, '애새끼를 그렇게 키운 요즘 젊은 엄마들 왕싸가지' 어쩌구저쩌구... 그들의 주장은 극도로 단순하다. 애들을 싸그리 잡아다 똑바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획일화 삼청교육대가 따로 없다. 젊은 사람들이나 나이든 사람들이나, 애들 문제만 나오면 손가락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게 바로 '애'라는 것이다. 실수하고 예의 못 차리고 떠들고 짓까부는 것이 애들이다. 애들의 문제점이 아니라 애들의 자연스런 행..